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 서강대학교 특별 강연
일시 : 6월 2일 오후 3시
장소 : 이냐시오관 소강당
주제 : 청년의 꿈과 도전
연사 : 이명박 현 서울시장
약력 :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서강대 경영학 명예박사
현대건설 대표이사 회장
제14대, 15대 국회의원
2002년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2002년 제 32대 서울특별시장
2005년 11월 2006 서울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조직위원회 위원
2005 세계의 인물 대상,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그룹 fdi
20세기 한국을 빛낸 30대 기업인. 전국경제인연합회, 매일경제신문
- 참석하고 싶었는데 참석하지 못한 학우분들이나 이명박 시장에게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정리한 글을 올립니다. 주로 당신의 꿈과 인생에 대해 말씀을 하셨는데 연설의 뒷부분(청년의 꿈)에 대해서는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강대학교에서 강연중인 이명박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늘 저는 여러분들에게 제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할까 합니다. 저의 꿈과 도전입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갈 수 없었어요.
집안 살림은 넉넉치 않고 형제도 많아서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전 길거리로 나가 장사를 했지요.
중학교 때 절 미워하던 선생님(등록금을 잘 안낸다는 이유로)이 있었는데 어느날 제가 장사를 하는 것을 보게 된 거예요.
선생님은 저의 그런 모습에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지요.
그날 선생님은 어머니를 찾아가서 설득을 하셨어요.
어머니는 반대하셨죠.
당시 우리 가족은 형제 중 한 사람이 대학을 가면 그를 위해서 모두 일터로 나가야만 하는 형편이었는데요.
선생님은 집요하셨어요.
무엇이 문제냐 그러셨죠.
어머니는 등록금이 문제라고 이야기 하셨고 그러면 야간상업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진학하면 등록금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머니는 결국 허락하셨어요.
저는 그 선생님의 지극한 제자 사랑과 설득으로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진학할 수 있었죠.
사람들은 제가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해서 매우 똑똑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하는데 제가 똑똑한 게 아니라, 그 학교가 좀 실력이 많이 떨어지는 학교였어요.(모두 웃음)
시골에 있는 그 야간상고에서 당시 4년제 대학을 진학한 사람은 제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여학교 근처에서 뻥튀기 장사를 할 것을 권유했어요.
요즘은 그 뻥튀기 기계가 자동화 되어 있어서 뻥튀기가 잘 만들어지잖아요.
그런데 그 때만 해도 수동식이었고 그래서 며칠동안 그 기계를 가져다가 연습을 했었어요.
뻥튀기 연습.
어머니가 왜 저를 여학교에서 장사하게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정말이지 여학생들 앞에서 장사를 할 자신이 없었어요.
첫 날 여학생 한 명이 학교로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놀래서 숨어버렸죠.
그리고 한 시간이 지나니깐 여학생들은 더이상 안 보이더군요.
그렇게 오전에 무사히(?) 위기를 잘 넘기고 장사를 했는데, 글쎄 오후가 되니깐 이 여학생들이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겁니다.(모두 웃음)
저는 할 수 없이 챙이 큰 모자를 하나 구입해 얼굴을 가리기로 했어요. 얼굴은 완벽하게 가려졌는데, 글쎄 이제는 장사가 안 되는 거예요.
앞이 안 보여서. 누가 왔다갔는지 알 수가 없는 거죠.(모두 웃음)
어느날이었죠.
누군가가 제 뒤에서 뒷통수를 세게 치는 겁니다.
어머니였어요.
저의 그 모습을 보고 매우 호통을 치셨습니다.
"네가 남을 속였느냐? 네가 거짓말로 장사하는 사람이더냐? 네가 살고자 일을 할 뿐인데, 네가 대체 부끄러울 일이 무엇이냐?"
이 때 어머니께서 하신 이 말씀을 저는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건 항상 부끄럽지 않고 떳떳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는 거지요.
전 고교졸업후 서울로 올라와 달동네에 하숙을 했습니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인력시장을 돌아다니며 닥치는대로 일을 했지요.
당시 제 소원은 정기적인 월급을 한번만이라도 받아보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일을 하는데도 돈벌이가 시원찮았습니다.
