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은 "유사시 이용할 수 있는 유동성 규모가 최소 690억 달러에 달해 외화 유동성이나 부도 위험에 관한 일부 투자자의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이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모두 활용한다면 외환보유고가 3000억 달러에 이르지만, 1년 내 도래하는 외채규모는 2220억 달러여서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통화스와프의 긍정적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것도 경계했다. 한국 경제는 ▲세계 경기 침체 ▲국내 신용경색 ▲외채 부도 위험 등 세 가지 주요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 나머지 두 가지 리스크는 계속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대한 글로벌 외환지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위험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고, 여유가 생긴 한국은행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금융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씨티그룹은 예상했다.

메릴린치도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의 통화스와프를 "놀라운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FRB가 체결한 4개국 통화스와프 조치의 명백한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는 "1946년 이후 선진국으로부터 신흥국가로의 유동성 공급은 IMF를 통해 이뤄져 왔다"며 "미국과 한국의 통화스와프는 아주 예외적인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FRB가 성명에서 한국과 싱가포르는 기본적으로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 경제권이라고 밝힌 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그러나 IMF의 유동성 창구를 이용하는 것은 여전히 정치적 오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은 IMF 자금을 이용하기를 꺼릴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날 "통화스와프 조치가 한국의 외환보유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고 원화 환율에도 지지가 될 것"이라면서 "이 조치와 이미 발표된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조치가 은행의 대외채무 연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가부도위험을 반영하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5년 만기)는 최근 사흘 동안 3%포인트 이상 급락해 30일 기준 3.94%를 기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