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김형두 형사27부장의 심리로 김윤태 우석대 교수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곽 교육감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이날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너무 힘들어서 산에서 뛰어내려 죽고 싶을 정도'라고 얘기해 이를 곽 교육감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불만 섞인 표정으로 김 교수 증언을 듣던 박 교수가 자신의 변호사(김재협)와 귓속말을 하더니 김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변호사: "박 교수가 불만이 많은데요. 죽고 싶다는 얘기는 안 했다는데, 확실히 무슨 얘기를 들었습니까?"

▲김 교수: "'정말 죽고 싶다' '어렵다, 힘들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김 변호사가 증인신문하는 동안에도 박 교수가 김 변호사와 계속 귓속말을 하자 이번엔 김 부장판사가 직접 나섰다.

▲김 부장: "박명기 피고인이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직접 김 교수에게 물어보세요."

▲박 교수: "저는 자살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을 밝혀야 할 법정에서 왜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사람을 욕되게 합니까?"

박 교수는 "곽 교육감 측에서는 처음엔 이모씨가 협상을 했는데 선거가 끝나니 최모 교수가 나타나 다른 얘기를 했고 나중에는 강경선(불구속기소) 교수와 김 교수가 나타나 또 다른 얘기를 해 농락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 교수에게 보여준 신문기사는 약속 상대가 자꾸 바뀌면서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없게 되자 자살한 피해자의 이야기였고, 그 심정을 이해한다는 뜻이었다"며 "곽 교육감 측이 자꾸 (죽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는 식으로) 유도심문을 하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고 했다.

여섯 번째로 진행된 이날 공판까지 줄곧 침묵하던 박 교수가 이렇게 길게 증언한 것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