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의 첫작품!
황장엽 특별보호에서 일반보호로,
이한영 사건을 떠올리는 이유는?
방미 등 정치적 활동에 대한 부담감 작용? 업무 인계받을 경찰 국가정보원은 7월 18일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인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신변보호 주체를 국정원에서 경찰로 넘기는 등 특별보호에서 일반보호로 전환하고 미국 정부와의 신변보호 협의를 거쳐 방미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명예회장과 함께 망명한 김덕홍 전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사장도 여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황 명예회장이 미국방문과 함께 특별보호에서 일반보호로 전환한데에는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은 "황씨의 방미 허용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방미문제와 별도의 사항인데도 특별보호 대상을 일반보호 대상으로 바꾼다는 것은 정치적인 계산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막는 등 자유를 제한하는 게 특별보호가 아니다"며 "황씨는 고위급 인사인 만큼 지금까지의 특별보호가 아닌 정부차원에서 특별하게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 사무총장은 "일반보호가 방치의 개념은 아니겠지만 1997년 2월 김정일의 처 조카인 이한영씨가 특별보호에서 일반보호로 전환된 이후 피살당했다"며 황 명예회장이 앞으로 일반보호를 받게 되는 데 심대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황 명예회장의 방미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보호에서 일반보호로의 전환이 방미의 발목을 잡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2000년 11월 20일 황장엽 명예회장이 "국정원이 자유로운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자 국정원은 바로 다음날 황 명예회장의 성명을 반박하는 반론자료(A4용지 6쪽 분량)를 냈다.
국정원은 당시 성명에서 "국정원이 11월16일 '제한조치'를 취했다고 하나, 이는 과장된 주장이다. 국정원은 황씨의 신변보호를 책임진 입장에서 최근 이들의 대북 자극 발언으로 북한의 테러 위협 가능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 외부 활동에 자중을 권장하고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또 "황, 김 두 사람이 북한에서 특수 신분이었던 점을 감안해 국정원에서 특별 관리해 왔으나, 최근 이들에 대한 '자유속박' '연금' 등의 오해가 제기돼, 관련법에 따라 일반 관리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라며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신변안전 대책을 철저히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2000년 11월 21일자)
당시 정부는 본인들이 원한다면 지금의 안전 가옥에서 내보내 일반 탈북자와 마찬가지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일종의 협박을 한 셈이다.
황장엽(81) 명예회장과 김덕홍(65)씨는 지난 1997년 4월 20일 국내에 입국한 후로 줄곧 국정원 안가에서 특별보호를 받아왔다. 국정원은 이들이 "북한의 고위급인사 출신인 점을 감안, 신변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북한이탈주민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기간이 1차 만료됐고, 인권탄압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당사자들도 국정원관리에서 벗어나 사회활동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황 명예회장은 국정원 안가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역사의 진리를 보았다'를 비롯, '황장엽 대전략', '북한의 진실과 허위' 등 북한 체제 및 김정일 독재정권 교체 등 붕괴론적 시각에서 기술한 17권을 출판했으며, 기회가 될 때마다 외부강연(300회), 국내외 언론 인터뷰(40여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명예회장은 이제 사회에 배출된 만큼 방미문제에 대한 제한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 명예회장은 'DJ정부' 때도 방미 의사를 보였으나 국민의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황 명예회장이 반대하는 등 상반된 견해를 보여, 황 명예회장은 미국방문을 비롯, 활동에 제한을 받아왔다.
국정원은 "정부는 북핵문제로 인해 긴장이 조성된 한반도 정세에 황씨의 방미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하고 있으나 황씨가 방미를 신청해 오면 이를 말리지 못할 것"이라며 "황씨가 방미 결정을 하면, 정부는 그의 특수신분을 감안해 신변안전 보장문제에 대해 미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명예회장은 지난 7월 4일 한나라당의 초청으로 '탈북자 및 북한인권문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 인권 실태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미뤄, 방미하게 될 경우 주로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는 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정원은 황 명예회장이 일반보호를 받게 되는 시일에 대해 전화통화에서 "오늘 결정이 났고, 또 황씨가 배출되기 이전에 황씨의 살집을 마련해야 하고, 신변안전 업무 이관 등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과의 사전협의가 끝난 상태인가"라고 묻자 국정원 관계자는 "실무적인 협의까지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당연히 (경찰과) 협의를 했겠죠"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황장엽씨 관련해서 어떠한 보고나 자료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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