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이 베스트에 올라온 줄 이제야 알았네요.
토고전이 있던 날 쓴거라 그냥 묻히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제가 황라열이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는데, 당연히 그건 아닙니다.
저는 황라열이라는 사람을 사진으로만 봤을 뿐 실물로는 보지도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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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에 재학중인 한 학생입니다.
이번 황라열 사태에 관하여 네티즌들께 실상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사실 서울대 학내문제에 불과하니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온 국민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 계시고 이미 이슈화되었기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학내 포탈인 스누라이프에 글을 써봐야 운동권 학우들의 유창한 말빨에 막혀 답답함만 커질 뿐이기에 여기에 글을 쓰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우선 이번 일련의 사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황라열씨는 이번 학기에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와 당선되기는 했지만, 원래는 작년 하반기에도 후보로 나왔습니다.
당시에도 황라열씨는 유일한 비운동권 후보로 나왔는데, 당시 투표율이 극히 저조하여 며칠이나 연장투표를 한 끝에 황라열 팀(선본이라고 하죠)이 1위, 운동권 PLAY라는 선본이 2위를 했었죠.
그런데 1위와 2위간 표차가 극히 적어 결선투표를 하였는데 결선투표도 결국 50%의 투표율을 채우지 못해 선거 자체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봄에 재선거를 실시했는데 당시 2등을 했던 후보팀은 이번에 나오질 않았죠.
결국 황라열 후보팀을 비롯한 3팀의 선본들이 경쟁을 하였는데 역시 투표율이 저조해서 몇 번이나 연장 투표를 한 끝에 황라열씨 팀이 당선되었습니다.
득표율은 45.8%로 2등인 후보팀의 29.3%를 1.5배 차이의 득표율로 따돌렸죠.
하지만 4월 중순에 당선된 이 새로운 총학생회는 일도 해보지 못한채, 여러가지 추문에 시달렸고 언론에 이 사실이 퍼지면서 이번과 같은 탄핵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저는 이번 황라열씨 탄핵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따라서 언급한 선거 당시 황라열 후보팀을 지지하였는데 이유를 말씀드립니다.
사실 작년 하반기와 같이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는 건 비단 그때 뿐만이 아닙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아무래도 학생들의 정치의식 저하와 취업의 어려움이 선거에 학생들을 무관심하게 한 탓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밖에 그동안 총학생회를 주도해온 운동권 세력이 학생들이 요구하는 지문제 등은 외면하고 오로지 정치투쟁에만 매달려 온 탓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총학생회 선거는 이같은 이유로 무산되거나 비운동권 후보를 표방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었는데요.
작년 하반기의 총학생회 선거 무산에는 조금은 다른 이유가 가미되었습니다.
우선 선거과정에서 3팀의 운동권 후보들이 자기가 진짜 운동권이다, 아니다를 놓고 비방전을 벌여 학생들이 총학선거에 환멸을 느낀 이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그 전, 그러니까 작년 상반기까지 학생회를 운영한 총학생회가 비운동권을 표방하여 당선되었음에도 운동권 학생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 때문에 비운동권이라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죠.
또한 그 학생회는 교육투쟁이라는 것을 하는 과정에서 대학본부 청원경찰을 폭행, 엄청난 중상해를 입혀 준장애인을 만든 때문에 이에 분노한 학우들이 투표를 꺼린 까닭도 있었습니다.(이 일은 당시 총학생회가 운동원 중 직접적인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은 관계로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는데 지금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즉, 학생들이 비운동권을 사칭하는 운동권 학생회가 있느니 차라리 총학생회가 없는 것을 원한 측면도 있었던 것이죠.
한가지 덧붙이면 운동권후보들이 선거포스터를 공약보다는 얼굴 알리는데 치중하여 제작하고, 심지어 과도한 포토샵을 동원하여 자신들의 얼굴을 전부 얼짱으로 만든 것이 학우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 점도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실제로 포스터만 본 학우들이 실제 연설하러 나온 후보자들을 보고 누가 그 후보인지 분간을 못하는 사태도 발생했죠.)
그런데 당시 1등을 한 황라열 후보팀은 정말 특이했습니다.
다른 후보들이 죽어라 나눠주던 선거 팜플렛 내지 리플렛을 황라열 후보팀은 전혀 나눠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다른 운동권 후보들은 많은 선거 운동원들을 동원, 옷도 맞추고 학내를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했지만 황라열 후보팀은 이런 것도 전혀 하지 않고 후보 두사람이 오로지 몇개의 선거 벽보만 학생회관 등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붙여 자신들의 이력과 각종 공약만을 알릴 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실 저도 다른 식당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학생회관에 친구들하고 밥먹으러 왔다가 황라열이라는 사람이 학생회장 후보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죠.
