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진정한 개혁은 시스템 선진화"
[중앙일보 2004-07-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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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정민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일 '선진화'를 화두로 들고나왔다. 국회 대표연설에서다. 박 대표는 "참여정부는 개혁을 강조하지만 진정한 개혁은 국민이 편안하고 안심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것"이라며 "선진화는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고 우리 모두가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 확고한 국가발전 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의 대부분을 선진화를 위한 4대 개혁과제 추진의지 부각에 할애했다. ▶민생을 살리는 경제개혁▶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복지개혁▶새로운 국제질서에 부응하는 외교안보개혁▶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교육개혁을 4대 개혁과제로 들었다.
먼저 박 대표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투자와 소비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치지도자의 경제관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제와 민생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하는 대통령의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 규모와 이익이 일정 수준 이하인 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 대해 3년간 한시적으로 법인세.소득세 및 세무조사를 면제하고 부가가치세 인하도 검토하겠다"고 혁신적인 감세정책도 제안했다.
대북정책과 관련, 그는 "유연하고 미래지향적 대북정책을 지향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한 통일▶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한 투명한 대북정책▶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북미.북일 관계개선 지원 등을 강조했다.
교육개혁과 관련해선 ▶서울대 폐지 반대▶자립형 공립학교 제도 도입▶대학평준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그러나 이라크 파병,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문제 등 여야간 논란을 빚고 있는 쟁점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다만 김선일씨 피살과 관련해 "정부 외교안보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지 참담한 심정으로 확인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내비친 정도다.
대표실 관계자는 "박 대표가 주장해온 상생정치의 연장선상에서 국가경영에 대한 능력과 자질을 최대한 부각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은 일부 내용에 대해선 반론을 보였지만 대체로 "비난성 내용이 적고 차분하고 단아한 연설이었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생산적 비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임종석 대변인)고 밝혔다. 오후 신임 인사차 박 대표를 찾은 이해찬 총리는 "웅변조가 아닌 감성적 연설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책임지지 못할 약속을 남발, 인기영합주의로만 흘렀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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