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와 태풍 때문에 채소와 과일 같은 푸성귀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모양이다.

그런데, 추석 제수용품 수요와 겹쳐서 울상이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게다가 이번 추석기간에 내린 중부지방 폭우로 인하여 민심도 흉흉하다.

해결책은 무얼까? 간단하다.

어느 정도껏까지 비싸다면 이왕 국내산을 사줘야 되겠지만, 그러한 애국심으로 감당하기 어려우면 도리가 없다.

수입과일과 수입채소를 먹으면 된다. 국내에서 공급이 너무 달린다면 당연히 수입으로 채우는 게 순리 아닌가.

뭐 조상님께 면목이 없다고? 조상님께 이해 좀 해달라고 해라.

드시지도 않을 조상에게 음식 갖다 바치느라고 산 사람이 억지 고생할 필요까진 없지 않은가.

내가 왜 수입산 먹어도 된다고 하겠는가?

사실 요즈음은 성인병 걱정해서 고기를 잘 안 먹지만, 어쩌다 솔직히 고기 맛이 당길 때도 있다.

그럴 땐 미국산 소고기에다 소주 먹었더니 그만이더라. 비싼 한우가 뭐가 더 좋은지 솔직히 모르겠더라.

과일 먹고 싶을 때 왕방울만한 칠레 포도 먹었더니 괜찮더라. 싸고 양 많고 맛도 좋았고....

신토불이? 그것 국경 긋기 나름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서울사람들 전부 농사지어 먹고 살란 소리 아닌가.

대마도가 우리 땅 되면 엊그제까지 “남의 농산물 퉤!”하던 것이 ‘우리 몸에 우리 것’ 되는 것 아닌가?

제주도가 중국 땅 되면 엊그제까지 ‘우리 몸에 우리 것’하던 것이 “남의 농산물 퉤!” 되는 것 아닌가?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있더란 것이다.

칠레 농산물 가지고 농민 망한다고 데모 하던가?

페루 수산물 가지고 어민 망한다고 데모 하던가?

그저 이 두 나라와 FTA 채결할 땐 농어민 죽게 생겼다며 안 떠들더라.

그런데 미국농산물 얘기만 나오면 우리 농어민 망한다고 화염병이 난무하더라.

XX고추장 광고에도 “수입밀가루가 아닌 우리쌀가루”로 빚었다며, 그 수입 밀가루가 “미국산”임을 암시하더라.

그러면서 고추장의 핵심원료인 고추가 “중국산”이라는 소리는 절대 안 하더라.

이런 심보가 얄미워서 나는 중국 것이 아니면 수입농산물 무조건 환영한다.

밀가루로 만든 고추장 내가 먹겠다. 미국산이면 더 좋고. 그것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굳이 육식을 하지 않더라도 밀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 사람들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 사람들보다 키도 크다.

차례상에 수입농산물 안 된다는 법 없더라. 예를 빙자하여 억지로 힘들게 살 필요가 있는가.

식량자급도 못하면서 성인병으로 걱정하는 세상 아닌가.

그러니 우리 농민 없다고 우리가 굶어죽게 생긴 처지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우리 농민’이라는 자들 때문에 엉뚱한 도덕심에 얽매여 일부러 어렵게 살아야 할 처지다.

24% 밖에 식량자급 못하는 우리가 우리 농민 때문에 사는지 미국 곡물 때문에 사는지 똑 바로 보기 바란다.

난 수출도 못하는 주제에 값만 높게 쳐 부르는 한우는 먹을 처지가 못 된다.

그래도 한우 찾는 서민이라...그럼 나보다 처지가 낫구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