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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을 둘러싸고 새누리당의 공격은 더 거세지고 민주당 내 기류는 ‘손놓기’로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박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3차 소환 통보에도 출석을 거부하자 오는 30일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난 19일과 23일에 이어 27일까지 소환을 거부한 박 원내대표를 상대로 오는 30일 체포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국회는 오는 31일이나 다음달 1일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다시 한 번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맞서게 된 것이다. 현재 체포동의안 처리는 여야의 ‘쇄신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은 저축은행 사건 연루 혐의를 받은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민주당의 거센 공격을 받았고, 이 여파로 원내지도부 총사퇴와 황우여 대표의 대국민사과 등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새누리당이 4.11총선 당시 내놓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라는 쇄신안에도 타격을 입었다. 민주당은 당시 새누리당의 불체포특권 포기 방침을 평가절하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자당과 마찬가지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남용을 방지하겠다는 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민주당이 “검찰의 표적수사”라고 맞설 경우, ‘특권 포기’라는 기치 아래 역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두언 사태’로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은 이한구 원내대표가 ‘리더십 회복’을 위해 박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적극적인 행동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지원 방탄국회'로 도덕성 논란까지? 민주당 일부 "이건 아니야"

박 원내대표의 든든한 방어막이었던 당내 기류조차 변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당은 무조건적인 ‘박지원 감싸안기’ 행보를 보여 왔지만, 최근 이해찬 대표가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에 맞서 ‘박지원 방탄국회’를 연상시키는 8월 임시국회 소집을 발언하면서부터 “이건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박 원내대표를 지키려다 당이 ‘꼼수 정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 것이다.

지난 26일에는 ‘방탄국회’에 반대를 표명하는 초·재선 및 3선 이상의 의원들 10여명이 여의도 모처에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이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체포동의안 저지’를 당론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현재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에 맞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발동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가 대선 정국에서 ‘호남 표심’을 이끌 적격자로 평가 받고 있고 ‘국회 저격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이지만 더 이상 ‘국민의 눈높이’에 반하는 일을 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4.11총선 당시 통합진보당과 연대했지만 통진당이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와 종북 논란을 겪으며 민주당에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데다 ‘도덕성 논란’까지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가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 23일 MBN토론회에 참석한 대선주자들 중 김영환 후보는 “박 원내대표가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문제고,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분명히 결백이 밝혀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가 복잡해질 뿐만 아니라 당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응해서 당당히 의견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길 후보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당하게 조사에 응해 결백을 설명하는 것이 피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50·구속기소)으로부터 1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60·구속기소)와 임건우 전 보해양조 대표(65·구속기소)로부터도 수천만원을 받은 의혹 등도 함께 받고 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