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본격화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문건 유출사건은 총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30일 "서울에서 10석도 건지기 어렵게 됐다"고 한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권 일부에선 "선거는 사실상 (민주당 승리로) 끝났다"는 말이 나왔다. 여야 모두 이번 사건이 수도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수도권은 전체 지역구 246개의 45.5%인 112개가 몰려 있고, 이 중 70곳 안팎이 5%포인트 안팎의 접전지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이혜훈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논란이 '정권 심판론'과 결합하면 선거는 매우 어려워진다"며 "서울에서 10석도 못 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나는 여론조사에서 지금까지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이번 건으로 뒤집힌 것 같다"며 "며칠이 지나면서 일반 유권자들에게도 사안의 심각성이 인식되면 수도권은 선거를 해볼 것도 없다"고 했다. 쇄신파인 친박계 구상찬 의원도 "이번 의혹은 수도권 후보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며 "빨리 털고 가지 않으면 엄청난 피해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기 수원이 지역구인 남경필 의원은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승부를 가르는 큰 영향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역시 경기도 구리가 지역구인 주광덕 의원도 "영향이야 받겠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총선 최대 이슈로 부각시켜 '정권 심판' 구도와 결합,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대통령 사과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일이며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불려나오게 될 것"이라며 "접전 지역에서 여권에 대한 민심 이탈 조짐이 명확하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모든 선거구에서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을 수 있지만, 최소한 10%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수도권 지역구는 이번 일이 승부에 확실히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동안 의사 결정을 유보하고 있던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확실하게 '정권 심판' 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