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두 달 밖에 안 남은 이명박 정부는 집권 내내 낙하산인사로 말썽이 빚어졌다. 이상득 의원의 측근이  공공기관 기관장, 사외이사, 감사 등의 직위에 임명됐다. ‘고소영 인사’ ‘서울시 라인’ 등을 비롯한 측근들이 공기업 뿐만 아니라 민영화된 기업의 사외이사 고위직에 배치됐다. 이러한 낙하산인사는 이명박 정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 때도 ‘회전문 인사’, ‘코드인사’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낙하산인사를 문제 삼으며 전문성 위주로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인사에 대한 원칙 없는 보은인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도 전문성과 실무를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이 낙하산인사를 방지하겠다고 공언하였다.

박 당선인이 낙하산인사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으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공공기관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책임성을 향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하의 경영평가를 받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이나 감사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공공부문을 비롯한 정부 직위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고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공공기관 기관장·사외이사·감사 선정 과정에서 철저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가동하여야 한다. 미국은  약 1만6000명의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인사청문을 한다. 먼저 고위직 인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연방수사국(FBI)의 신원조회, 국세청의 세무조사, 공직자윤리위원회를 거치면서 개인의 직업, 교육, 가족사항, 경범죄 위반사항, 전과 등 200여개가 넘는 항목의 검증을 거친다. 특히 특정 최고위직은 인사에 앞서 대통령이 의회 상임위원장, 여야 지도자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논란이 될 여지가 거의 없다.

셋째, 공공기관 내부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한다. 공공기관 외부에서 그 기관의 기관장이나 감사로 배치되는 명분 중 하나는 외부 인사가 내부 직원보다 역량이 높다는 판단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 내부 임직원의 능력이 외부 인사보다 더 뛰어나다면 내부승진을 통해 기관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논란의 가능성을 막아준다. 또 역량을 갖춘 내부 직원을 육성하는 것은 조직 구성원의 사기를 향상할 뿐만 아니라 이들 스스로 역량을 제고하는 노력을 유도한다는 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은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공공의 자산이며, 집권한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낙하산인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과 정권 실세의 의지가 중요하다. 차기 정부에서는 낙하산인사 논란이 사라져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사가 공공기관에서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