결국 자꾸 오르는 월세를 감당못해 달동네 이곳 저곳을 옮겨다녀야 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일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졸업장으로는 이러한 비천한 삶을 벗어나기가 힘들다고 판단했죠.
대학 중퇴의 학력이라도 좋으니깐 꼭 대학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책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청계천을 돌아다녔는데 어느 오래된 서점이 눈에 띄더군요.
그 서점 주인은 제법 아는 체 하면서 저한테 물었습니다.
"문과야 이과야?"
저는 그냥 경영학과가 생각이 났는데 아마도 그런 학과로 가면 먹고 사는데에 지장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서점 주인은 자신있게 "그럼 문과네!" 하며 책을 골라 주었습니다.
그 서점 주인은 아주 좋은 책을 골라주었죠.
그렇게 저는 낮에는 일, 밤에는 공부를 했습니다.
학원에 다니는 어떤 형이 있었는데 고대에 원서를 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저도 덩달아 원서를 냈죠.
아마 그 형이 서강대에 원서를 냈으면 저는 서강대를 갔을 겁니다.(모두 웃음)
그런데, 입시결과 그 형은 떨어지고 저는 합격을 하였어요.
제 생각에 그 형은 떨어져도 괜찮은 사람이었어요.(모두 웃음)
아버지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계셨기 때문에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 같았어요.
그 형은 몇 번 더 재수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거 없었지만, 저는 그럴 형편이 못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붙었어야 했죠.
합격을 하고보니, 이제 문제는 등록금이었어요.
저는 합격만 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때 운좋게 돈이 좀 되는 일을 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새벽마다 시장에서 쓰레기를 줏어다가 매립장으로 버리는 힘든 중노동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등록금에는 못 미치는 월급이었어요.
그렇게 고민하던 제게 시장 어르신들이 모두 돈을 걷어서 주시는데 정말 고마웠습니다.
역시 서민들의 마음은 서민들만이 아는 그런 것이었어요.
저는 이렇게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학생회장에도 출마했어요.
남자 선배들은 저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다행히 여자 후배들이 저를 좋아해줘서 학생회장에 당선되었어요.(모두 웃음)
아마도 제가 맨날 똑같은 군복 비슷한 옷을 입고 다녀서 좀 특별한 학생으로 비춰졌던 것 같아요.
그 이후 저는 전국대학 학생회장들과 뭉쳐 당시 군사정권의 일방적인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죠.
다들 아시는 * 6.3 사태.
그 학생시위 결과 저는 재판에 회부되었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절망적이었어요.
먹고 살기 위해 지금까지 고생해 온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죠.
그래도 저는 감옥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감옥에서는 사상책은 볼 수 없었지만, 다른 전공 책들은 들여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운좋게 저는 6개월 만에 사면되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 였습니다.
어딜가나 저는 운동권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었던 것이었죠.
대한민국에서 운동권인 학생을 받아주는 회사는 당시에는 없었던 겁니다.
좌절했습니다.
우연히 조그만 건설 회사 사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 그 회사가 바로 '현대 건설'이었어요.
직원 98명의 조그만 건설 회사여서 왠지 이곳은 저를 받아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이 있는 날이었어요.
그 때가 제가 처음 정주영 사장과 직접 대면한 날이었습니다.
그날의 대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민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사장이 대학생인 제게 처음 질문했던 말은 바로 이것이었어요.
"자네 합격하면 정말 여기 다닐텐가?"
정주영 사장은 제게 건설이 무엇인 것 같냐고도 물어보더군요.
저는 그 때 딱히 생각나는 말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랬습니다.
"건설은 창조입니다" 라고. (모두 웃음)
그 면접 이후 정주영 사장이 가끔 대외 연설에서 강조하시곤 하더군요. "건설은 창조"라고.(웃음)
제가 회사의 합격 통보를 받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중앙정보부에서는 저를 집중 감시대상으로 두어 어떤 곳도 취직이 어렵게 했어요.
저는 이낙선 당시 상공부 장관을 찾아갔습니다.
