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 저널 논설: (지겨운) 휴전선을 떠나면서 (남신우 번역)
2004년 6월 10일자
남한에 주둔한 미군병력의 3분지 1을 빼내겠다니까, 서울에서들 큰 일 났다고 야단들이다. 우리는 남한 정부가 왜 저렇게 놀라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제 정신 갖은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왜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지 모두 잘 이해를 할텐데,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지난 18개월간 계속 딴 청만 부리더니, 이제 불똥이 제 발 앞에 떨어지니까, 정신들이 좀 나는 모양이다.
주한 미군 3만7천명 중에서 1만2천5백명을 내년 말까지 빼겠다는 통보를 받고나서야,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정권이 남한 안보에 아무런 위협이 아니다란 몽상에서 깨어나는 것 같다. 사실이 그렇다면 이번 감군 결정은 딴 것을 몰라도, 이것 한 가지는 득을 보았다고 할 수 있겠다.
남한의 지도자들이나, 대다수 국민들이 점점 평양정권의 안보위협을, 심지어는 북한의 핵위협까지도, 진짜 위협이 아니고 걱정할 것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나라를 위하여 우리 군대를 "인계철선"이란 명색으로 계속 최전방에 주둔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파산 직전에 있는 북한정권은 플루토니움을 테러리스트에게 팔아먹어서, 테러리스트들이 뉴욕같은 미국 대도시를 까부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은 고사하고라도 말이다.
우리나라(미국)의 안보가 북한에 위협 당하는 현상황에서, 언필칭 우방이란 국가(남한)에서 우리의 안보대책에 공조하지 않는다면, 미국민이 무조건 무한정 참아주고 기다려 줄 수는 없다. 이번 주 우리 정부가 보낸 메시지에 남한 사람들이 정신을 차린다면, 그 이상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순전히 군사적 입장에서 한반도 상황을 판단한다면, 미군이 북한군의 남침을 막기 위해서 꼭 휴전선 전방에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 사실은 꼭 한반도에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스마트 미사일과 장거리 폭격기들로 싸우는 현대전에서, 미국은 괌 섬이나 "일본해(동해)"에 배치한 항공모함으로부터 전쟁을 수행해도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다.
미국방부 부차관보 리처드 로울리스 씨가 말한 것처럼, "미국은 냉전이 끝난 뒤에도 사실 너무 오래 이곳에 남아 있었다. 지금은 한 자리에 주저앉아서 방어를 하는 시대는 지났고, 기동성이 높고 전력이 더 많은 군사력으로 21세기 전략을 생각할 때가 왔다."
그러나 그렇다고 주한미군 전부를 철수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남한정부에게 감군조치를 통고한 것은 몇 가지 점에서 효과적 이득이 있을 것이다. 우선 노무현 정권에게 경고를 보내는 의미가 있고, 남한에서 빼내는 군대를 이라크 戰에 돌릴 수 있는 利點이 있다. 그래서, 제2 보병사단중 제2 여단 병력은 금년말 철군 초기단계 과정으로 남한에서 이라크로 이동할 것이다.
만일 우리 군대를 전부 철수시킨다면, 한반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의도에 관해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은 이곳에서 지난 반 세기 동안 군대를 두어서, 공산주의 침략을 방어해줬고, 평화와 안정을 보장해줌으로서, 이 나라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경제발전이 가능하도록 도와줬다. 그리고, 미국도 그동안 큰 이득을 본 것이, 이런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면서 이 지역과의 통상무역이 크게 신장해서, 이 지역은 이제 미국의 수출액 3분지 1에 달하는 두 번째 교역 지대가 되었다.
이 지역에서 그동안 제일 주목할만한 진전 성공은, 미국의 안보 보호 아래서 수출을 중심으로 막강한 경제발전에 성공한 남한이나 대만의 예를 보고, 중국이나 월남같은 공산국가들도 자국의 국력을 지키기 위하여, 이 先例를 좇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냉전시대, 주한미군은 이런 안보 보호막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구성부분이었다. 그리고, 미국을 향한 안보위협이, 냉전에서 테러와 핵확산으로 바뀐 지금에도, 그리고 중국이 군사력을 급하게 증강하고 있는 판에,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디다. 미국은 군사를 이 지역에 계속 둠으로서, 이런 위협이 더 악화되는 상황을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미군을 전부 철수시킨다면, 아시아 지역 미군 前哨는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 미군 철수는 장래 일본에서도 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는 위험한 前例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지금 우리와 더 가까운 맹방이 되려고, 평화헌법 수정까지 고려하는 고이즈미 일본수상의 노력에 찬 물을 끼얹는 꼴로 보일 수도 있다.
