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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시민들, 남 전 사장 추모 촛불기도회
´자살책임´ 네티즌 공방…바른선택국민행동 "대통령 사과할때까지 촛불집회"
2004-03-23 11:30:48

“세치혀로 사람을 죽였다”

22일 故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시신이 열하루 만에 발견되자 이날 하루종일 인터넷 게시판은 남사장의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남 사장의 죽음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노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다.

- 지난 11일 노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에서 측근비리와 친인척문제에 대한 해명을 하고 있다.
네티즌 아이디 ‘peterkimh’은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대통령 담화’에서 어떻게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한 국민에 대한 인신공격 할 수 있었는가”라며 “대한민국이 부끄럽다”고 한탄했고, 아이디 ‘jeong61’은 “아이가 유치원정도만 들어가도 ‘말은 자신의 인격을 나타내고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가르칩니다. 어찌 한나라의 대통령의 입이 일개 조무래기 애들만도 못합니까?”라고 되물었으며, ‘kaytwow’도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어떻게 개인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거론하여 자살하게 만드는가? 대한민국 대통령 인격부터 검증해보아야 한다. 대통령이 저러니 나라가 개판이다”라며 노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하는 의견을 개진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언행이 탄핵사유가 된다는 의견도 다수 올라왔다. 박한명씨는 “알량한 회견으로 한 기업인이 치밀어 오르는 수치심을 참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고 말았다”면서 “노무현! 차마 떠오르지도 못하고 차가운 강바닥에 가라앉아 생을 마감한 사람이 있고, 그 이유가 당신의 세치혀에 있었다는 것을 안다면 당장 청와대에서 나와야 옳다”고 요구했다. 또 이명영씨는 “자기 형 감싸고도느라고 멀쩡한 기업인을 공개 망신시켜 죽여 놓고도 국회다수의결로 탄핵이 통과된 후에도 끝까지 4년 더 해먹겠다고 발버둥치는 한심한 인간 및 그 조무래기들이 설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밝혔고, 김수진씨는 “남사장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 단 하나만 따져보아도 노무현이 왜 탄핵되어야 하는 인간인지 분명해진다. 노무현의 탄핵은 정당하다”는 등 노 대통령의 자진 하야를 촉구했다.

- 22일 한강에 투신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시신이 발견됐다. 남사장의 딸이 부친의 시신을 부여잡고 울고 있다.

그러나 이를 노 대통령과 연관짓는 것을 거부하는 의견도 있었다. 홍재광씨는 “부끄러워서 택한 길이다. 떳떳했으면 자살을 했겠는가? 그래도 남사장은 한 가닥 양심이 부끄러웠기 때문에 택한 길”이라며 노 대통령을 감싸는 의견도 눈에 띄고 있다.

아이디 ‘y00j00’은 “진짜 촛불시위가 필요하다”며 “국민의 불안을 야기해서 탄핵받은 사람을 위한 것 보다 3000만원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몸을 던져 속죄하신 분을 위해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게 올바르다”며 남상국 사장의 죽음을 기리는 촛불시위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바른선택국민행동 소속 30여개 시민단체는 23일부터 매일 오후 6시 서울 종각역 사거리 삼성생명빌딩 앞에서 ‘침묵촛불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남 전 사장의 죽음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있을 때까지 계속 촛불기도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22일 방송 3사 메인뉴스의 남 사장 시신 발견 관련보도는 뉴스 중요도에 있어 큰 시각차를 보였다. MBC는 이 뉴스를 헤드라인 기사로 두 꼭지로 나눠 보도했고, SBS는 정치분야 뉴스를 다룬 후 10번째 기사로 다룬 반면, KBS는 국내 정치뉴스와 국제분야 뉴스까지 다 보도 한 후 13번째 꼭지로 소식을 전했다.

[윤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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