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치거나 죽거나 재물이 파괴되는 경우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사고가 난 경우와 전쟁이 난 경우이다. 다 같이 사람이 다치거나 죽거나 재물이 파괴되어도 사고는 우연히 일어난 것이나 전쟁은 적대자의 의도된 공격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차이점이다.

하드웨어인 재래식 무기에 의한 살상과 파괴는 눈에 보여 전쟁의 피해를 실감하지만 정보화시대의 특징인 소프트웨어에 의한 피해는 일차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차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피해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이번 DDoS에 의한 헤킹은 여러 가지 정보로 보아 북한의 전문조직에 의해 자행된 것임에 틀림없다. 만일 이러한 헤킹의 목표가 전력회사나 대형병원, 철도, 수도시설 등 일 때 그 피해는 재물상의 피해로만 그치지 않고  사람이 다치거나 죽거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전쟁임에 틀림없다. 단순한 보안사고가 아니라 이른바 사이버 전쟁인 것이다.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산하 110호 연구소는 오래전부터 사이버전(戰)과 관련해 훈련이 잘 된 부대이고 중국과 동유럽에 업체로 위장한 해커부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소속인 이 부대는 군 컴퓨터 전문요원을 양성하는 평양의 지휘자동화 대학 졸업생 위주로 10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은 이미 인터넷을 수단으로 대남 대미 첩보를 수집하고 전산망을 교란하는 사이버전 전담부대인 ‘기술정찰조’를 운용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110호 연구소는 기존의 기술정찰조를 확대한 기구로, 500여명의 사이버 전력을 보유한 부대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월 17일 군복을 입고 TV에 출연해 "전면적 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했다. 같은 달 30일엔 조평통이 나서 "남북 간 정치 군사적 합의를 무효화 하겠다."고 했다. 이는 선전포고이다. 우리는 휴전이 아니라 이미 전쟁이 시작되었음에도 6.15선언에 마취되어 전쟁을 망각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차제에 정부는 사이버 사령부를 신속히 창설하여 예견되는 북한의 사이버 전에도 효율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

“싸우면서 건설하자.”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슬로건이 새삼스러운 시점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