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 박세일 의원님 국회 떠나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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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국회를 떠나려 합니다.
저를 뽑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엎드려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년간의 의정생활을 돌아보면 부끄럽고 괴로웠던 날이 많았습니다. 국회의원의 책무는 [국가이익]을 우선하고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올바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과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는 [국민의 의사]는 묻지 않고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며 당리당략을 위해 [국가이익]을 서슴없이 저버리는 경우가 적지 아니 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깊은 회의를 느꼈습니다. 국회의원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모욕감과 분노를 느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최근 여야합의로 [수도분할 법]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침내 국회의원직을 국민 여러분께 되돌려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야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국민적 고통과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분할 법]을 막지 못한 책임감을 통감하면서, 국민께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저에게 맡긴 기본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첫째, [수도분할 법]은 위헌적 법률입니다. 지난해 헌재판결의 취지는 수도이전은 반드시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 다수는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에 대해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야는 [수도이전 법]보다 더 많은 문제점을 가진 [수도분할 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의사와 동의를 구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막후합의로 강행처리했습니다.
이 [잘못된 법]을 통과시킨 여야 의원들은 [수도분할 법]이 가져 올 [국민적 고통]과 [국가적 재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만일 이 법률이 또 다시 위헌판결을 받게 된다면 이 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스스로 해산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둘째, [수도분할 법]은 [국가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여야간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략적 타협의 기형적 산물입니다. 국가발전이나 국리민복을 위한 입법이 아니라 특정지역을 의식한 여야간의 선거 전략, 득표 전략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헌법 제46조 제2항은 분명히 국회의원은 당리당략이나 지역이익을 [국가이익]에 우선 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도분할 법]은 많은 전문가들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민적 고통과 비용만을 높여 결국은 국민적?국가적 재앙을 가져올 망국의 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도분할은 (1) 엄청난
국민적 불편과 고통은 물론 (2) 행정의 비효율과 낭비를 가져오고 (3) 수도와 국가의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입니다. (4) 만약 남북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경우에는 분명히 제2의 새만금 사업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국가적?국민적 재앙이 예상되는데도, 어떻게 [수도분할 정책]이 올바른 국토의 균형발전전략이며 충청도 발전전략이 될 수 있습니까?
올바른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는 (1) 먼저 21세기 동북아시대에 걸맞는 한반도 공간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2)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예산과 권한을 분권화해야 하며 (3) 지역의 특화와 자립전략을 우선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충청지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역의 특성에 뿌리내린 [교육기업도시]이지, 정략적 타협의 산물인 [분할행정도시]가 아닙니다.
셋째, [수도분할 법] 통과는 3권 분립의 원칙 아래에서 정부의 독주와 독선을 감시?견제?비판하여야 할 국회의 본래 사명을 포기한 입법입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여당이 완전히 [거수기 정당]을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청와대와 총리실이 지시하였다고 하여도 헌법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이 가져야 할 진지한 고뇌의 흔적도 없이 기본 책무조차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소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세력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여당의 수준이 이 정도입니까? 앞으로 이 [수도분할 법]이 끼칠 국민적? 국가적 재앙에 대해 집권정당으로서 어떻게 책임질 것입니까?
더 답답한 것은 야당이 정부와 여당의 잘못을 견제?비판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들러리 정당]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야당이 야당의 역할을 포기한 셈이 되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절충해야 할 것이 있고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며 서로 협조해야 할 것이 있고 견제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을 절충했으며 견제해야 할 것을 협조하고 말았습니다. 소금이 소금의 맛을 잃으면 사람들이 버리듯이 야당이 그 맛을 잃으면 국민들이 던져 버린다는 엄중한 역사의 심판을 명심해야 합니다.
앞으로 여당은 2007년 대선에서 가능하면 많은 지역에서 몰표를 얻기 위하여 국가이익보다는 지역이익을 부추기는 여러 가지 인기 영합적 [사탕발림 정책]을 내놓을 것입니다. 정부는 수도분할에 그치지 않고 정부산하의 공공기관 190개를 지방에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이미 [수도분할 법]에 손들어준 야당은 무슨 명분으로 반대하겠습니까.
우리나라 전체 발전의 큰 그림보다는 당장 눈앞의 유권자만 의식하는 정부와 정당들이 지역이익을 우선시하는 지자체간의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설득하겠습니까? 엄청난 비효율과 낭비, 지역간의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야합 앞에 [올바른 국가경영]은 무릎을 꿇는 일이 일어나고 말 것입니다.
21세기 국가발전의 지름길은 [자유와 세계경쟁]입니다. [평등과 국내분배]는 국가쇄락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작은 나라가 세계경쟁에서 이기고 [선진화]하려면 불가피 [특화와 집중]을 하여야 합니다. 무조건 지방으로 행정부를 이전하고 전 지역에 공공기관을 골고루 나누어주면 [균형개발]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비효율과 혼란을 가져오고,
국가와 사회를 [하향 평준화]시킬 뿐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것이 바로 이러한 [인기 영합적 평등주의적] 국가정책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세계경쟁에서의 패배이며 제3류 국가로 전락한 국민들입니다. 만일 이러한 일이 우리에게 일어난다면 그 망국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이며, 번영 대신 낙후를 물려줄 수 밖 에 없다면 우리 후손에게 어떻게 고개를 들 것입니까?
저는 이번에 통과된 [수도분할 법]이 바로 [나라를 망치는 전주곡]인 것 같아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국가의 운명보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손짓만 쳐다보는 여당, 정부의 독선과 여당의 독주를 막지는 못할지언정 들러리까지 서 주는 야당, 그 어느 곳에서도 제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제1야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국가적 재앙인 [수도분할 법]을 저지하도록 당내 지도부를 설득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당직의 사의를 표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잘못된 [수도분할 법]을 통과시킨 국회에 그 일원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자체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는 시대가 요구하는 [국민 통합의 개혁]이 아니라 국력을 소진시키는 [국민 분열의 개혁]이
너무 많습니다. 발전을 위한 [합리와 이성]의 개혁이 아니라 [감성과 오만]의 개혁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의 현대사를 [발전?계승]하려는 노력보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청산]하는 움직임이 너무 많습니다. 국민을 사랑하고 역사를 소중히 하기 보다는 국민을 무시하고 역사를 모독하는 태도를 더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오만과 여당의 독주, 이에 원칙 없이 타협하는 야당의 무기력 앞에 저는 숱한 분노와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수도분할 법] 통과라는 최악의 결과뿐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여의도를 떠나고자 합니다.
저는 비록 국회를 떠나지만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떠나지는 않겠습니다. 국회 밖에서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아보고, 그 일을 성실히 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 그동안 저와 한나라당에 보내주신 사랑과 기대와 지지에 대하여 그 은혜의 [만분의 일]이라도 갚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이 부유해지고 나라가 편안해지는 일이라면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한분 한분의 건강과 가내평안을 기원합니다.
2005년 3월15일
박 세일 드림
- 이회창과 박세일을 사랑하는 사람 이고고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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