미국이 일본에서 철수한다면, 미국의 서태평양 전초는 괌 섬이 될 것이다. 앞으로 무기가 더 발전해서 이곳으로부터 이 지역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이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면, 그동안 미국과 아시아의 경제발전을 가능케 한 미국 안보 보호막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잘못 전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노대통령의 좌파정권이 우리에게 전부 철수하라고 시비를 걸고, 또 그러는 노 대통령에게 "엿이나 먹어라" 하고 내대고 싶어도, 미군은 비록 일부라도 계속 남한에 남아있는 것이 바람직 하다. 이것은 김정일 정권이 붕괘한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이 점에는 노무현 대통령만큼이나 포용정책을 좋아했던 김대중 씨도 동감한다고 공언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감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감군 규모는 꼭 남한의 안보 필요에 의해서 결정할 것도 아니다. 더구나 남한이 우리의 안보에 관심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그들의 말을 꼭 들어줄 필요는 없다. 이번 주 우리가 남한 정권에 감군을 통고한 것은 바로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이고, 만일 노 정권이 이 메시지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망하든지 살아나든지 상관할 바가 아니다.
WORLD STREET JOURNAL/REVIEW & OUTLOOK
Leaving the DMZ
June 10, 2004
News that the U.S. plans to withdraw one third of its troops from South Korea has set alarm bells ringing in Seoul. But we wonder why the government is surprised. After 18 months of undermining the key reason for the American military presence in the eyes of ordinary South Koreans, President Roh Moo Hyun and his advisers are finally seeing their chickens come home to roost.
Perhaps this week's announcement that 12,500 of the 37,000 U.S. troops will leave by the end of next year finally will force President Roh to wake up to the dangers of spreading the myth that Pyongyang no longer poses a serious threat. If so, it will have achieved one immediate beneficial result.
American forces cannot be expected to remain as a "trip wire" in the frontline of the South's defenses when its leaders, and a growing number of its people, refuse even to take Pyongyang's threat, including its nuclear programs, seriously. Let alone recognize the risk of the bankrupt regime selling its plutonium to terrorist groups, who might then explode it in a major American city such as New York.
An ally's refusal to face up to the grave threat posed to U.S. national security by the North is not something the American public can be expected to tolerate for much longer. If this week's announcement has finally driven that message home in Seoul, so much the better.
On strictly military terms, there's long since ceased to be any need for American forces to be stationed along the Demilitarized Zone in order to repel an attack from the North -- or, for that matter, on the Korean peninsula at all. In an era of smart missiles and long-range bombers, the U.S. can do the job just as effectively from Guam, or from an aircraft carrier in the Sea of Japan.
As U.S. Deputy Undersecretary of Defense Richard Lawless said, "We have been for a long time, in effect, where we were when the Cold War ended. And it's time to adjust those locations from static defense through a more agile and a more capable and a more 21st century posture."
That doesn't mean bringing all the troops home. The proposed partial withdrawal serves several useful purposes. It not only sends a warning to President Roh but also frees up forces that could be better deployed in Iraq. Indeed, that's where the Second Brigade of the Second Infantry Division will be going, in the first phase of the pullout later this year.
A full withdrawal would send a very different message about U.S. engagement in the region. America's military presence in Asia has served the region well over the last half century, stemming the advance of Communism and serving as a guarantor of peace and stability that paved the way for a period of unprecedented economic growth. It has also served the U.S. well, creating a climate in which international commerce could flourish and the region could become America's second-largest trading partner, accounting for one third of U.S. exports.
Perhaps the greatest mark of success was that the export-orientated economic model that flourished under the American security umbrella in countries such as South Korea and Taiwan has worked so well that the region's remaining Communist regimes, from China to Vietnam, have embraced it in order to remain in power.
A U.S. presence in Korea was a vital component of that umbrella during the Cold War. And it remains so during the new era, when the key threats to American interests have shifted to terrorism and nuclear proliferation, not to mention deterring the emergence of a more aggressive form of Chinese militarism. That is less likely to manifest itself so long as the U.S. maintains an active military presence in the region.
Take away all American forces from Korea, and Japan would be left in the exposed position of being the only remaining U.S. military outpost in Asia. That could set a dangerous precedent for bringing the troops home from there as well. It might also undercut the efforts of Japanese Prime Minister Junichiro Koizumi to push Japan to play a more active role in the alliance by rewriting the country's pacifist constitution.
And a U.S. pullout from Japan would leave Guam, far east of Asia's coast, as America's only forward deployment in the Western Pacific. More advanced weaponry might make it feasible to fight a war from there. But the plausible concern is that such a withdrawal would send a signal about U.S. involvement in the region that would make it difficult to maintain the security umbrella that has well served both America and Asia.
Hence the need to keep some forces in Korea, even if the provocations of President Roh's leftist allies aimed at precipitating a total withdrawal sometimes make it tempting to leave them to stew in their own juice. That need would remain even after the collapse of Kim Jong Il's regime, as even Kim Dae Jung, President Roh's equally appeasement-minded predecessor, publicly recognized.
But the size of that military presence is not set in stone. Nor need it be primarily dictated by South Korea's security concerns, especially when they fail to take America's into account. That's the message from this week's pullout announcement and one which the Roh administration ignores at its pe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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