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과장된 검찰 수사가 곽 교육감에게 얼마나 모욕을 줬는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가성과 관련한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 명백한 오판이므로 즉시 항소하겠다”(곽 교육감 측 변호사)

작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경쟁 상대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곽노현(58) 서울시 교육감에게 19일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되자, 검찰과 곽 교육감 측은 서로 다른 이유로 모두 “오판(誤判)”이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이날 곽 교육감이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이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벌금 30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이 같은 금전 지급에 합의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벌금형만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곽 피고인은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금품제공을 거절했고, 박 피고인이 상황이 어려워 경제적 부조를 한다는 주관적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임정혁 대검찰청 공안부장이 19일 오후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 공안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곽노현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재판부 판결에 따라 일단 교육감 직무에 복귀하게 된 곽 교육감 측은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후보 사퇴를 대가로 2억원을 건넸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고, 명백한 오판이므로 즉시 항소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번 곽 교육감 판결에 대해 “(2억원을 건넸다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후보 매수 당사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에 비춰 지나치게 경미한 것으로 전형적인 ‘봐주기 판결’”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선거 관련 금품 범죄의 액수가 5000만원 이하인 사건도 제공자에게 대부분 실형이 선고됐는데, 곽 교육감은 2억원을 건네고도 기존 양형 기준보다 턱 없이 낮은 양형(벌금 3000만원)을 선고 받았다는 게 검찰 측 생각이다.

또 쌍방이 후보 사퇴와 관련해 거액을 주고받았는데, 금품 제공자인 곽 교육감에게는 벌금 3000만원만 선고하면서, 돈을 받은 박명기 교수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은 불공평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이에 이번 곽 교육감 판결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란 뜻의 ‘화성인 판결’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온라인에서도 곽 교육감 판결에 대한 논쟁이 분분했다. 곽 교육감의 복귀에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한 좌파 성향 네티즌들은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오랜 공백기를 거쳤기 때문에 교육행정에 차질이 많았는데, 빨리 제자리로 돌아오시라” 등과 같은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유죄는 유죄”, “30억 넘는 선거보전비는 결국 토해야 할 것” 등과 같은 의견도 함께 남겼다.

이번에 판결을 내린 김형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반응도 크게 양분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 판사가 아니었다면, 법원이 쌍방과 제3자가 신뢰할 만큼 성실하고 진지하게 재판을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했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김 판사가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호남 출신인 점 등을 거론하며 ‘좌빨 판사’ 등이란 다소 극단적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