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떠난다
[데일리안 2005-12-17 10:40]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 연합뉴스
녹내장 등 지병 악화…3년 민정수석으로 심신 지쳐
노 대통령 "나 때문에 여러사람 잡겠다…그렇게 하세요"
[데일리안 김영욱 기자]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최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내년 초 내각 개편과 맞물려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김만수 대변인은 16일 “문 수석비서관이 지병인 녹내장이 악화돼 노무현 대통령이 8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의 두 전직 국가정보원장 구속을 놓고 여권 내에서 비판론이 제기되면서 문 수석비서관이 상당히 힘들어했다”며 “3년 가까이 청와대 근무를 하면서 심신이 지쳐 있다”고 전했다.
문 수석이 거취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건강 때문이라고 한다. 불법 도청 수사 등 현안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업무가 몰렸고, 이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에 없던 고혈압이 생겼고, 안압이 올라가는 등 이상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의 담당의사는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했다고 전해진다.
2004년 2월 민정수석에서 물러날 당시에도 문 수석은 과로로 치아 10여 개가 손상됐고, 최근까지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요즘 눈이 안 좋아지는 등 몸이 좋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도 “나 때문에 여러 사람 잡겠다”며 “우선 사람이 살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하세요”라며 사의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 연초에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5월 지방선거에 누가 출마할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과 폭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수석은 전부터 불법 도청 사건 등 현안이 마무리될 때를 기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철 국정상황실장이 국정을 챙기고, 최근 송기인 신부가 새로 과거사위원장을 맡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 대통령은 출국 전에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개각에 관한 지침을 줬으며, 이에 따라 이 총리가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 때는 정치인이 여러 명 입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권의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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