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종빨 제거] ===== 그는 이 시대의 영웅이였다. =====

◆ 다음 기사는 뉴욕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뉴스메이커 임종규 편집인 겸 선임기자가 쓴 '임종규 기자의 세상읽기' 칼럼입니다. 임 기자가 지난해(2008) 11월 25일 이 칼럼을 쓸 당시 본사 손충무 발행인은 존스합킨스 병원에 입원, 3번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生死의 갈림길을 오갈 때였습니다. 임 기자는 뉴욕서 벌티모어까지 3시간 반을 운전, 손 발행인을 면회하고 뉴욕으로 돌아가서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최근 본사가 뉴스메이커사로부터 신문을 입수, 그의 칼럼 전문을 보도합니다. 뉴스메이커는 매주 3만여부를 발행하며 뉴욕 시내는 물론 뉴저지주, 보스턴 지역까지 영향력이 큰 주간지로 김대중, 박지원, 김영완, 이형택 등 김대중 측근들이 뉴욕으로 빼돌린 3억달러 비자금을 추적, 특종보도 한 바 있습니다.--<편집부>

저는 개인적으로 미주한인 언론계에 ‘선배’라고 부를만한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언론계 경력이 저보다 앞서는 현직 언론인 ‘선배’들이 다섯 손가락을 넘지 못 할 정도입니다. 뉴욕에는 두 세분 계실 뿐입니다.

이처럼 제게 현직 언론계 선배가 거의 없는 것은 동포 언론계의 현실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동포 언론인으로 평생을 살아가기에는 힘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 일간지나 방송사의 편집국장 또는 보도국장을 역임하면 갈 곳이 많습니다. 국회의원, 교수, 공․사기업체 임원, 공무원 등 꼭 언론계에 머물지 않더라도 갈 자리를 알아보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한인언론인들은 그러하질 못 합니다.

미주한인사회가 워낙 ‘마이너리티’(Minority) 그룹인 탓도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언론인만 하다가 은퇴를 하게 만들지를 못합니다. 봉급을 주류사회 언론인들처럼 받는다면 아마 환갑이 넘어서도 취재현장을 뛰고 싶은 동포 언론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나 미 주류사회 보다 미주동포 언론계에서 살아남기가 몇 배 더 힘이 듭니다.

저와 함께 취재현장을 누비던 후배들 역시 지금 거의 다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한국에 가서 공무원 노릇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처럼 ‘못나게’ 동포 언론계에 끝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있다면 대부분논설위원, 편집국장 등 내근(內勤)하는 직책에 있습니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현장을 누비는 중견 언론인들을 동포사회에서는 보기 힘이 듭니다.

어차피 이 일은 남다른 사명감이 없으면 가기 힘든 길이기 때문입니다.

앞날도 불투명하고 수입도 많지 않은 이 직업을 택해 평생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장인정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최소 20년 넘게 외길을 걷는-현장을 취재하는-동포 언론인들은 변호사, 의사 못지않은 전문인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0여년 일선 현장을 누빈 언론인, 손충무
DJ가 10억 3,000만원 박지원 시켜 전달했으나 거절
제 언론계 선배 손충무(68․인사이드월드 발행인 겸 편집인)씨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40여 년간 현장을 누비고 있는 분입니다. 그는 내근을 거부하고 취재현장을 누비며 평생을 보냈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에는 경향신문 기자를 하며 박정희 정권과 맞서 싸웠고 감옥행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손 씨는 서울과 워싱턴에서 ‘인사이드 월드’를 발행하며 김대중, 노무현 좌파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좌파정권에 있어 손 씨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 때 그는 전두환과 노태우를 상대로 김대중 구명운동을 하기도 한 사람입니다.

