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자기들 유리할 때만 '法治' 내세우는 전교조

전교조 서울지부가 서울시로부터 공짜로 제공받아 사무실로 쓰고 있는 건물을 서울시에 되돌려주라는 법원 판결을 석 달째 깔아뭉개면서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까지 가로막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 20여명은 지난 3일 법원 집행관과 용역직원 10여명이 찾아와 사무실 건물을 비우려 하자 출입문을 막고 집행관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 종로구 시립어린이도서관에 딸린 2층 건물을 서울시교육청과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1999년부터 사무실로 써왔다. 건물 원래 주인인 서울시는 단체협약 효력이 2008년 11월로 끝나자 전교조측에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전교조측은 거부했다. 서울시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 2월 전교조는 서울시에 건물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서울시는 판결 후에도 전교조가 건물을 비워주지 않자 강제집행에 나선 것이다.

전교조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법원의 금지결정을 어기고 전교조 명단을 공개하자 조 의원과 한나라당을 법원 판결도 무시하는 '법치주의 파괴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법원 판결문을 습기 찬 지하실의 구겨진 신문 쪼가리로 만든 조 의원" "한나라당이 법원 판결마다 시비를 걸고 이념 딱지를 붙이더니 결국 국회의원의 돈키호테식 행동을 가져왔다"고 했다. 전교조는 조 의원이 명단 공개를 중지할 때까지 하루 3000만원씩을 전교조에 지급하라는 법원 결정에 따라 조 의원이 명단을 공개한 나흘치 1억2000만원을 강제로 받아내겠다며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전교조는 또 소속 교사 5864명을 모아 조 의원과 명단을 게재한 한 신문사를 상대로 각각 교사 한명당 10만원씩 11억7280만원을 물어내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다.

이랬던 전교조가 정작 자기들에게 불리한 법원 판결은 '구겨진 종이 쪼가리' 취급을 하면서 판결을 집행하려는 정당한 국가 공권력마저 몸으로 막는 생떼를 쓰고 있다. 전교조처럼 저마다 자기에게 유리할 때만 법을 내세우고 불리할 때는 법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 이 사회는 무법천지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