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임한다.[펌]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조 수석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임한다"고 전한 뒤 "신임 홍보수석은 내일(16일) 인사추천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수석은 17일 두 아들이 공부하고 있는 미국으로 출국, 안식년을 보낸 뒤 다시 대학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 수석의 아들 두 명은 각각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이 아니면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직을 떠날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이날 사임을 발표하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고별사를 남겼다. 조 수석은 고별사에서 "홍보수석으로 역점을 둔 사업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놓여있는 거대한 유리벽(김병준 정책실장의 표현)을 허무는 일이었다"고 소개했다.
조 수석은 "(이는) 한마디로 "금기에 대한 도전"이었다"며 "청와대에 대해 잘못된 통념과 고정관념을 유포해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벽을 쌓는 일부 언론과 엘리트 집단에 대해 온몸을 던져 항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한 공격의 초점이 되었지만 언젠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민초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조금도 흔들임이 없었다"며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법의 힘을 통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와 관련, 사적인 자리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원칙에 충실했듯이 나도 원칙을 지키면 언젠가는 진리가 승리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며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언젠가 무엇이 옳았는지 드러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고별사에서 또 "성공적인 홍보수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즐겁고 보람된 일이 더 많았다"며 "청와대 안과 밖을 가로 막고 있는 거대한 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소통을 위한 파이프 하나라도 연결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아울러 "점심 저녁에 교수, 언론인, 칼럼니스트, 변화사, 의원 등 여론 선도층만 1000여명을 만났을 것"이라며 "처음엔 참여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던 사람도 대화를 하다보면 태도가 서서히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만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을 설득하는데 성공했기에 참여정부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와 함께 "그동안 대통령이 이벤트와 정치쇼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어 국민과 밀착된 홍보를 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대통령께 꾸준히 건의한 결과 철학에 어긋나지 않는 한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가장 보람된 일에 대해서는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을 직접 만나 함께 눈물을 쏟으며 어려운 사정을 들어주고 그들의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했던 일"이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말을 전하고 대통령에게 전하는 국민의 메시지를 받아 적으면서 잠시나마 공직에 몸담은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춘추관 기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 뒤 권양숙 여사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다"며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조 수석은 마지막으로 "내가 떠나면 청와대는 물론이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 같아 한편으론 매우 기쁘지만 한편으론 나를 비판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던 일부 언론은 그 지면을 무엇으로 메울지 걱정"이라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총량불변의 법칙에 따라 내가 언론에 얻어맞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그 동안 좀 편안했을텐데 내가 떠남에 따라 성가시게 생겼다"며 "다들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성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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