나중에 선거비용을 후보들이 공개한 걸 보니 대부분의 운동권 후보가 400-600만원의 선거비용을 쓴데 비해 황라열 후보팀은 70여만원을 쓴 것이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원래 이 후보팀의 선본명은 학생들에게 놀라움을 주겠다는 이유로 SURPRISE라고 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포스터 제작 등의 과정에서 SUPRISE라고 적어 R자가 빠진 상태로 알려지는 바람에 그냥 SUPRISE라고 하기로 했죠.(그래서 저와 제 친구들은 그냥 수프라이즈라고 불렀습니다.)
게다가 제시한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임기 후 자퇴를 한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특이한 후보들이 선거 공약도 남달랐는데요.
다른 후보들은 등록금 인상의 물리적 저지 및 반미, 수구 냉전세력 척결, 통일 추구들의 정치적 공약을 내세운 것에 반해,
황라열 후보팀은 등록금 인상을 실질적으로 막기 위해 외부 기업들의 학교에 대한 기부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학교 축제에 가수들을 적극 초청하며 총학생회 홈피 등을 개편하여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듣겠다는 조금은 새로운 공약을 내세웠죠.
하지만 제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공약은 바로 중앙도서관 옆에 있는 공터인 아크로에서의 각종 집회를 금지시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학교도 집회 및 시위의 역사가 깊은데 특히 중앙도서관 옆 아크로는 그 목적을 위해 주로 사용되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그 아크로에서의 시위가 확성기나 각종 엠프 등의 설비를 통해 이루어지면 방음이 잘 되지 않는 도서관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는데 심대한 지장을 받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앙도서관에는 아크로에서의 집회자제를 요청하는 대자보 등이 붙여졌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이에 동조했지만 이전의 총학생회를 비롯한 집회 주도 운동권 단체들은 이를 가볍게 무시했죠.
그 대자보를 보니 어떤 분들이 직접 총학생회에 찾아가 시끄러운 시위를 막아달라는 요청도 했다건데, 그런 요청을 하러 가는날 총학생회실은 항상 비어 있거나 관계자들이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중간고사를 치르러 갔다고 했다더군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 만큼 이 아크로 집회 금지 공약은 큰 호응을 얻었고, 황라열 후보팀을 다른 운동권 후보와 차별화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공약 외에 다들 잘 아실 한총련 탈퇴, 학생 정치조직과 총학생회의 분리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이처럼 특이한 선거 방식과 공약을 내세운 황라열씨 팀은 결국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작년 하반기 선거에서 1등을 했죠.
그야말로 선거 혁명 그 자체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노란 돼지저금통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비교할수도 없는 선거 혁명을 이루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당시 학생들의 뿌리깊은 운동권에 대한 불신이 커다란 역할을 했겠지만 말입니다.(당시 이전 총학생회의 폭행 사태 등으로 '학생회 목에 방울달기'라는 운동권 학생회 견제 단체도 생기던 와중이었으니까요.)
이렇게 끝난 작년 하반기 선거에 대한 재선거가 봄에 실시되었는데, 황라열 후보팀은 위에서 언급한 공약과 선거운동방식을 고수했죠.
그런데 이번에 나온 운동권 선본들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선거 운동방식을 택하였습니다.(선거 포스터 포토샵 행위도 그만두었더군요.)
특히,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서 2등을 한 선본이 특히 심했는데 그건 네거티브 선거운동이라는 것이었이죠.
즉, 작년 하반기에 황라열 후보팀을 지지한 학생들은 장난삼아 그들을 찍은 것이니 학생들이 정신을 차려 이번에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죠.
물론 황라열 후보팀도 이에 지지않고 그 후보를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 고발하는 등 온통 난리가 났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결국 역효과가 나 황라열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결국 새로운 총학생회가 꾸려지게 되었는데요.
황라열씨는 공약대로 매주마다 예산 집행 상황을 프린트해서 학내 곳곳에 게재하고 일을 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4.19가 다가왔지요.
황라열씨를 필두로 한 총학생회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만큼 공약수행을 위해 4.19 집회를 허용은 하되 중앙도서관 옆 아크로에서는 금지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운동권이 주도하고 있던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는 아크로에서의 집회 강행안을 그대로 통과시켰고 이 때문에 황라열씨는 이후 당분간 운영위원회 소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운동권 학우들의 주도로 총학생회의 의견은 싹 무시한채 아크로에서는 예전과 다름없이 떠들썩하게 집회가 이루어졌지요.
