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설 >

DJ는 결국 눈을 감았다. 운명했다. 조금 빠른 소천이다. 지금 그의 운명에 따라 한국 언론들은 특집방송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한국 tv들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


여하튼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김대중의 반세기, 그 정치 일대기를 목도했고 함께 동고동락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아내, 자식들이 군부로 부터 핍박을 받은 스토리는 눈물을 금치 못한다.

행동하는 양심, 그 김대중. 오늘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한 식당에서는 50대 건장한 교민 두 사람이 TV에서 방영되는 생전 김대중의 모습을 시청하면서 {.... 돈 많이 해 먹고 갔네... 그 자식들에게 엄청 돈을 남겼을 것이다. 내가 지난 1987년 대선 때 한국에서 김대중에게 10만원을 보냈지... 이제보니 김대중은 부정 부패자 다. 실망했어... }

곁에 앉아 있는 천하의 미주통일신문 기자가 들으라고 말 하는 듯 큰소리를 쳤다. 식당 주인 여인 까지 {배 기자님, 김대중이가 한 일이 뭐가 있어요 ?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것 밖에 없지 않아요 ? 북한에 퍼 준 것 밖에 없지 않아요 ? }


그러나, 잠시 후 한 한약방에서 만난 70대 노인, 그는 호남인. 김대중 지지파. {김대중이가 뭘 했다고... 역사 평가를 하기 어렵다..}라고 말하자, 한의사가 기자의 발을 툭 찬다. "말조심 하라"는 신호. 그래서 그랬는지 구면인 70대 노인의  안색이 갑자기 굳어졌다.

본란이 위에 기술한 2건의 사례를 생각하면 그 2건의 '평가'가 오늘 김대중의 평가에 큰 도움이 될 지 모른다. 본란은, 오늘 김대중 전직의 죽음에 대해 충분히 애도를 표하면서도 김대중 전직의 정치사 일대기들을 평가할 때, 본란은 결코 후하게 점수를 줄 수 없다는 결론이다.


본란이 이에 대해 간헐적으로 논평을 한 바 있었다. 오늘의 논평도 그것도 대동소이 하다. 정리한다. 김대중은 1950년 전후 민족내란을 통해 한국정치 도정에 오른다. 우리는 그의 파란만장의 정치사를 익히 알고 있다.  

그가, 혹은 그들이 1960년대 부터 본격적으로 정치투쟁을 가속화 함으로써 김대중-김영삼 등 소위 민주화 세력들이 근대 한국 정치무대에 공동주연으로 부상했다.


여기서 독자들은 냉정을 잃으면 안된다. 철저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민주화 투쟁, 군부독재 타도 배경은 영남-호남 간의 지역감정에서 촉발되었고, 김대중은 이를 악용했고 특히 박정희 대통령 팀들도 호남차별화 전략이 큰 실수를 자초한다.


그러나, 그 보다 김대중은 "분단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그들이 군부타도를 외치면서 시도했던 다양한 전략전술들은 군사전투 였다. 그들이 호남양심 등을 표방하면서 군부를 공격할 때, 다수 국민들은 군부가 惡(악)이고 민주화 세력들이 善(선)으로 오인했다.


그러나, 그들이 군부를 타도하고 청와대에 입성했으나 국가이익에 부응하는 최소한의 박정희 대통령 수준의 기여도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김영삼, 김대중의 국정통치권자 당시의 실적들을 평가할 때 피를 흘리며 투쟁했던 민주화 투쟁 당시의 열정과 다른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려고 한다.


그들은 고작 일제 잔재 청산, 군부 잔재 청산(5. 16 광장), 군부 하나회 조직 해체, 실명제 도입, 외환위기 자초, 공기업 매각 외채상환, 6.15 공동선언, 노벨 평화상 수상 등  뿐이었다.


그래서, 본란이 자주 비판했듯, "그 정도의 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30년 이상 군사독재 타도를 외쳤던가" 라고 반문한다. 대북포용 정책만 하더라도, 그것은 실패작이었고 도리어 우리가 북한에 포용 당하고 인질, 살해 당하는 꼴이 되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 그것도 30년 이상 권력투쟁을 했다면 - 대통령 당선 후 국익에 어떤 플러스가 있다는 프로젝트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권력투쟁만 했지 분단한국의 상황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체성 훼손, 국력 소모 낭비만 하는 통치권 행사를 했다면 그것은 높이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본란의 주장이다.


그들이 아닌 소시민일지라도 국가건설에 매진하는 정권을 타도할 정도였다면 그 실적이 마땅히 우수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권력투쟁은 있고 국익 전략이 없었다면 그들은 존경받을 수 있는 대통령 출신으로 평가할 수 없다.


미소한 미주통일신문 기자도 30년 전 미국 LA 정착 후 "앞으로 ... 언론은 장기전이다... 서둘지 말자... 이곳 교민들이 무섭다.. 눈치가 빠르다.. 우습게 알면 코 다친다... 그들을 나의 독자로, 정보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길게 보고 뛰어야 한다. 그들을 괴롭히거나 피해를 주면 나의 언론은 끝이다"라는 다짐을 했었다.

그 때 한국서 온 안기부 요원들도 {배 사장님, 교민들에게 위엄을 보이세요... 가볍게 대하지 마시고....} 라고 코치를 했으나 30년이 된 오늘까지 본 언론사는 교민의 학력 신분을 따지지 않고 마음을 주는 동포로 포용하고 있다. 그 결과, 30년 만에 상당 부문의 성과가 있었다.

아믛든, 김대중 전직의 운명에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빈다. 저승에 가서라도 오늘의 대북포용 정책들이 모두 현실적이었나 등을 따져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