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천하 (소설 1편)
어둠이 이제 막 걷힐 무렵 이른 새벽
얼굴엔 티 한점 없이 맑고, 눈빛은 너무나 맑고 천진난만(天眞爛漫)해 보이는 5척단구 한 준수한 검객(劍客)이 죽(竹)창 어깨에 둘러메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더거덕 더거덕 더거덕........히힝~ ~
검객의 얼굴은 얼핏보면 그저 천진난만한 아기들의 깨끗한 면모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검객의 눈은 강단(剛斷)의 기상이 서려있고, 그의 작은 몸에선 앞으로 다가올 강호의 먹구름을 걷어치울 대장부의 강기(剛氣)가 은은히 발산(發散)되고 있음을 무공이 조금만 갖춰진 무림인 이라면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검객의 얼굴은 얼핏보아선 그저 천진난만한 아기들의 깨끗한 면모이며, 대추방망이처럼 아주 단단한 기질과는 달리, 자세 히 살펴보면 허약한 듯 피로한 듯 어딘가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데, 몇 년 전 무림지존(武林至尊)을 놓고 겨루는 승산 무림대회에서 검도실력(劍道實力)도 별 신통 찮은 쌍겨비 라는 마두(魔頭)와 싸울 때 지팽이교를 이끌고 있는 대마왕의 업(業)이니 설이니 기양이니 하는 형제들의 비겁하게도 뒤에서 던지는 암기에 여러 군데 맞아, 보통사람이라면 순식간에 피가 마르고 뼈가 물처럼 녹을 만한 아주 사악한 뱀의 조작독(操作毒) 이란 맹독에 중독되는 중상(重傷)을 입었는데, 다행히 죽(竹)창 검객은 수백년짜리 내공을 지니고 있는지라 간신히 목숨만은 살아있으나, 2년 반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그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음 인가보다.
최근엔 필자인 이고고가 '복귀논리완성'이란 탕약도 다려드리고, '창참아팠다' '통큰昌' 환약도 씹어 드시도록 드리고, '현창에게사죄하라' '혜아들이'란 약도 좀 발라드리고 해서 완전히 회복(回復)되긴 시간문제라고 보이는데.... (앞으론 무공대결에서 생길 치료약(治療藥)도 개발예정).
아! 죽(竹)창을 둘러멘 준수한 검객은 먼 거리고 가는게 아니라, 잠시 달리더니 곧 꽃다운 옥(玉)부인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와, 대마왕(大魔王) 형제들이 뿌린 독물을 몸에서 뽑아내는 운기조식(運氣藻飾)에 들어갔다. 잠시 후 옆 동굴 방에선 옥(玉)부인도 그때 같이 마두들의 암기에 당한 부상에서 벗어나려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한편, 그 사이 강호(江湖) 무림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대마왕 형제들의 비겁한 술수에 당한 죽(竹)창 검객이 초옥(草屋)에 숨어서 몸 속에 퍼져있는 독성을 뽑아내려 운기조식을 하며 더 큰 무공을 수련하는 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동안, 대마왕의 자리를 계승해서 무림지존(武林至尊)에 등극한 허풍선이 '쌍겨비 마왕'은 무림을 자신의 입맛대로 개편하려 애를 쓰나 검술 실력이 고작 그것밖에 안 되는 지라, 대마왕도 이따금 관심을 주는 듯 하나 이미 자신도 지팽이 집기도 어려울 정도로 노쇠했는데 집에서 두레박 기계나 타고 오르내리는 놀이를 하며 호부인과 놀면 될 터인데, 상(上)대마왕을 만나러 어딜 가느니 하곤 할 뿐 별 도움도 안되고, 백성들의 아우성이 이만저만 아닌데, 실력이 없는 마두(魔頭)들은 하는 일 마다 실패하고, 여기저기 작은 무림대회에서 정파의 무림협객들에게 백전백패(百戰百敗)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때 처세의귀재. 처세의달인. 기회주의공. '(枯)고사마' 또는 '허수아비공'이라고도 불리우는 괴두(魁頭)가, 왕년의 대마왕을 추종(追從)하는 지팽이교 교도(敎徒)들을 거느리고 질풍같이 무림세계로 등장한다는 괴소문이 강호 천지에 파다해 모두들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대마왕의 의중은, 숙부와 겨우 돈천냥 가지고 다투는 좀스런 아군(兒君)이나, 대마왕 자신의 의 마심(魔心)에 그리 고분고분 할 것 같지 않는 개방파 방주 근군(根君)에 만족치 못했음일까? 대청마루에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덩어리를 수 십억 만냥이나 쌓아놓고 사는 자식들이나 알까 그 음흉한 속내를 그 뉘라서 알까?