저를 이 대한민국 땅에서 못 살도록 만든 당국 관계자를 정말 한 대 후려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왠일인지 화를 내기는 커녕, 그 분을 만나뵈서는 조용히 몇 마디 말씀만 드리고 그곳을 나왔습니다.
며칠 후 회사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합격했으니 출근하라고.
제가 12년 후 현대건설의 사장이 되어 호텔에서 취임식을 하는데, 그 분이 오셔서 축하해 주시며 그 날 제가 찾아왔던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제가 그랬답니다.
"한 젊은이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길을 국가가 가로막는다면, 국가는 그 젊은이에게 영원히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 이 젊은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환호와 박수)
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건설, 자동차, 조선. 12년 만에 초고속으로 승진해 35세의 나이에 사장이 되었습니다.
98명의 그 조그만 회사는 제가 그만 둘 때 15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해 있더군요.
저는 시장이 되어 제가 청년 시절에 살았던 달동네를 돌아보았습니다.
동네 할아버지는 제가 이 곳을 잘 아는게 신기하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달동네를 순회하다가 우연히 어떤 집을 들렀는데, 그 집에는 문이 밖에서 잠긴 채로 치매 노인이 한분 계시더군요.
자식들이 돈벌러 나가면서 어르신을 집에 가두어 둔 것이죠.
저는 그 때 이 분들이 마땅히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요양원을 종교 단체와 지역구와 협의해 자꾸 늘려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지금 서울시에서는 저소득층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처음 그 학생들을 지원해 주기로 할 때에는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습니다.
시예산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기엔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어요.
그렇지만 저는 과감히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5천명 모두에게 성적이 아닌, 오로지 가정형편이 안좋다는 이유만으로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이었죠.
교육계와 시민들의 반응이 좋자, 이제 반대하던 내부에서는 장학금 전달식을 잠실 체육관에서 성대하게 가지는 것이 어떠하냐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이게 무엇입니까.
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과연 그런 자리를 좋아할까요?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행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장학금은 오로지 그 학생 당사자와 교사만 알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편지에는 "여러분들에게 이 돈은 빌려주는 것이다. 여러분이 십년, 이십년후 성공하여 다시 후배들에게 지금의 그 돈을 꼭 갚으라"고 썼습니다.
* 6.3 사태 : 1964년 서울시 전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여, 4개 사단병력을 서울시내에 투입하여 시위진정. 그 해 3월 24일 서울대학 ·연세대학 ·고려대학 등에서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를 외치는 시위가 발생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시위는 3월 30일 11개 대학의 학생대표들이 박정희를 면담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함으로써 일단 진정되었다. 그러나 박정희정부가 한일회담을 계속 추진하자 4월 19일을 전후하여 학생시위는 재발되었고, 6월 3일에는 1만여 명의 학생과 시민이 시위에 참가하였다. 이에 박정희는 오후 8시 서울시 전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4개 사단병력을 서울 시내에 투입하여 3개월 가량 계속되던 시위를 진정시켰다. 7월 29일 계엄이 해제될 때까지 일체의 옥내외 집회 ·시위의 금지, 대학의 휴교, 언론 ·출판 ·보도의 사전검열, 영장 없는 압수 ·수색 ·체포 ·구금, 통행금지시간 연장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한편 이 사건으로 한일회담을 추진해오던 공화당 의장 김종필(金鍾泌)이 사임하였다.
강연 후 졸업사진을 찍고 있던 학생들과 즉석 포즈를 취하던 이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강05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읽었어요^^
이명박 시장이 이런 분인지 지금껏 몰랐네요. 그냥 현대랑 관련있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고생하셨다는 건 몰랐어요. 정말 대단한 분이시네요. 06/03(02:39)
남태영 저도 가고 싶었는데 그 시간에 quiz 보는 바람에..
정말 잘 읽었습니다. 뭔가 가슴에서 벅차오르네요..^^ 06/03(02:42)
clare 정말 감사합니다. 훌륭한 강의를 이렇게 공들여서 정리해주시다니- 고맙습니다! 06/03(07:02)
오공 한밤중에 정리하느라 애쓰셨네요. '장학금 얘기'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생들의 처지를 고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06/03(07:51)
--서강대학교 게시판 사랑방에서 펌.......명박사랑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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