미국이 북핵불능화에 맞추어서 북한에 대규모 식량원조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단, 북한에 들어가서 식량배분을 직접 확인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내가 볼 땐, 이것이 바로 대북 제재수단 중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식량은 과거 30년 동안 묶여 있다가 작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하였다.
워낙 저가였던지라 급등하여도 아직은 별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식량파동 때 세계 식량은 불과 3% 부족하였을 때 가격은 무려 300%나 올랐다는 점을 상기할 때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20세기 후반 들어 개도국들의 절체절명의 국가과제가 식량의 자급자족, 즉 “식량안보”가 최우선이었다.
인도까지 식량을 자급하게 되고, 중국이 식량을 수출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정도로 식량안보에 매진하였다.
그러나, 산업화 속도가 증가될수록 경제적 부가가치가 낮은 식량안보는 후순위로 밀리게 되고, 식량수출국들의 초장기간 저가로 공급함으로써 아예 식량안보문제를 망각하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인구대국 중국도 2000년도를 지나면서 식량수입국으로 전락하였고, 갈수록 식량수입은 늘고 잇다.
재미있는 건, 지금 식량수출이 가능한 국가들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 영ㆍ미 국가들이라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정정불안 때문에 이 대열에서 이탈했다고 보아야 하고, 미곡수출의 경우 베트남이나 태국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은데, 희안하게도 베트남이 친미국가로 돌아선 점도 재미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9%라고 한다. 북한은 60%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보면, 우리에게 중국보다 미국이 왜 더 중요한지 느껴질 것이다.
또한 해상수송로의 봉쇄를 방지하기 위하여 일본 및 대만과 친교하여야 하는 것도 알아야 한다. (동북아 지도 잘 봐라)
최근 석유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의 옥수수가 석유대체연료 제조용으로 상당부분 전환되면서 세계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식품제조업체들도 아직은 절대저가인 원료곡물 가격의 인상분을 다른 비용부문 절감으로 대체하여 식품류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그 인내의 한계점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석유가격이 오르면 한숨 쉬지만, 식량가격이 오르면 그 혼란은 어떻게 될 지 짐작이 안 간다.
성인병 걱정 때문에 마른 사람이 우대받는 세상에서 다시 뚱뚱한 사람이 각광받는 세상이 안 될른지 모르겠다.
어쨌든, 미국이 북한에 식량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금까지 방식과는 많이 다른 시그널을 세계에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미용의 군대 동원도 탈라스의 금전 동원도 바보 이반을 굴복시키지 못하였다는 동화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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