대마왕은 무림지존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해 할 일 없으면 조용히 쉬기만 하면 될 터인데, 웬 욕심은? 대마왕 궁전(宮殿) 화려하긴 세인의 상상을 불허한다는 소문이던데, 궁전엔 큰 두레박처럼 생긴 기계가 있는데 그 두레박에 사람이 타고만 있으면 저절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고 하고, 집안엔 황금으로 칠한 욕조며, "열어라 참깨" 소리 지르면 금은보화가 꽉 찬 보물창고도 있다는 소문인데, 믿거나 말거나^^
(*주: 기자가 아는 것만 해도 그 재산이 엌(億)에 동그라미 두 개가 더해질 정도이니 틀린 말도 아닐 성도 싶고......)
어쨌든 무림지존(武林至尊)을 뽑는 무림대회(武林大會)가 아직 2년 반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무림인들은 관심이 지대한데,
지금은 대마왕의 그늘에서 노는 마두(魔頭)들이 무림세계를 지배(支配)하지만, 마도에 대항해 싸우는 정파 검객들이나 또 그분들 중 필자 이고고를 포함해 저들에게 잡혀가 옥살이하는 협객(俠客)들도 그 수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경제왕 희왕(熙王)의 따님인 공주궁의 공주파 일명 '국민언니' 라고도 불리우는 '혜공주(惠公主)'가 정파를 이끌고는 있으나, 검술실력(劍術實力)도 의심되고, 조실부모했다고 모질기라도 하나? 성정이 착하기만 하여 그저 남한테 주지 못해 환장을 하고, 그러다 보니 남한테 속기가 십상이고, 따르는 무사들이라곤 전부 빽빽거리는 애들뿐이니, 이런 마두(魔頭)들이 설치는 무림의 혼돈을 평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不可能) 할 것만 같고,
그리고 '이박공자'란 검객도 새로운 궁을 짓고 자기도 정파협객(正派俠客)이라며 무림패권(武林覇權)을 노리고 있는데, 혜공주(惠公主) 와는 달리 산전수전 다 겪어 잔수엔 아주 밝은데, 무림제패 한다면 또 다른 마왕(魔王)으로 군림하지 않을까 무림인(武林人)들은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데, 벌써 그 측근 수하들이 백성들을 갈취하여 백성들의 원성(怨聲)이 자자하기도 하며, 번쩍이는 궁궐(宮闕)을 잘 짓는 왕이 백성들을 배부르고 따뜻하게 안아줄 것인가는 별개인 것 아니냐고 무림인들은 말도 한다. 길을 가다가 상여가 지나가서 가는 길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우마차를 동원해서라도 끌어내고 지나갈 위인이란 설도 있고 해서리, 참 *이마가 큰 헤딩크 라고 하던가 그 양반하고 어깨동무하고 한폭 초상화 그린 그 왕자(王子)님은 요즘도 안녕하신지, 그리고 그 초상화(肖像畵)님도 안녕하시구요? 궁금한 생각 무림 종군기자(從軍記者) 이고고 안부 여쭙니다.
참, 앞에서 말했던 처세의 귀재(鬼才), 주인이 세워놓기만 하면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언제나 옷 잘입혀 세워져 있던 허수아비공(公) 기회주의공(公)께선, '3공이 5공이 032 대충이 쌍겨비' 때의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논밭을 벗어나, 지팽이 교도들을 이끌고 곧 나타난다는 게 사실인지....? 벌써 등극해서 무림계(武林界)를 제패하려는 인가를 받았는지 망월묘를 참배하고 기세등등 하시던데...^^
허수아빈 참새들 쫓을 때나 필요한 것이고.... 농사는 농부가 짓는 것 아닌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대추방망이 죽(竹)창 검객(劍客) 아직도 운기조식에 몰두하고 있는데, 이젠 몸 속에 있던 독 기운이 거의 빠져나오고 있는 듯 전신에서 안개 같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방안이 온통 안개 낀듯 자욱하기만 하다. 얼굴엔 화색이 감돌고 그사이 운기조식과 같이 어려움 속에서 수련한 무공(武功)이 일취월장(日就月將)하여 그의 눈엔 광채가 빛나서 주위를 압도한다. 큰 고통(苦痛)은 보다더 큰 성숙(成熟)을 가져온단 말도 있으니 과연 그런가 우리한번 두고 보기로 하자.
<속편>죽(竹)창 검객과 처세의 귀재 허수아비공과의 대결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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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을 가진 이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가진 자가 무림지존이 돼야한다"
- 대마왕 -
허긴 행동하는 양심만 얘기했지, 자기가 한 행동하는 죄악(罪惡)에 대한 언급은 아니니............^^
< 죽(竹)창 검객 종군기자 이고고 >
2005. 6. 12
- 이회창을 사랑하는 사람 이고고 취침 중 -
1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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