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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명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향 그리워
곽신형 작시: 만향 작곡

깊어가는 가을밤에 고향 그리워 맑은 하늘 쳐다보며 눈물집니다. 시냇물은 소리높여 좔좔 흐르고, 처량하게 기러기는 울며 나는데 깊어가는 가을밤에 고향 그리워 맑은 하늘 쳐다보며 눈물집니다.

꿈에 본 내 고향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저 하늘 저 산 아래 아득한 천리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꿈에 본 내 고향이 차마 못잊어...

고향을 떠나온 지 몇몇 해련가 타관땅 돌고돌아 헤매는 이 몸 내 부모 내 형제를 그 언제나 만나리...

남북이 가로 막혀 고향땅과 가족의 그리움에 보고 싶어 한숨속에 보낸 세월 차라리 죽어 잊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마저 드는 시기이기도 한다.

어린 시절 명절이 가까워 오면 들떴던 마음은 그 시절의 소박한 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고향을 떠난 분들의 소식은 입에서 입으로 누구는 어데서 살더라, 누구는 어떻게 됐더라는 정도가 전부였고 명절이 돼서야 만날 수 있는 그곳 만남의 고향은 그 당시나 지금도 동내어귀가 북적거리기는 매 마찬 가지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만 날이 되고 때가돼서 어쩔 수 없어 찾기보다는 평소에 안부 전화 또는 한 달에 한번 아니 늦어도 두어 달에 한번쯤은 부모님을 찾았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입니다.

누구든 세상살이란 맘먹은 대로 그리 녹록지가 않다. 그렇다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는 결론이다. 부모와 자식 형제간의 우애를 돈독히 쌓는 것은 어우러져 삶으로써 부모와 형제간의 우애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요즘 세상인심이 각박하다 못해 험악해져 존속살해까지 늘어나고 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아무리 황금만능주의라 해도 이럴 수는 없는 법이다.

이놈도 나이 들어 자식을 낳아 시집장가를 보내놓고 보니 때 되면 문밖 저 멀리에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불으며 뛰어오는 손주 손녀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부모님 말입니다.

저에 제 자식들을 맞는 지금의 제 마음과 부모님의 심정이 같으셨을 거라는 말입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회한 저에 부덕(不德)의 소치는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저 또한 세월이 흘러 늙은이가 되어 맞은 오늘의 추석은 들뜸 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 인지상정(人之常情)일까요, 아니면 못난 저에 자책일까요,

그리고 이날 노후의 몸을 이끌고 망배단을 찾은 이들은 전쟁의 포화속에 총포소리를 자장가삼아 잠을 이루던 그들이며 이들은 70을 넘긴 노인들이다. 이렇게 아픔을 간직한 채 내일일까 모래일까 손꼽아 기다리다 상봉을 코앞에 두고 하직(下直)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혈육은 권력으로도 끊을 수 없으며, 돈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게 혈육이다.

혈육의 그리움은 시간이 갈수록 애절함으로 변해 한을 더한다. 사상과 이념 때문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산가족들은 날벼락을 맞은 느낌일 것이다.

끝으로 북한은 체재선전에 이산가족상봉을 이용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