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박사님의 글 "조선일보와의 법정 결투 이야기"를 읽어 보았습니다. 두 가지 점에서 마음이 아픕니다. 조선일보는 10년 좌익 정권에 굴하지 않고 싸워 온 몇 안되는 보수 매체중 하나인데 보수를 대표하는 우익 인사이신 지박사님께서 조선일보와 싸워야 하는 현실이 서글픔을 안겨줍니다.이게 무슨 조화인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조선일보의 변호인이 합의 조건으로 칼럼 지면 한칸을 할애해달라는 박사님의 요청을 묵살하면서 하는 말이 가슴을 떨리게 합니다. 그 자는 신문에 아무나 글을 써나요 하고 대답을 했다는데 이 말은 참으로 빈정거림으로 가득찬 말입니다. 얼마나 모욕적인 언사인지 글을 읽는 저로서도 대갈통에 총알을 박아주고 싶은 격동을 느낍니다. 그 놈의 눈에는 보수를 대표하는 분조차 시답잖은 시정잡배로 보인 모양입니다.

지박사님이 문근영이를 빨갱이라 지칭했다는 제하의 논란 기사를 조선일보가 크게 보도한 일은 저도 뚜렷이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로서도 지박사님이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할 리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금방 알 수 있을텐데 정제되지 않은 기사를 올린 이유는 지박사님을 희생양으로 삼으로려 한 것이 아니면 담당 기자의 개인적인 의도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박사님이 빨치산을 미화하는 좌익의 흉계를 차단하기 위해 글을 쓴 정황은 박사님의 글을 읽어보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인데도 조선일보가 그 사실은 가린채 문근영양 개인을 빨갱이로 몰았다고 왜곡한 것은 명백히 고의적인 의도가 작용한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보수 언론이 우익을 대표하는 인사를 폄하 모함하는 기사를 올리는 현실, 박사님이 보수 언론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것도 지면을 이용한 싸움이 아니라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기 까지 했으니 더 안타깝습니다.

박사님께서 고소를 하게 된 배경에는 충분한 사유와 깊은 성찰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회원님들께서 분석하고 계신대로 저도 박사님이 결심을 굳힌 가장 큰 이유는 정의의 문제, 거짓과의 싸움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저는 박사님이 상대가 조선일보라 하더라도 거짓의 조선일보라면 싸워야 한다고 결심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회원님들이 지적하신대로 지금 현재의 시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좌우의 대립, 종북 세력과 애국 세력간의 대립으로 보이지만 기실은 거짓과 진실간의 대립, 정상과 비정상 간의 싸움이라 저도 생각합니다. 우리는 머리로는 거짓과 선동과 왜곡의 생각을 지어내는데 선수이고, 입으로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거짓을 쏟아내는데 아무런 망설임이 없는 괴물들, 비정상적인 사고와 비정상적인 기질, 비정상적인 인생관을 가진 머리가 왼쪽으로 달린 비정상적인 괴물들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 비정상적인 괴물들은 때로는 종북좌파의 모습으로, 때로는 김대중 좌파의 모습으로, 때로는 노사모의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출현하여 정상 사회를 교란하고 국가를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악이 선을 가장하고, 거짓이 정의의 너울을 뒤짚어쓰고, 불의가 의의 진리의 성을 장악하고, 가짜가 진짜를 핍박하고 밀어냅니다. 세상이 온통 거짓의 소용돌이에 말려 있는 것입니다. 세상이 온통 거꾸로 가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기실 이 거꾸로 된 세상, 비정상 사회를 정상으로 환원시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정의와 거짓과의 싸움. 비정상과 정상간의 싸움. 이것이 보수의 싸움이며 이것이 싸움의 본질이므로 박사님은 이 본질적인 싸움을 위해 결심을 굳혔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조선일보가 보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은 보수에게는 커다란 힘이 됩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보수의 힘이 되는 것은 조선일보가 정의의 원칙을 지킬 때일 것입니다. 만약에, 조선일보가 정의를 지키지 못하고 거짓을 말하는 조선일보가 된다면 조선일보는 보수를 대변하는 힘도 잃게 될 것입니다. 보수를 살리는 원천적인 힘은 진실에 있는데 조선일보가 거짓을 말한다면 무엇으로 조선일보를 거짓 좌파와 가림을 하겠습니까.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조선일보라면 한걸레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지만원 박사님은 군인 정신입니다. 그는 곧은 길을 걷고 대의를 밝히려는 분입니다. 그는 대의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전개한 분이고 나라를 위해 혁혁한 공을 쌓은 분입니다. 그래서, 그는 보수를 대표하는 중심 인물이 되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이런 분을 일개 허수룩한 기사를 통하여 중상 모략을 가한 것은 보수 전체를 모욕하고 천시한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지박사님을 천시함으로써 조선일보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상대는 누구든 적으로 삼는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입니다. 무소불위의 언론 권력의 속성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입니다. 진실과 거짓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론을 전횡하는 언론의 파워를 과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