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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지만원
Subject	기로에 선 5.18과 우리의 자세

           
5.18부상자회 회장인 신경진 등이 필자를 고소한 시점은 2008년 6월경이었습니다. 이 고소 시점에서 1년 반전인 2006년 12월 20일 탈북 북한군인 출신들이 “5.18 광주에 북한 특수군이 내려와서 주로 시민과 계엄군 사이를 이간질 하고 광주시민의 분노를 이끌어 내기 위해 광주시민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죽이고 이를 계엄군에게 덮어씌웠다”는 취지의 구체적인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5.18단체 일동은 ‘긴급성명’을 발표하여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국민에 약속했습니다. 자유북한군인연합은 이에 대해 즉시 법정에서 사실을 가려보자는 내용의 반박 성명을 냈습니다. 이후 5.18측은 임천용 회장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나는 5.18광주에 북한군이 와서 그들 목적의 작전을 수행했다는 데 대해 심증이 간다”는 필자의 의견표시에 대해 고소를 했습니다. 의견표시에 대해 고소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11월 12일, 신경식은 검찰의 질문보다 필자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이며 그 대답은 고등고시 출제에 대답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추측됩니다. 신경진 등이 필자를 고소할 시점까지만 해도 5.18에 북한 특수군이 내려와 나쁜 짓을 했다는 증언은 불과 몇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의 증언이라면 능히 무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하기에 필자를 향해 자신 있게 고소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5.18”이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이 나올 줄은 필자를 포함해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 책은 5.18에 대한 대한민국 사회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이 책은 사실이 아닌 허위로 엮어진 책이다" 이렇게 주장할 사람 아마 없을 것이며 그렇게 주장하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근거를 필자가 보기에는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5.18 광주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총을 쏘고 때려죽이고 질러죽이고,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뽑아버리고,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인들의 유방을 도려낸 일이 계엄군을 모략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계엄군을 공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하기 위해 북한 특수군이 저지른 일이라고 이실직고 했습니다.

이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5.18”은 이미 요로 요로에 확신돼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로부터 5.18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새로운 감각과 분위기를 갖게 될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5.18을 사기극 그것도 화려한 사기극이라는 책자까지 나왔으니 이제 공은 5.18단체 쪽으로 넘어 갔습니다. 고소를 하자니 자칫 ‘형량이 무거운 무고죄’에 걸릴 수 있고, 고소를 하지 않자니 5.18은 김일성-김대중-5.18 시위대-5.18단체들이 연합하여 벌인 화려한 사기극인 것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진퇴양난인 것입니다.

가장 훌륭한 해법은 원칙과 양심일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5.18단체가 지녀온 오해를 풀고 계엄군에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길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북 경계에 동참하는 길일 것입니다.

여기에 오시는 네티즌들께 한 말씀 드립니다. 이번 기회는 5.18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매우 희귀하고 고마운 기회입니다. 그런데 여기 오시는 여러분들께서는 몇 분을 제외하고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시는 데 대해 별 관심이 없어 보이십니다. 좌익 신문들은 제가 1심에서 진중권에게 패소했다며 도배를 합니다. 물론 항소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오시는 자칭 우익이라는 분들은 역사를 바로 잡는 중차대한 계기가 마련됐음에도 모멘텀을 형성하실 줄 모르십니다.

좌익들이야 의례히 그런 족속이라 하지만 우익이라는 분들이 이러하면 참으로 힘이 빠지고 서운합니다. 나이 먹은 제가 수많은 시간을 들여 수기집을 분해하여 카테고리별로 정리를 해 놓았는데도( 5.18에와서 북이 저지른 만행을 규탄한다) 이를 정독하고 분노하고, 분노를 확대 재생산하는 젊은 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야 이 일을 하자고 나섰지만 여러분들이 이러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분위기 만드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십니까?  좌익을 쳐부수자고요? 당을 만들자고요? 저는 이런 말 절대 믿지 않습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맥도 잡지 못하면서 애국을 하시자구요? 집중의 원리도 모르시나요? 자유게시판을 보십시오. 집중이 돼있고,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나요?

대한민국 우익들에 실망해서 이 일만 마치고 홈페이지마저 폐쇄할 생각입니다. 배울만큼 배우고, 품위를 존중하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이 욕먹고 또라이 되는 일, 이제는 지겹습니다. "그래, 지만원이, 박수 쳐줄테니 잘 해봐라?" 제가 우익의 김지하인가요? 좌익들만 더러운 게 아니라 우익들도 더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여러분들이 나서서 애국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일만 마치면 애국활동을 접습니다. 나는 흙탕물에서 싸우고 여러분들은 손 곱게 단장하고 안전한 주제 잡아 한 마디씩 하시나요? 여러분들에 대한 실망 금할 길 없습니다.  

5.18이 제 개인적인 문제이던가요? 제가 그 일로 감옥에 갔기 때문에 저 혼자 보복심리에서 몸부림치는 일로 이해 하시나요?  여러분들 각자 무엇을 했는지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 남에게 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겁한 일입니다. 여러분들처럼 애국해서 국가가 바로 서기를 바란다면 이는 사하라 사막에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바와 같을 것입니다.   

2009.10.12  지만원
http://systemclub.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