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러고도 무슨 염치로 稅金은 걷나
포항 등지에서 벌어진 화물 수송 방해와 중단 사태는 지금 새 정부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오래 전에 예고된 파업이 경찰의 방관 속에 닷새나 계속돼 철강·조선·가전·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관계 부처 장관들이 국무회의에서 보고도 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에 파악을 하는데, 확실히는 못했다”는 한 장관의 뒤늦은 해명을 들으면 국민이 왜 세금을 내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집권 두 달이 1년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가 한 말, 벌인 일들, 온갖 논란과 사건이 많은 가운데 실제로는 정부가 기초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이렇게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의 이런 기본 기능 부재가 단시간 내에 고쳐지지 않으면 이번 수송 중단 사태로 입은 경제적 손실의 몇 십배, 몇 백배의 화(禍)를 나라에 안길 수밖에 없다.
원인은 정부의 국정에 대한 능력과 관심의 문제다. 지금 새 정부 출범 이후 수많은 요직에 들어앉은 ‘아마추어’들이 실제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런 황당한 사태를 당하고서야 그들의 ‘능력’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정부가 신문사와 신문 보도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있는 관심과 열성의 절반만이라도 이번 사태에 쏟았다면 이렇게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랬다면 화물 노조원들이 제철회사 출입문 4개를 불법으로 다 막고 있는데도 경찰이 이렇게 수수방관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것은 화물운송업 내부의 불합리와 그로 인해 고통을 겪어온 화물 차주들의 불만이었다. 이런 문제를 고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고 ‘개혁’이다. 새 정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관심을 두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개혁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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