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당당하게 죽는게 낫다.

5.18실체규명은 5.18대해 알고 시작해야 한다.

6월 23일은 서글픈 하루였습니다. 밤을 꼬박 지새우며 아침해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의 월드컵 16강진출을 지켜봤기에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분과 함께 시작한 5.18실체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광주로 향하면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말씀을 올렸기에 중언부언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했던 분들에게 제가 개인적인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고집스러운 모습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실례가 되었으면 죄송함을 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메일이 한통 와 있었습니다. 그 말미에 '역사학도'님의 댓글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광주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방법으로 처음부터 역사논리 대결을 선택하였습니다. 결코 장외투쟁이 역사논리 대결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는 저의 견해였습니다. 5.18에 대한 이론이 있는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장외투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평소 5.18 역사 이론을 갈고 닦으셨던 바로잡기님과 강재천같은 분들만 5.18측과 경찰의 협박이 굴하지 않으셨습니다. 20:45"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그럴 것 같습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었다면 '애국심'은 저절로 생겨날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었다면 '지혜'도 저절로 생겨날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었다면 '용기'도 저절로 생겨날 것입니다. 5.18실체규명 위원들은 제대로 '5.18에 대한 역사'를 알고 있는지 반문해야 할 것입니다.

'급하면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급조된 듯한 그런 '5.18실체규명위원회'는 정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위원들은 5.18에 대해 알아야 하며, 5.18실체규명으로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알아야 하며, 상황인식과 방향에 대해 분명한 자신의 의지를 피력한 자만이 위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6월 23일의 혼란은 '역사학도'님의 짧은 댓글로 함축되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그 잘못된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날 누구라도 '당당하게 죽는게 낫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며, 국가관도 없는 경찰들의 장난에 속아 넘어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5.18실체규명위원회'의 위원들의 학습상황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10.06.26.

민보상법개정추진본부 강재천

[첨부]6/24.

내가 사랑하는 조국, 그곳에 광주도 있었다.

6월23일 온밤을 꼬박 새웠다. 대한민국 축구는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든 날이었다. 내 조국 대한민국의 경사에 피곤함을 잊었다. 그리고 나는 5.18실체 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지기 위해 출발 장소인 사당역으로 갔다.

25인승 전세버스는 채워졌고 우리는 광주를 향해 출발했다. 버스에 앉아서 졸음은 밀려왔고, 비몽사몽을 헤매고 있었다. 버스는 순조롭게 고속도로를 달렸고, 처음 만난 분이 있어서인지 그분들의 대화에 깊은 잠에 빠질 수는 없었다.

자유북한군인연합의 회장은 연신 통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나는 그 통화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5.18실체규명 기자회견을 방해하려는 수작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짜증섞인 나의 말은 그냥 나의 짜증으로 받아 들이는 것 같았다.

자유북한군인연합 회장의 신변보호를 하는 광명경찰서의 이해못할 행동은 계속되었고, 그것은 곧 기자회견이 순조롭게 혹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을 예감했다. 나는 '경찰들의 방해 작업'임을 말했지만, 짜증으로 받아 들이는 것 같았다.

5월 18일 나는 5.18 30주년에 맞춰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날 마찬가지로 나주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기로 했던 자유북한군인연합은 경찰들의 과잉보호(?), 아니다, 과잉보호가 아닌 방해로 인해 기자회견을 갖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나 역시 그런 공작이 있었지만, 기자회견을 강행한 경험이 있다.

6월 23일에 일어난 일도 마찬가지다. 서울 출발시점부터 경찰의 방해는 있었고, 그것을 무시하고 우리의 의도, 목표를 이루자고 했다. 그러나 그런 나의 말은 공염불이었다. 수시로 경찰과 통화하는 Head는 이미 겁에 떨고 있어 보였다.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면 화염병이 난무하고 버스는 불탈 것이라는 경찰의 말을 믿고 있었다.

