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좌파진영이 29일로 예정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대규모 反정부 촛불투쟁의 기점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25일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 등에 게재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긴급 실천지침’을 통해, 향후 투쟁방향을 제시했다.
이들은 투쟁 기조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며, 그 범인은 이명박”으로 정하고, 이를 주장하는 대자보 등을 곳곳에 부착할 것 등의 지침을 내렸다. 구성원들에게 “수도권의 경우 반드시 대한문 추모 행렬에 참가해서 현장 분위기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하자”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한문 앞 분향소의 경우는 “언제 촛불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반드시 피켓 등을 마련” 하라고 했다.
특히 “5/29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 집중 결합한다”며, 30일 이후부터는 화물연대 등 노조 투쟁과 결합할 계획임을 밝혔다.
당원게시판에는 이밖에도 이번 사건을 ‘기회’로 활용하자는 취지의 게시물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댓통영감’이란 필명의 당원은 『추모정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란 제목의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추모정국이 조성되었다”며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청와대와 한나라당, 조중동은 그에 대한 적의를 슬쩍 감추고 재빨리 추모정국에 편승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추모정국이 마냥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모정국이 장차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를 예측하고 그에 대처할 전략전술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 민주노동당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을 계기로 추모의 촛불이 투쟁의 촛불로 전환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전환이 일어날까봐 극도로 불안해진 자들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그의 정적들”이라며 “그래서 그들은 추모정국에 편승하여 추모정국을 조용하고 침착하게 끝내자고 선동하면서 그의 정치적 죽음을 비정치화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 민주노동당이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 관점에서 인식하고 추모정국에 주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는 것. “추모정국의 침울한 정적이야말로 우리를 공격하는 정적들이 바라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 당원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수세에 몰린 것은 그의 생전의 정적 이명박 정권”이라며 “그(노 전 대통령)가 권력형 뇌물사건에 연루된 과오를 범했다고 해서, 우리도 그의 과오를 비난함으로써 그의 정적들과 한 패가 될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히려 우리는 그가 저지른 권력형 뇌물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그를 거세하려고 날뛰던 정적들에게 공격의 화살을 날려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반MB 전선을 구축하려고 투쟁해온 우리 민주노동당에게 추모정국이 유리한 정세를 조성해주었다”며 “지난 시기에 우리의 투쟁대상이었던 그(노 전 대통령)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어째든 그는 우리에게 전선구축의 길을 열어주고 떠났고, 추모정국은 반MB 전선을 구축할 당면임무를 우리에게 부여하였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우리 민주노동당에게는 이명박 정권과 대치하는 세력이라면 대치강도를 따지기 전에, 그들이 누구이건 묻지 말고 연대하여 전선역량을 확대해야 한다”며, 다만 “이명박계-박근혜계의 갈등이나 한나라당-자유선진당의 대립은 수구진영내부의 주도권 쟁탈전이므로 우리가 반MB 정서를 가진 박근혜계나 자유선진당과 연대하는 문제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추모정국을 반MB 전선을 구축하는 격돌정국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가 정적들보다 더 기민하고 신속하게 추모정국에 대처하지 않으면 수세탈피를 노리는 정적들의 역습을 막지 못한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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