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34/ 탈북자 175명의 생존권과 자유권
이 글을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들께 드립니다.
8월 24일 동아일보 A6면에는 아래 제목으로 된 기사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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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 탈북자 175명 체포
/일단 불법입국 현의 조사
/북한 송환조치는 안할 듯
/대부분 한국행 희망---
같은 날짜 중앙일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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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한인교회 숨어있다 경찰에 연행
/탈북자 175명 한국 올 듯
/입국까지 2～3개월 걸려
/“태국에 90여명 더 있다”---
중앙일보에는 ‘탈북자 주요탈출 경로’라는 제목을 붙인 지도도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이들이 얼마나 참담한 고통을 겪었을까를 짐작케 합니다.
북한을 떠나 만주의 하얼빈, 연길, 장춘, 심양 중 어느 한 곳에서 숨어 지내다가 중국 본토에 있는 정조우를 거쳐 라오스 아니면 태국 아니면 베트남으로 갔다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비행기를 탄 것이 아니라 수만 리 먼 길을 자동차 아니면 기차 아니면 걸어서.
이 지도를 보면서 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북한 고향 땅이 사람 살 곳이 못 된다고 판단하고 죽음을 각오한 탈출길에 오른 이들 중에 혹시 제 누이 가족들도 끼어 있을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때 다행히 제 가까이에 아무도 없어서 덜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지금 태국 어디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죄인 아닌 죄인 대접을 받고 있는지, 언제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지 등, 이들 신상에 대한 보도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군요.
이들이 하루 빨리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께서 주한태국 대사관에 점잖게 건의해 주실 수 없을까요? 우리 정부의 어떤 기관이나 시민단체가 요청하는 것보다 몇 배로 효과가 있으리라고 짐작됩니다.
2006년 8월호 《한국논단》‘증언-꼬리 없는 짐승들의 눈빛’ (7회)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순옥(가명)이란 탈북여성이 쓴 북한생활 수기입니다. 1회분 기사부터 모조리 읽은 저로서 놀란 장면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8회에 실린 다음 내용은
‘아, 인류가 역사를 기록한 이래 이토록 잔인한 통치집단이 언제 디에서 있었던가!’라고 탄식케 했습니다.
* p. 113～114쪽에서 베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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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소(교도소) 안의 규율이란 것은 일방적인 폭압과 독재로 유지되었다. 그래도 여자들은 그 질서에 순응하는 편이었지만 남자들의 경우는 몇 배 더 고통스러워하고,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관리지도원이 때릴 때마다 죽여 달라고 매달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당 정책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반당, 반혁명 분자라는 딱지를 붙여 공개처형을 한다.
1988년도 한 해 동안에도 남자 7명, 여자 1명이 처형되었다. 처형은 아무런 재판절차도 없이 진행했다. 공개처형을 할 때면 개천교화소 내의 수용자 남녀 모두를 공장 구내에 집결시킨다. 6천여 명의 나녀 수용자가 발 옮겨 디딜 틈도 없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처형이 집행된다.
사형수는 눈도 가리지 않고 입만 솜뭉치로 틀어막는다. 그리고는 사형대(쇠말뚝)에다 밧줄로 몸의 상체, 허리, 무릎 등 세 곳을 묶어 놓는다.
안전부 경비대원 6명이 자동소총을 가지고 나와 횡대로 선다. 한 사람이 세 발씩 18발을 쏜다. 허리 윗부분으로만 쏘기 때문에 사람의 상체는 피투성이가 되고 허리 잘려진 나무토막처럼 거꾸로 매달린다.
안전원들은 마당에 모인ㄴ 6천여 명의 수용자들을 한 줄로 세운 다음 사형대 주위를 1m 구간으로 빙빙 돌면서 두 눈을 똑 바로 크게 뜨고 죽은 시체를 바라보라고 한다. 죽은 자를 볼 때 증오심을 가지라고 하며, 자신은 그렇게 안 살겠다는 결의를 다지라고 한다. ---
저는 분당선 미금역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 도곡역을 향하여 달리는 열차 안에서 이 글을 읽다가 또 눈물을 흘렸습니다. 물론 손수건을 꺼내어 얼른 눈물을 닦았습니다만.
‘나는 왜 여자들처럼, 아이들처럼 이렇게 눈물이 헤픈가!’라고 탄식하며 8월호에 실린 이 글을 끝까지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 실린 이 글은 실제 상황의 1백분의 1도 묘사 전달하지 못했으리라.
김정일 왕국은 탈출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는 바람에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겠구나.
아, 저 불쌍한 북한동포들의 노예 생활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 중에서 한국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들이 제일 앞에 서 주시면 그 얼마나 좋을까! 멋있을까!’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
부디
이번
탈북자 175명의 생존권과 자유권
을 지켜 주는 일에 앞장 서 주십시오.
저들의 생존권(북한정권 배척선택권)을 중요시하는 남한의 강력한 세력(정의구현사제단)의 존재를 보여 주지 않으면 태국당국이 저들을 북한 대사관에 넘겨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처럼.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
제발,
북한동포노예상태해방전선(解放戰線)의 선두에 서 주십시오.
그리하여
북한동포들이 휴전선을 걸어서
자유대한민국으로 오도록
유도하여 주실 수는 없을까요?
단체 이름 앞머리에 ‘정의’라는 목적어를 얹은 단체로서는 한국 천주교회의 정의구현사제단이 지구상에서 가장 권위가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 이 글에서의 권위 : 좋은 의미의 권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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