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은 '여유 교육' 버리고 경쟁으로 치닫는데
일본 문부성이 1964년 폐지했던 초·중학교 전국 학력평가를 내년부터 부활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일본은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덜어주자며 10여년 전부터 ‘餘裕여유 교육’을 추구해
왔다. 국어·수학 등 기초과목 수업시간이 15% 정도 삭감됐고 難易度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2002년부터는 완전한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됐다.
하지만 여유 교육은 실패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oecd의 학업능력 국제비교 조사에서 2000
년 8위였던 일본 고교생의 ‘읽기’ 능력이 14위로, 1위였던 수학 실력이 6위로 떨어진 것
이다.
일본에선 교육改造개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도쿄都도는 2003년부터 고교 입시를 부활시
켰다. 추첨 방식이던 學區制학구제를 시험제 신입생 선발로 바꾼 것이다. 도쿄도의 평준화
철폐는 일본 전국으로 퍼져 가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나고야에 영국 최고
명문의 사립학교인 이튼 스쿨에 버금가는 ‘해양중등교육학교’를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 평
준화로는 최고의 인재를 배출할 수 없고,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가 없
다고 본 기업의 自救策자구책이다.
일본 교원노조의 영향력은 급속히 퇴조해 왔다. 반대 투쟁으로 일관하던 일본교직원조합(日
敎組일교조)의 가입률은 50년대 85%이던 것이 지금은 30%로 주저앉았다. 실력 없고 가르칠
자격 없는 교원을 퇴출시키는 교원평가제는 도쿄도로 확산 중이다.
한국은 일본 교육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시험은 가급적 안 봐도 되게 하고, 시험을 보더
라도 되도록이면 쉽게 출제해서 전원이 1등이 되게 만들고, 시험에서 드러난 격차를 입시에
선 무시하자는 게 교육당국이 지향하는 한국 교육의 미래 모습이다. 학생 간, 학교 간 차이
를 없애서, 그것으로 많은 사람을 당장 즐겁게 해주자는 교육 포퓰리즘으로는 일본의 실패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
169810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