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는 좁고 그마저 생산가능농작물들이 한계..



CJ제일제당·대상·농심 등 국내 식품…재료는 온통 ‘수입산’     
 
 
“우리나라 먹을거리 확보 못하고 있어, 심각한 수준”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

국제곡물 가격에 따라 치솟는 국내 가공식품의 소비자 가격. 이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 중 상당 부분이 수입 원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가 쌀을 제외한 다른 식품원료를 확보 못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쌀 제외하면 먹는 음식, ‘국내산은 100개 중 8개 뿐’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은 확연히 떨어진다.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용곡물자급율은 2010년 기준 55% 수준이지만 이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쌀을 제외하면 8% 수준이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민연태 과장은 “식용 식량 중 55%는 국내산이며 이는 대부분 쌀이다”며 “쌀을 제외하면 8%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한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소비자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을 보면 ▲2005년 29.4% ▲2006년 27.7% ▲2007년 27.2% ▲2008년 27.8% ▲2009년 29.6% ▲2010년 26.7% 등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기타 식재료의 국내 자급률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로 2010년 자급률을 2005년과 비교해 보면 ▲채소류 94.5%→89.3% ▲유제품 73.6%→65.4% ▲닭고기 84.3%→79.7% 등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노영호 사무관은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점차 떨어져 왔다”며 “우리나라 기후 여건상 생산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메이드인 코리아’ 가공식품, 원재료는 온통 ‘수입산’

곡물 등 자급률이 떨이지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제품이 제조는 우리나라에서 하지만 그 안의 원재료는 수입산이 쓰는 경우가 많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밀가루의 원료은 모두 수입산 밀을 사용하며 국내산 밀로 만든 밀가루는 특화된 상품으로 생산량의 5%도 안되는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설탕의 원료인 원당은 100% 수입된다.

뿐만 아니라 매출인 높은 가공식품 중 하나인 스팸의 돼지고기는 수입산 80%, 국산 20% 씩이며 맛밤의 밤은 100% 중국산이다. 맥스봉 내 어육, 스위트콘도 수입산이다.

대상에서도 우리팜아이사랑 등 고급제품을 제외한 대부분 햄 제품의 돼지고기를 벨기에와 칠레산을 사용하고 있다. 쇠고기는 뉴질랜드에서 들여오고 있다.

대상에 따르면 주요 제품 중 순창고추장의 고춧가루는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사용하고 있으며 햇살담은간장의 콩은 미국산, 마시는홍초의 석류원액은 이란산 등을 사용하고 있다.

라면 1위 기업인 농심에서도 면을 만드는 밀가루는 CJ제일제당 등 국내업체에서 공급받지만 원맥의 원산지는 국내가 아니며 스프에 사용되는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수입한다.

◇ 국내 가공식품 가격, 국제 곡물 가격에 휘청 “심각한 수준”

수입산 먹을거리가 우리 식탁을 점령한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품을 사고 있어도 밀가루의 밀은 가격도 비쌀 뿐더러 생산량이 없어 구매가 힘들다”며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도 우리나라에서 생산할 수 없으니 수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곡물은 쌀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없다”며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 우리는 대응할 방법이 없으며 이는 심각한 수준이다”고 우려했다.

또한 국내 제품의 수급이 어려운 점도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로 꼽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원재료를 쓰고 싶지만 수요를 따라올 만큼 생산하지 못한다”며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이 0~3% 수준인 것도 많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