이어서 황라열씨는 이전 총학생회의 후원금 관련 각종 비리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조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이전의 운동권 총학생회 관계자들의 저항은 아주 극심했고 둘 사이의 관계는 점점 꼬여만 갔습니다.
이후, 5월 중순에 황라열씨는 유명한 한총련 탈퇴 선언을 합니다.
이는 당시 평택 미군기지 설치반대 시위와 관련하여 서울대 학생들 일부가 연행되자 서울대가 한총련과 무관함을 확인시키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었죠.
이에 대해 언론들이 떠들썩하게 보도하자 학내 운동권 세력들이 황라열씨가 언론 플레이만을 일삼는다며 비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겨레 등 유명 언론들이 황라열씨의 허위이력과 도박업체 취직 및 기부금 수수, 심지어 마약판매 의혹까지 보도하면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운동권 단과대 학생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황라열씨를 탄핵시켰구요.
이때까지도 아직 총학생회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인준을 받지 못한 총학준비위원회 상태였으니 결국 이번 총학생회는 구성되지도 못하고 총학생회장을 잃은 것입니다...
물론 허위 이력을 선거 과정에서 이용한 것이 사실이고 도박업체에 취직했던 것이 사실이고 이는 마땅히 지탄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것과 마약을 판매했다는 것은 아직 의혹에 불과할 뿐이고 아직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마약을 판매했다면 이런 일을 당해도 할 말은 없겠으나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탄핵을 시켜도 시켰으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은 저만의 생각인가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고 운동권이 주도하는 대표자회의가 황라열씨를 함부로 탄핵하는 것이 맞을까요?
선거 당시 만명에 육박하는 투표자 중 4300여명이 지지해 당선된 총학생회장을 고작 51명의 대위원들이 내쫓는게 옳은가 답답합니다.
물론 총학생회칙에 따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재적 3분의 2 출석에 출석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일개 학생인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번 탄핵사태가 이전까지 총학생회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 운동권 학우들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전에 운동권들이 주도해서 만든 총학생회칙에 따라 탄핵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 사태를 그저 그러려니 하고 바라보기가 어렵군요.
게다가 이러한 총학생회장 탄핵은 가장 민주적인 학생들 전원의 총투표로 이루어질 수도 있도록 총학생회칙에 규정되어 있는데도 굳이 이런 간소한 절차로 학생들 몰래 날치기 방식으로 처리한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제가 굳이 날치기라고 한 건 이러한 탄핵안 발의와 가결을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내가 아닌 주요 언론사를 통해 알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이제 기말고사와 방학이 임박하여 총투표를 시행하기 어려웠다면 그 투표를 다음 학기로 미룰수도 있었을텐데, 그토록 오랫동안 황라열씨를 그 자리에 둘수가 없어서 그랬던 건지...
게다가 사실 2004년에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도 사실 국회 발의과정 자체에는 아무런 흠도 없었지만 국민들의 뜻으로 뽑은 대통령을 탄핵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온 것이 아닙니까?
게다가 노대통령의 경우에는 헌재라는 마지막 보루라도 있었지만, 황라열씨는 그냥 그 운동권들이 주도하는 대표자회의에서 발의한 탄핵안이 그대로 그들에 의해 처리되었으므로 속수무책이었죠.
이런 일련의 과정이 과연 옳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탄핵 사유로 제시한 것 중 '선거기간 허위 이력 기재'는 납득이 가는데, '한총련 탈퇴선언에서의 비민주적 행위','학내 구성원간의 단결 저해'가 탄핵 사유인지, 그리고 황라열씨의 책임인지 묻고 싶네요.
한총련 탈퇴선언은 황라열씨의 선거 공약이었고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된 것을 볼때 그것을 다시 학생들에게 그렇게 해도 되나고 꼭 물었어야 하나요?
그런 발표가 그렇게 큰 잘못입니까?
여러 언론사와 포털 여론조사에서 황라열씨의 한총련 탈퇴 선언은 잘한 것이라고 하는 여론이 60%에 육박한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게다가 학내 구성원간의 단결 저해라니요?
지금까지의 총학생회를 주도하면서 총학생회에 대한 불신만을 키운 운동권 학우들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내 언론인 서울대 저널이 6월 1일 서울대생 3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덧붙입니다.
"고려대의대입학", "한겨레21인턴기자" 경력이 거짓으로 드러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63% - "사과와 해명으로 해결해야 한다"
19% -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야 한다"
7% - "큰 문제가 아니다"
5% - "탄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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