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연초부터 북한 김정은의 관상과 운명풀이가 제법 그럴듯하게 포장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모부이자 40년 권력자였던 장성택을 일거에 처형, 파란을 몰고 왔던 북한이라 김정은의 장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자유북한방송이 김정은 운세를 4분짜리 동영상으로 제작, 공개했다.
영화 ‘관상' 이상으로 타이밍이 절묘하다. 역술인들은 이 동영상에서 올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운세를 한결같이 불길하게 예언하고 있다. “정권승계 지속 불투명하고 3년 유지 힘들다”는 주장부터 “임진년(2012년) 이후가 보이지 않는다” 등 북한정권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들이다.
심지어 “2014년 북한 내란 위기가 닥치며, 김정은은 타살되거나 객사할 것”이라는 예언까지 나왔다.
김정일의 사망3주기가 올해라,
3년 유지가 어렵다는 것은 곧 올해 김정은의 운명도 끝장이 난다는 말이다.
김정은은 물론이고, 그 추종세력들에게는 모골이 송연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방송이 공개한 중국 역술가 호상명의 이름풀이가 흥미롭다. 더욱이 이 내용은 지난해 7월, 장성택이 건재할 당시에 내놓은 것이라 역술인들 사이에서 ‘신통하다'는 놀라움까지 보태지고 있다. 호상명은 “최룡해가 김정은을 내몰고 최고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부인 리설주를 최룡해가 차지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만약 북한 현지에서 이런 말을 했다면 능지처참과 6족이 멸해질 대역죄라 할 수 있다. 호상명은 당시 “삼국지의 유비(劉備)가 ‘備(갖출 비)'로 삼국통일의 대업을 준비만 하다 말았으며, 유선(劉禪)은 ‘禪讓(자리를 양보하다)'하여 나라를 넘겨주었다”면서 길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독재자의 이름을 풀어나갔다.
이 풀이에 따르면 김일성(金日成)의 ‘성(成)'은 업을 이뤄 아들에게 무사히 정권을 넘겨주는 것이며, 김정일(金正日)의 ‘정(正)'은 정지하다는 뜻으로 일을 이루지 못하고 정권을 불안정하게 넘겨주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특히 당시 북한 권력 실세로 고모부 장성택(張成澤)과 최룡해(崔龍海)를 꼽고, 이 중 최룡해를 주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룡해의 이름 획수가 모두 37인데 이는 하늘이 내린 복을 타고 태어난 것이며 최고 지위에 오르는 운을 갖고 있다”며 “그가 바로 황제 자리에 오를 것이다”고 점쳤다. 또 최룡해의 ‘해(海·바다)'가 리영호(李英浩)의 ‘호(浩·호수)'를 가볍게 몰아낼 것이기에 리영호를 축출한 것이며, 심지어 당시 절대2인자였던 장성택의 '택(澤·연못)'도 바다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만큼 어렵지 않게 몰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까지는 딱 맞아떨어졌다. 이름풀이나 점괘놀이에서 기선제압용으로 이 정도면 더 할 나위가 없다. 자연 김정은의 다음 이름풀이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그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李雪主)에 대해 “능력과 재간이 있으며, 다부(多夫·여러 남편을 거느림)할 것이니 결국 극부(克夫·과부상)할 운명이다”며 밝히고, 특히 최룡해와 리설주 궁합에 대해 “음양오행을 포괄하는 완벽한 수”라고 말했다. 즉 최룡해가 최고 권력에 오른 후, 리설주와 합해진다는 것이다.
요설(饒舌)이라 하더라도 이를 전해들은 당사자로서는 온몸이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하다.
북한 정권의 미래에 대한 천기(天機)가 예언대로 된다면, 이는 최악의 급변 사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한반도운명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상황을 맞게 된다면 한반도의 시계는 제로다.
중국이 한반도를 동북4성으로 편입, 한반도분단을 영구히 끌어갈 수도 있다. 아니면 북한의 내분이 남한이나 일본에 대한 무력도발로 이어지게 될 경우 동북아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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