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도 이젠 별수 없이 노무현에게 뒤통수를 얻어 맞는 군요. 참 재미난 구경 거리입니다. 김대중이 열린당 비상 지도부가 동교동으로 방문했을 때 왜 뜬 금 없이 자신의 정치적 계승자라고 열린당을 치켜 세웠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어째서 가방을 들고 수행 비서로서 권노갑을 제치고 김대중의 자금 관리하면서 리틀 DJ란 별명까지 얻은 한화갑을 두번씩이나 역 먹이는지 그것이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호남 출신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대선에서 필패한다는 김대중의 계산때문에 한화갑이 눈물을 머금고 김대중에게 당할 때는 너무도 당연한 정치 놀음이기에 한화갑의 고군분투가 안스럽기만 했습니다. 그후 시퍼런 권력의 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꼬마 민주당을 지켜가며 목포에서 천정배을 물리치고 호남을 되찾은 한화갑을 그래도 김대중만은 감싸 안을 줄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계승자가 열린당이란 생경한 말을 김대중이 뱉어낸 이유가 뭔지 그 즉시 알 수 없었습니다.
그 궁금증은 홍석현이 일본에서 귀국하는 날 풀렸습니다. 홍석현이 인천 공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 있을 때 서울에선 열린당 의원의 입을 빌어 홍석현이 30억을 김대중에게 전달하려했는데 김대중이 거절해 배달 사고가 난 것이라는 지침이 언론에 배포 되었습니다. 홍석현을 도청한 X 파일에는 김대중이 기아차 문제를 삼성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테니 선거자금을 내라고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아마 그동안 홍석현 노무현 김대중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가 풀 가동되 김대중이 받은 돈에 관련하여 어떻게 말장난칠 것인가가 논의되고 연구 되어 왔고 그 결과물이 주려고 했는데 김대중이 거절해 홍석현이 중간에서 착복하게 된 것이라는 시나리오인 것입니다. 삼성 돈 30억을 거절한 의인으로 김대중을 만들어 주는 댓가로 김대중은 정치적 계승자란 립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틀립 없어 보입니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립 서비스로 민주당의 호남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고 그에 따라 민주당이 고사되면 호남을 열린당이 다시 장악한다고 예상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김대중의 립 서비스는 노무현의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했습니다. 열린당이 정치적 계승자라는 김대중의 발언은 열린당과 민주당이 통합해야한다는 전라도 사람들의 욕구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고 심지어는 노무현을 배제한 열린당과 민주당의 합체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대중의 립 서비스가 자신을 정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지게만드는 쪽으로 효과를 내자 노무현 심통이 났습니다. 열받은 노무현은 자신의 30년 친구인 검찰 총장 내정자에게 김대중의 측근인 임동원 신건을 구속하는 묘수를 찾으라고 지시했고 검찰은 재판정에서 임동원 신건이 도청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구속을 요청함으로써 방심하고 있던 김대중의 뒤통수를 후려쳤습니다.
그동안 구속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이 태도를 돌변하여 임동원 신건을 구속하겠다고 나선 그날 박근혜가 동교동에서 김대중과 비공식적인 대화를 무려 1시간 20분간 했습니다. 정치적 계승자들과도 그렇게 길게 애기를 나누지 않던 80 노인네가 무슨 힘으로 박근혜와는 한 시간 넘게 조잘 댔는지 노무현은 속이 상했을 것이고 고도의 도청 기술로 무장한 청와대 직속 조직이 그 대화 내용을 실시간 노무현에게 보고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박근혜와 김대중의 대화 중에 노무현으로서는 도저히 분을 삭일 수 없는 자신에대한 김대중의 뒷다마가 있었을 것이고 노무현은 곧바로 30년 친구에게 구속해 본 떼를 보이라고 불같이 화를 낸 듯 합니다. 불구속 기소가 분명했던 임동원 신건을 구속 수사로 방향 전환시키면서 김대중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데까지는 성공한 노무현의 다음수가 늘 그랬던 것처럼 용두사미로 끝나고 부작용의 후유증을 남기는 헛발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그래도 순간적 감정을 누르지 못해 뒤통수라도 갈기는 노무현의 그 폭력성 정말 빨지산의 후예답습니다.
181814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