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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돈 선거 관행 못버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 아니다"

[미디어오늘김병철 기자]

대선을 20여일 앞둔 가운데, 새누리당 선대위 간부가 부산 출신의 한 인사에게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은 이를 돈 선거라고 규정하고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했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측은 "선대위와 관련 없는 사람"이라며 "허무맹랑한 날조 기사"라고 반박했다.

에 따르면 부산에서 올라온 하아무개씨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 정문 앞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시민사회통합특별본부 중앙조직실무단장인 고아무개씨에게 150만 원의 현금과 수십억원의 수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 새누리당 선대위 간부인 고씨가 대리기사 Y씨의 휴대전화로 보낸 명함. ⓒ오마이뉴스 제공

하씨의 차를 운전한 대리기사 Y씨의 증언에 따르면, 하씨는 이날 오전 신한은행 강서지점에서 수십억원의 수표를 찾았다. Y씨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20억 원이라고 들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도착한 하씨는 수표가 든 봉투와 5만원권 현금을 고씨에게 건넸다고 오마이뉴스는 보도했다. Y씨는 "고씨가 하씨에게 '추가로 3000~4000만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Y씨는 "하씨가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내가 지방공기업 사장이나 임원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며 "심지어 '이 렌터카는 국가차니까 신호나 속도, 중앙차선도 무시하고 빨리 달려도 된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씨는 하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고씨는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20일 렉싱턴호텔 정문 앞에서 친한 형인 하씨를 만나고 돈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그 형한텐 밀린 월급을 받은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입억원의 수표를 받은 사실은 부정했다. 고씨는 "수표가 든 봉투를 그 형한테 빼앗았다가 다시 돌려주었다"며 "그 안에 얼마 들었는지 열어보지도 않고 돌려줬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측 "돈 선거 습성 못 버렸다"… 박근혜 측 "선대위 관계자 아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새누리당이 돈 선거라는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며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30일 오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돈 선거를 획책하고 있거나 매관매직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게 하는 사건"이라며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서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문제가 되자 새누리당은 고씨를 사퇴시키려 한다고 한다"며 "박근혜 후보는 입으로만 쇄신을 떠들지 말고 돈 선거와 돈 공천, 매관매직의 못된 습성을 뿌리뽑을 쇄신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마이뉴스의 보도는 전혀 사실 무근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돈을 받은 고씨가 새누리당 당원이지만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지는 않았다며 선대위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 허무맹랑한 날조 기사를 근거로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들이 마치 새누리당이 돈 선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위장 서민 논란과 다운계약서 의혹을 상쇄시키기 위한 물타기용 흑색선전임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기자 "선대위 핵심 관계자가 확인해준 내용"

그러나 이 기사를 쓴 구영식 오마이뉴스 기자는 "보도 내용은 수십여년 경력의 새누리당 당직자가 확인해준 내용"이라며 "안 대변인의 해명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구 기자에 따르면 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고씨는 선대위 임명장도 받았고 정식으로 근무하는 간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 기자는 "현금 전달 등 Y씨 증언의 대부분은 사실로 나타났다"며 "핵심은 거액의 수표 전달 여부인데 채권자인 고씨가 하씨의 수표를 빼앗았다가 돌려줬다는 증언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한 새누리당 선대위가 수십만여명에게 각종 임명장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져 고씨도 임명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씨가 선대위 시민사회통합본부의 명함을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해 이춘식 시민사회통합본부장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한편 고씨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구 기자와 대리기사 Y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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