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고 작성일 : 2005년 4월 24일 조회수 : 70 추천수 : 18 번호: 96111-0
[하야] 창사랑 이고고 강릉교도소에서 36일째 단식투쟁중
거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날 오랫동안 성의껏 돌봐주던 친구가 방금 떠났다.
지금시간 05시30분, 만기가 되어 출감하는 사람들은 이 시간이 되면 교도관이 철창사이로 조용히 "604번" 이렇게 부르면 미리 깨어나 대기하던 수감자는 조용히 일어나 옷을 걸쳐입고 몇몇 잠깬 동료들과 악수하며, 잠자는 동료들이 잠깨지 않도록 속삭이듯 인사하고 철컹 철문을 열고닫고 사라진다.
방금 나간 친구는 사실상 내 아들 뻘 되는 30세의 총각이다. 전북 익산에 어머니랑 살고 있다는데, 대전이 고향이고 삼척에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왔다가 검문에 걸려 잡혀왔다고 하는데, 불편한 내모양이 안됐는지 돌아가신 부친 같은 생각에서인지 여러 가지로 날 걱정하며 많이 도와주었던 총각이다.
내가 제일 힘들고 거북한 시간은 하루에 두 번 있는데 기상을 해서 침구(모포 두 장을 세 겹, 두 겹 깔고 덮고 한 침낭)를 청소할 때 이리저리 비키며 방안을 옮겨다녀야 하는데, 그것을 항상 대신 해주며 정돈된후 다시 깔아주는 것이다.
두 번다시 이곳에 들어오지 말라고 손을 꼭 잡아주고 내 보냈는데, 제발 그렇게 되길 진정 빌어본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만난 사람들은 반드시 헤어지게 마련이지만 아들같은 친구이지만, 떠나보내고 나니 기쁜일이지만, 허전한 마음에 6시기상 때 까지 시간에 아쉬운 마음을 몇자 적어본다.
5분 후쯤이면 2층 자치기결 방들로부터 꾸당땅땅 쿵닥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트를 바닥에 쾅쾅 털며 침구를 정리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곧이어 우리방에서도 그같은 소동이 벌어질게다.
06:30분이면 "각방 차려"소리와 함께 5명씩 줄맞춰 앉아 "번호"하면 하나, 둘, 셋, 넷 번호 끝 하면서 내가 있는 9방을 지나 10몇 방까지 인원 점검의 행사가 이어지고 나면, 식탁을 늘어놓는 등 식사준비가 시작된 것이고... 하루가 시작된다. 지루한 옥살이가 말이다.
나에겐 그냥 기다림의 시간, 잘못했다는 소리를...^^
2005. 4. 22 옥중에서 (단식투쟁 35일째)
-이회창을 사랑하는 사람 이고고 올림-
※이회창님이 뵙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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