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거짓말하는 대통령 용납 못해" 주장
박근혜계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2일 거듭 이명박 전서울시장에 대해 엄정한 도덕성 검증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 전대표와 이 전시장의 운명이 걸린 숙명의 3월을 맞아 박근혜계가 재차 검증 불지피기에 나선 양상이다.
이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요즘엔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국정운영능력이지 도덕성 검증이 아니다', '현재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진위여부를 가리는 소모전은 불필요하다'는 주장들이 횡행하고 있다"며 "마치 의혹이 진실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들린다"고 친이명박 인사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그러면 과연 어떤 문제들은 중대하고 어떤 문제들은 하찮은 것일까?"라고 반문한 뒤, 미국의 예를 들어 철저한 도덕성 검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선진국의 사례는 대통령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성역이 없고 그 기준은 상상을 초월할만큼 엄격하다는 것"이라며 "클린턴 대통령 탄핵안의 핵심은 대통령의 위증문제였다. 백악관 인턴사원인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혼외관계를 가졌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한 대통령의 증언이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에 미국 국민들은 더 분노했고 하원은 탄핵을 가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역시 도청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도청을 은폐하려 했다는 부도덕성 때문에 탄핵으로 막을 내린 경우"라며 "또 87년 미국 대선 당시 1위를 달리던 하트 후보의 사퇴 역시 하트의 거짓말이 핵심이었다. 내연녀와의 관계를 부인하던 하트가 내연녀를 무릎에 앉히고 있는 사진 한 장으로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에게는 거짓말도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고 열거했다.
이 의원은 "왜 일반 국민들에게는 용납될 법도 한 도덕적 잣대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이처럼 가혹하게 들이미는 것일까?"라고 물은 뒤, "왜냐하면 대통령의 도덕성을 신뢰하지 못하면 국정운영의 공정성이 의심받기 때문에 법치와 화합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살리기마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자문자답했다.
그는 이어 "경제살리기에 필수적인 노사갈등 해소, 규제완화 등은 집단 간 갈등과 이해관계의 조정을 불가피하게 동반하는데, 조정자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한 승복이 어렵고 원만한 해결 역시 요원하다"며 "심판의 공정성이 의심받을 때 선수와 팬들이 난동을 부리는 축구장을 방불케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경제대통령론을 주장하고 있는 이명박 전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예선에서의 검증이 부실하면 본선 통과자체가 어렵겠지만, 백보양보해서 본선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난맥상은 명약관화하다"며 "검증이 건강한 탄생을 위한 산고라면,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묵묵히 감내하며 견뎌 내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경제살리기를 위해서라도"라는 주장으로 글을 끝맺었다.
2007년 03월 02일(금)
그는 앞서 이 글을 28일자 <아시아경제신문>에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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