김대중의 정체를 제대로 알기 전 까지 그는 김대중을 세 번이나 살려 줬습니다. 김대중의 정체를 파악한 후 그는 김대중에 맞서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손 씨가 김대중의 모든 것을 담은 ‘김대중-김일성, X파일’이란 책을 발간하려 하자 김대중은 최측근 박지원을 보내 1백만 달러가 넘는 돈(10억3천만 원)을 주며 그를 회유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손 씨가 이를 뿌리치자 1998년 6월, 김대중 정권은 마침내 그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체포한 후 옥살이를 시켰습니다.

그는 모범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의 감형도 못 받고 꼬박 2년을 춘천교도소에 있다 나왔습니다. 손 씨는 옥살이를 하면서 평생 동안 회복하기 힘든 건강을 잃게 됐습니다.

김대중, 김정일에게 8억달러 전달
손충무가 폭로, 한국 근대역사 만들어
김대중은 자신에 대해서 너무나 많이 알고 있는 손 씨가 감옥 안에서 죽기를 바랐습니다. 손 씨가 교도소에서 나와 병원에 입원한 직후 미국 정보기관원이 찾아왔습니다.

정보기관원은 손 씨에게 이렇게 말하며 메모(Memo)지를 한 장 줬습니다.

“우리 측에서 이 메모지를 줬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당신이 김대중과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김대중의 잘 못된 점을 폭로하기에는 당신이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이 메모지를 주는 것입니다”

미국 정보기관원이 전한 메모지에는 김대중이 북한에 비밀리에 제공한 불법 송금액이 2000년 현재 4억 달러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김대중 정권의 핵심인물 말고는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모르는 얘기였습니다.

이 메모에 적힌 내용은 나중에 한국 근대사를 뒤흔든 사건으로 발전하게 만들었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손 씨는 메모지를 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갔습니다. 이 메모를 보고 흥분한 김영삼은 비서에게 “당장 내일 기자회견 준비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당시 김영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대중이 친북좌파인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갱이 짓을 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이 같은 김대중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려야만 한다. 가만둬서는 안 된다. 국민의 동의도 없이 불법 비자금을 4억 달러씩이나 북한에 보내는 김대중은 간첩보다 더한 사람이다”

김영삼이 울분을 금치 못하며 기자회견을 하려 할 때 측근들은 그를 말렸습니다.

“각하. 김대중 정권 하에서 김대중을 공격하는 기자회견을 하면 어느 언론이 각하의 말을 실어줍니까. 그렇게 되면 오히려 각하의 체면과 위상만 떨어집니다”

이에 손 씨는 좌절을 느끼고 한국을 떠나 자신이 예전에 특파원 생활을 하던 워싱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신이 그 동안 애써 가꿔 온 언론사는 이미 김대중에 의해 공중분해 돼 날아가 버렸고 그는 빈 털털이 신세로 미국에서 망명자 아닌 망명자의 신세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는 이때부터 뉴스 서비스 회사와 인터넷 신문사를 운영하며 취재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그의 노력 덕분에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자 김대중의 오른팔 박지원이 대북 불법송금혐의로 감옥에 가게 됐습니다.

손충무 씨를 감옥에 보내는데 앞장 선 박지원이가 세상이 바뀌자 감옥에 가고 만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총책임자인 김대중이 갈 감옥을 하수인인 박지원이 대신 간 것 뿐 입니다.

노무현이 국민들의 압력에 못 이겨 박지원을 감옥에 보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친북좌파의 세상이었습니다.

노무현의 상왕(上王)인 김대중의 세력이 대한민국 곳곳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손 씨는 여전히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에서 좌파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를 향해 김대중, 노무현 측근들이 이를 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무렵 손 씨는 저와 자주 어울렸습니다.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올라 와 저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며 김대중 비자금 뉴욕 유입사건 취재도 공조(共助)했습니다.

