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물러나] 전교조에서 패러디 삭제거부

부산전교조, 교육부 요청에 “문제없다”

조철현기자 [email protected]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반(反)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교육 동영상 자료’를 놓고 정부와 전교조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가 “교육적 목적에 적합지 않다”면서 1일 동영상 자료의 삭제를 요청했으나 전교조는 2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삭제를 거부하고 나섰다.

정부는 1일 오후 교육부·정보통신부·경찰등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갖고 전교조 부산지부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제작한 ‘반APEC 동영상 자료’에 대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토록 했다. 또 교육인적자원부도 동영상 자료가 교육적 목적에 적합지 않다고 판단, 전교조 본부에 공문을 보내 부산지부 홈페이지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논란의 초점으로 부상한 동영상은 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 자료실에 등록된 ‘APEC 바로알기 수업안’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저속한 언어의 욕쟁이로 묘사하는 등 APEC 정상회의 참석자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편향 시비와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 우려가 있다”면서 “각 시·도 교육청에 일선 교사들이 이 수업자료를 활용해 수업하지 않도록 지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교조는 정부의 동영상 삭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다.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학생들이 사회 현상을 바라볼 때 한쪽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비판적인 시각도 갖출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APEC 바로알기 측면에서 교육자료로 올려놓았다”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동영상 자료가 교육적 편향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는 만큼 삭제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도 전교조 부산지부의 동영상 자료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APEC 기간(12~19일)에 부산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통일연대)’와 전국민중연대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온다, 면상만 봐도 분노가 치솟는 흉악범이 온다. 모입시다, 부시 체포하러. 11월 18일 부산으로”라는 동영상 글을 똑같이 띄웠다. 이들 단체는 또 오는 17~19일 부산에서 APEC 반대 집회를 열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2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우리아이 반듯이 키우기 특위’를 구성해 전교조의 ‘계기교육’ 전반에 대해 정치쟁점화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특위 산하의 진상조사단(단장 임태희)을 3일 부산에 급파해 교육감을 만나 동영상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을 요구키로 하는 한편 조만간 정책청문회를 개최키로 했다.

조철현기자 choch@

기사 게재 일자 200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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