경찰의 인도로 광주시내를 헤매고 다녔다. 나는 불쾌했다. 나는 내가 하는 특별한 일이 있기에 5.18실체규명위원회에는 깊이 간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했지만, 23일의 실체규명위원회의 Head의 역할은 나의 분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최초 목적지인 5.18기념관을 지나쳤고, 광주시청 앞에서 차를 올렸고, 또 무슨 공원을 말했고, 모든 곳에 5.18단체들이 화염병을 들고 기다린다는 정보를 알리는 경찰들의 거짓말에 분노했지만, 같이 간 보우우파는 순순히 경찰들의 말을 따랐다. 그 시간 군산에서 온 자유총연맹회장과 회원들은 불쾌감을 갖고 돌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광주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으로 경찰들이 인도했다. 어이상실이었지만, 그곳에 같이 간 Haed들의 모습은 더 어이상실이었다. 나는 그곳 광주서부경찰서 과장과 입씨름을 했다. 그것을 말리는 보수우파의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꼈다. 그때 까지도 경찰의 장난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차안에 모여 의논을 했다. 서울로 돌아가자고 했다. '광주에 온 것만도 큰 의미가 있다'는 말에 '저 사람들이 5.18실체규명위원회 사람이 맞나?'라는 의심을 했다. 최소한 5.18에 대한 실체규명을 위해서는 화염병을 던지면 맞을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된 사람이어야 하는데, 있지도 않은 화염병 타령을 하는 경찰들의 말에 속아 넘어 가고 있더라는 것이다.

결국 5.18의 산증인인 김동문씨(67세, 5.18 당시 전남매일신문 차장, 5.18실체규명위원회 고문)의 안내로 식당으로 이동해서 굴욕적인 기자회견도 아닌 그런 모습을 연출했다. 나는 부끄러웠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5.18실체규명을 하고 있는 모습은 절대 내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김동문씨와 마주 앉아서 슬픈 얘기를 했고, 그곳에서 늦었지만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과 다르게 서울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충격을 맛봐야 했다. 그냥 서울로 간다는 것이다. 나와 몇몇은 반론을 재기했고, 강영근 대표는 기자회견을 할 사람은 지금 버스에서 당장 내리라고 했다. 나는 분노했고, 버스를 세우라고 했다. 결국 광주시청에서 내릴 사람은 내리고 갈 사람은 간다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광주시청에 버스는 도착했고 장재균 기자, 류인근 대불총 청년단장, 그리고 나는 내릴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당당하던 자유북한군인연합의 임천용은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임천용회장에게 내리라고 했다. 또한 우리가 준비한 현수막과 취지문, 성명서를 가지고 내리려고 했으나 강영근(5.18실체규명위원회 공동대표)씨는 개인자격으로 하라면서 거부했다. 나는 마무가내로 그것을 가지고 내렸다. 뒤따라 이화수(5.18실체규명위원회 공동대표)씨가 내렸다. 그렇게 달랑 5명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내렸고 차는 떠났다.

차에서 내리니 김동문 고문이 있었다. 서글픈 그런 기자회견이었다. 장재균 기자가 촬영을 하고 다섯명은 현수막을 들고 취지문을 읽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곳을 지나는 시민들 중에 관심을 가지는 분도 계셨고, 택시를 탄 분들은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하기도 했다. 그 시간이 오후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기자회견은 그렇게 끝이 났고, 화염병도 그 무엇도 우리에게 날라오는 것은 없었다. 광주시민은 폭도가 아닌 것이다. 그것을 핑계로 기자회견을 방해하려는 세력만 있었고, 그것을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만 있었던 것이다. 광주는 대한민국의 일부며,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 사랑하는 광주와 광주시민이 있는 것이다.

혹시나 일행들이 기다릴 것을 기대했으나 가고 없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 많은 이야기에서 내가 하지 못한 말을 한다. 나는 5.18의 실체가 규명되고, 광주와 광주시민이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대중 일당에게 속은 그런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화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또한 광주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나는 '5.18실체규명위원회'와는 선을 긋는다.

10.06.24.

민보상법개정추진본부 강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