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확대가 ‘한국의 기적’ 1등 공신

우리나라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한 1962년의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였다.
같은 해 필리핀과 태국은 250달러, 북한은 200달러, 인도와 스리랑카는 100달러 정도였다.
작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2만756달러로 48년 전의 239배로 늘었다.
태국(4992달러) 스리랑카(2428달러) 필리핀(2123달러) 인도(1370달러)는
한국보다 1만5000달러 이상 낮다.
북한의 2010년 1인당 소득은 약 661달러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정한다.
한국의 경제기적을 이끌어낸 1등 공신은 수출 등 무역의 확대였다.

1964년은 한국 경제사에 길이 기억할만한 해다.
우리 정부는 그해 2월 수입대체 정책을 포기하고 수출지향 산업화 정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대다수 개발도상국과 국내외 학자들이 개도국 발전모델로 수입대체 정책에 매달리던 시점에서
이 같은 정책변경은 큰 모험이었지만 이 덕분에 우리 경제는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 반세기동안 ‘무역 한국’이 걸어온 길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무역액은 1974년 100억 달러, 1998년 1000억 달러, 2005년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다.
박정희 정부가 시작한 ‘수출 및 무역 입국(立國)’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로 이어졌다. 몇 차례 정권교체도 있었지만 무역 중시 정책 기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일부 젊은이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삶을 ‘하늘에서 떨어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부모 세대의 기업인, 근로자, 공직자들이 눈을 바깥으로 돌리고 밤잠을 설치지 않았다면
오늘날 한국 경제나 생활수준이 대부분의 개도국보다 나을지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요즘 우리 사회 일각에 확산되는 분노와 불만과 증오, 국수주의적 피해의식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통과됨으로써 한국의
무역은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