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나가면 내보낸다"…여야 공동전선
여야가 성추행 사건 발생 후 15일로 17일째 잠행중인 최연희(崔鉛熙) 의원을 '강제 퇴출'시키기 위한 매우 이례적인 집단 움직임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등 야 4당 원내대표는 15일 회담을 갖고 최 의원이 16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키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열린우리당도 야당들이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면 적극 동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우리당 성추행.성폭행 추방 대책위원장인 김현미(金賢美)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4당이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면 적극 동참키로 했다"며 "지도부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 제출계획은 여당으로선 최 의원에 대한 공세를 통해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한나라당의 입장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악재를 도려내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동상이몽'인 여야가 최 의원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리는데 당파적 이해득실에 따라 합심한 셈이다.
여야가 이처럼 의견을 모음에 따라 사퇴권고 결의안은 4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처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사퇴권고 결의안은 재적 의원의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사퇴권고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그 효과에 있어서는 일정한 한계를 지닌다.
여야가 최 의원에 대한 대응 수위를 사퇴권고 결의안 제출로 정한 것은 현행법상으로 국회 윤리특위의 제명 징계 결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의원들의 결의만으로는 제명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일각에서 혼용돼 사용돼 왔던 '제명동의 결의안'이라는 용어 자체가 최 의원의 경우에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국회 사무처는 설명했다.
국회법상 청렴 의무 위반, 이권운동, 국가 기밀 공개 및 누설, 윤리심사규정 두차례 이상 위반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윤리위에서 경고, 사과, 출석정지 30일, 제명 등의 징계 결정을 할 수 있으며 제명 처분시에는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다.
최 의원의 경우 윤리 규정을 한차례 어긴 셈이기 때문에 윤리심사 대상일 뿐 징계 대상에는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
과거에 의원직 사퇴권고 결의안이 제출된 사례는 3공화국 때 국가보위 특별법 을 날치기 처리한 공화당의 백두진 당시 국회 의장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유일하며 당시 본회의에서 결의안은 부결됐었다.
이에 따라 사퇴권고 결의안이 이번에 통과된다면 헌정 사상 첫 사례가 된다. (서울=연합뉴스)
2006.03.15 16:4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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