당시 손 씨는 제게 “재미언론인 중에 대한민국의 좌파정권과 맞서 싸울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 내가 죽기 전에 김대중, 노무현과 관련된 자료를 모두 넘겨 줄 테니 이 자료를 갖고 조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애써달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손 씨의 이러한 말에 숙연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곤 결심을 했습니다. “독립운동 하는 각오로 친북좌파와 맞서 싸우겠습니다”

손 씨는 조국에 이명박 우파정권이 들어서자 어린아이처럼 기뻐했습니다. “이제서야 귀국할 수 있겠구나. 귀국하면 고향(경남 하동)마을에도 한번 가봐야지”

손 씨는 이명박 정권이 불법 촛불시위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이명박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누가 자기를 좋아해서 대통령에 뽑은 줄 아나? 국민들이 좌파정권 10년에 염증을 느껴 ‘어부지리’로 대통령에 선출됐으면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근간으로 똑바로 대통령 노릇해야 될 것 아냐”

그는 ‘기자질’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가 아마 미국에서 망명객의 세월을 보내지 않고 서울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지금 조갑제 씨 이상 가는 유명 언론인이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특종을 했으며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을 오가며 국제적 언론인으로서 자리 매김을 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인 중에 손 씨처럼 해외에서 유명한 인물도 없습니다.

“이제 조국에 우파정권도 들어섰으니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며 마지막 언론인 생활을 할 꺼야” 이렇게 말하며 귀국 준비를 하던 그가 한 달 전 쓰러졌습니다.

그는 지금 혈액암 판정을 받고 버지니아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는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삼의 측근 최형우 의원이 중풍으로 쓰러져 입원했을 때 그를 좋아했던 언론인이 쓴 글의 제목이 “최형우여! 다시 일어나라!”였습니다.

당시 그 글을 감명 깊게 읽었던 제가 그 때를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손 씨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비록 손 씨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손 씨가 나서고 그의 후배인 제가 나서고 정의감 있는 또 다른 후배들이 나선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

손충무는 독립운동가 스타일의 언론인
한국 언론계의 무형문화재 같은 존재
손충무 씨는 평생을 독재정권과 좌파정권에 맞서 싸워 온 ‘독립운동형’ 언론인입니다.

저는 그를 이 시대의 진정한 언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언론인은 순교자처럼 어느 상황에서도 바른 말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총칼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사명감 없이는 언론인 생활을 오래하기 힘이 듭니다. 이는 마치 성직자의 길과 비슷합니다.

요즘 동포신문에 볼 것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는 돈벌이가 사명감을 이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사명감 있는 언론인들은 대부분 언론계를 떠났고, 남아있는 이들은 손충무 씨처럼 연로하거나 고독합니다.

어쩌면 손 씨나 저는 편하게 할 수도 있는 기자생활을 편하게 못하고 있는 바보 같은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손 씨 같은 언론인들은 사라져 가는 무형문화재 같은 존재입니다.

독재와 좌파정권, 불의와 부정에 몸과 글로 맞서 싸우는 언론인들을 앞으로 이 사회에서 더 이상 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왜 이 사회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치고 닉슨 대통령을 하야(下野)시킨 그런 기자들이 나오질 않을까요.

이는 언론계뿐만 아니라 옥석(玉石)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사회 상당수 구성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한반도와 미주한인사회는 지금 자유민주주의와 지구상에서는 이미 사라진 스탈린주의를 붙들고 발버둥치는 북한정권 및 하수인 세력의 대결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진정한 언론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마 저희들이 사라지면 미주한인사회에는 ‘홍보지’ 또는 ‘소식지’만이 남아 언론 역할을 대신 할 것입니다.

그 때까지라도 열심히 취재현장을 누비겠습니다. 최소한 그 때까지 만이라도 진실과 정의를 여러분께 올바로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애국 언론인’ 손충무 씨의 쾌유를 빌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쩌면 그는 여러분을 대신해 독재정권과 좌파정권에 맞서 싸웠는지도 모릅니다.

ㅁ '뉴스메이커USA' 편집인 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