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내가대통령이라면 /4/ 1주일에 한 번씩 부처순방을
내가 대통령이라면,
1주일에 한 번씩 행정부의 각 부처 순방(巡訪)을 하겠습니다.
이 글은 2004년 12월 4일자 조선일보 A8면에 실린 기사 [대통령 제2집무실 '여민관(與民館)' 완공]이란 기사가 자극이 되어 쓸 생각을 한 것입니다. 흔한 말로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보다 더 중요시하자"는 것이 제 글의 핵심입니다.
작년 12월에 완공됐다는 이 '여민관'을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일을 좀더 잘해 보려고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것이라고 보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런 물리적인 변화보다도 대통령의 국정 처리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 더 비중을 두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언합니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매주 한 번씩 각 부처를 순방하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빈도가 너무 적습니다. 그 방법과 절차, 목적 등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런 제도가 필요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장관이 나라 일의 주무부처인지 비서실이 주무부처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각종 정책 입안과 수행에 있어서 그 동안 있어왔던 비생산적인 혼선을 피하기 위하여 비서실의 기능을 이름 그대로 단지 문서 전달과 보관, 각 부처의 문제점을 종합하여 대통령에게 진언하고 동시에 각 부처에 대통령이 지시하는 과제 내용을 전달하는 기능 위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간단히 말하여, 비서실 기능을 약화하고 각 부처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입니다.
2. 각 부처 순방은 한 시간 전에 예고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하면, 각 부처는 언제 자기들한테 대통령이 오실는지 모르므로 늘 초긴장상태로 일을 열심히 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입니다.
3. 한 부처를 순방하는 시간은 오전일 수도 있고 오후일 수도 있지만, 요일만은 수요일로 통일하여 약간의 여유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4. 각 부처에 가서 할 일은 그 부처가 당면한 최근의 중요 문제를 브리핑 받고, 대통령 입장에서 견해를 피력하고, 중요 지침을 주는 것이 가장 큰 일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국정 목표 수행에 있어서 다른 부처와의 갈등이 있을 경우, 그 갈등을 교통 정리하듯이 정리해 주는 일, 이 두 가지로 압축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5. 안보 관련 부처(국방부, 국정원 등)와 교육, 경제 관련 부처, 이 세 군데에 비중을 많이 두어 다른 부처보다 자주 가는 것이 좋습니다. 즉 순방 회수를 평등하게 하지 말고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7. 각 부처의 구조 조정은 1년에 두 번쯤 판단자료를 입수하여 행자부에 연구과제로 넘겨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밖에도 권고할 사항이 많지만 오늘은 뼈대만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치려 합니다.
기왕에 지은 건물이니 '여민관'이 국가 부흥의 총본부 구실을 제대로 하기를 바랍니다.//050110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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