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부정은 곧 좌익의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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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의 최근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번호:162 글쓴이: Paaran
조회:16 날짜:2003/10/20 20:32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사람이여
사랑하던 그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앉은 바위 위에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여중생 시절에 이 詩를 읽는 것과, 나이 먹어 읽는 것과는 천양지차로
절절함의 차이가 있습니다.
素月님의 이 詩 '招魂'을 읽으며
저의 마음에는 나의 나라가 떠올랐습니다.
올해 두 분의 죽음이 제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최근에 유럽여행지에서 돌아가신 월간조선 시론의 이홍우님과
몇달전 돌아가신 계초방일영님께서 이 땅을 벗어나신 일입니다.
육체는 정신을 담고, 정신은 영혼과 잇대어 있지만,
영혼의 잇대임을 깨닫지 못하는 정신은 황폐할 것이며
황폐해진 정신에 끌리여 사는 육체는 같이 황폐에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이름은 빛내어 부르자고 있습니다.
산산이 부서질 순간을 기대하고 짓는 이름이란 없을 것이며
허공중에 헤어지는 이름이 되리라곤, 전혀 생각못하였습니다.
별리는 순간에 들이닥치며, 남겨진 사람에게는 이름만이 남습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 속에는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 속에는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속에는
못다한 사랑의 미련스러움이 절절합니다.
이름을 부를 수 있을 때, 이 이름이 바수어지기 전에
사랑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대의 이름이 곁에서 아주 떠나가기 전에
사랑하여야 할 것입니다.
계초방일영님의 이름과 이흥우님의 홀연히 가신 이름에
아픔이 서리는 것은
뒤에 남겨진 그들의 국가, 우리의 국가, 나의 국가가
아직도 그들의 사랑을 필요로 하고 아쉬워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피가 희어지는 병을 앓는 홍성욱님과 두어 차례 통화를 하면서,
저는 가슴 저 끝에서 아픔을 느낍니다.
참으로 밝고 참으로 투명하며
참으로 명랑하며 참으로 평안하며
참으로 쾌활한 그 분의 음성,
오년 살고 그 다음날 죽어도 만족이라는 그 분의 기쁜 음성을 통하여
어떠한 사람들이 떠나고 어떠한 사람들이 남아
악을 쓰며 惡을 쓰는지 생각합니다.
떠나는 사람들은 기쁨으로 홀홀히 떠날텐데,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산산이 부서졌다 합니다.
산산이 부서진 것은 남겨진 자들의 남겨진 마음들인데,
슬픔으로 혼돈이 되어,
떠나간 그 이름을 불러 산산이 부서졌다 생각합니다.
이름이 부서지기 전에,
허공중에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마음과 마음을 다하여
진실과 진실을 다하여
사랑하고 사랑하는 일 보다
더 중한 것이 있으리 ?
조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이토록 사무치게 아파하면서ㅡ
중병을 앓는 그대의 이마를 짚어보면서ㅡ
그대여, 부디 떠나가지 마시라,
그대의 이름마저 부수어진다면,
뒤에 남는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 되지 않도록
唯一하고 無二하며 우리의 베개와 이불이 되어주던
내 사랑 대한민국,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 미련없도록 사랑하시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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