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조선일보] 미국 "기각 환영…이라크 긴밀한 협력 기대"

NYT "국회와 원만한 관계 유지하길"
블룸버그 "한국 정치·경제 안정 찾을듯"
마이니치 "집권2기 화해정치 실현 관심"

관련특집
- 대통령 탄핵 기각

외국 정부와 언론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기각을 한국의 정치 발전과 민주주의 고양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정치를 해야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외국 정부 반응

미국 국무부는 13일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한국과 매우 튼튼하고 효율적인 관계를 누려왔으며 앞으로도 우리의 협력을 심화시키기를 고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14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 사실을 보도한 외국언론들. 미국 CNN(위로부
터)은‘노 탄핵, 뒤집어지다’라는 제목으로, 영국 BBC는‘한국의 지도자 복직되다’란 제목으로 이 사실을 공중파와 인터넷으로 신속히 보도했고, 일본 신문들도 석간 종합1면과 국제면 등에‘한국 대통령의 탄핵 기각’기사를 실었다.

국무부는 “미국은 한국과 이라크의 안정과 발전에 대해 우리가 공유한 이익과 6자회담 등을 포함한 상호 관심사들에 관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한국정치는 이번 탄핵 사건을 계기로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발전을 이뤘다”면서, “이제부터는 한국의 여야가 서로 흥분을 진정시키고 차분히 정치하는 것과 노 대통령이 법을 존중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노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데 대해 노 대통령의 직무회복을 축하한다고 논평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노 대통령 탄핵안 기각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우리는 우방으로서 한국이 정치 안정과 경제발전을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아울러 한·중 양국의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22일 방북(訪北) 소식에 관심이 쏠려있는 일본에서는 정부의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 외국언론 반응

미국의 CNN방송은 다른 프로 방영 중 ‘긴급 속보(breaking news)’로 탄핵 기각 소식을 보도했고 인터넷으로는 더욱 상세한 소식을 전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국회 과반을 장악한 상태에서 정치적 생명이 연장됨으로써 노 대통령은 개혁 아젠다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면서, “많은 한국민들은 노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회와 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례없는 권한을 갖게 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국인 다수, 특히 젊은층이 지지하는 정책인 대북관계 향상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균형잡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노 대통령과 지지세력은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게 됐다”면서 “이른바 진보로 간주되는 정치 그룹이 그런 권력을 갖기는 한국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대통령 탄핵 발의가 무위로 돌아갔다면서 노 대통령이 이번 결정으로 한층 강력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통신은 “한국의 정치환경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며, 단기적 경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BBC 방송은 헌재 결정이 널리 예상돼왔으며, 4·15 총선 결과에 국민들의 탄핵안에 대한 견해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간주됐다고 논평했다. 로이터 통신은 “노 대통령이 더욱 강화된 권력을 갖고 돌아왔다”며, “고용 창출과 경제회생, 노사 갈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 등이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언론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이 예상대로 완전복권을 이뤘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노 대통령의 대통령직 지속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는 혼란을 피하고 싶다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도 말할 수 있으며, 대통령의 인기나 정치수완의 평가와는 별문제”라고 전했다.

또 “헌법재판소는 보수적이지만 탄핵을 인정하면 국내 패닉이 일어난다는 예상 속에서 질서안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제2의 노 정권은 어떻게 보수와 혁신의 대립을 해결, 화해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고 전했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청와대 관계자는 드디어 본격정권의 단서를 잡았다고 말했지만, 이후 노 대통령의 언동은 국민의 엄(嚴)한 시선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자사 인터넷 사이트 인민망(人民網)에 헌재 심판 결과를 즉각 게재하고, “한국 여론은 헌재 심판 결과가 헌법 정신과 민의를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논평했다. 신화통신은 소추 기각 사실과 함께 탄핵 사건의 전말을 소개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email protected]

베이징=여시동특파원 [email protected]

뉴욕=김재호특파원 [email protected]

도쿄=최흡특파원 [email protected]
106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