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노무현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대통령지지율의 바닥세가 그것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이 비난에는 반노무현세력이던 조중동과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비롯한 과거의 친노무현 진영까지 가세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전국적인 민심의 흐름에는 냉정한 논리나 정확한 사실관계가 결여되어 있어서 마치 집단적 군중심리의 광기가 느껴진다.
1. 신당이 노무현당이라는 억지
노무현은 총재도 아니고 공천권도 없다. 며칠전 TV토론에서 의원들이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당을 언
급하고 신당도 노무현을 중심으로 급조했다는 주장을 폈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가?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닌가? 박정희에서 김대중까지 총재눈치 안
본 의원들이 있었던가? 공천을 따내기 위해 대통령에게 충성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시절과 지금의
노대통령이 똑같다는 주장을 어떻게 그리 천연덕스럽게 펼치는가 말이다. 상향식공천이나 국민경선으
로 후보를 뽑자는 것은 왜 외면하나? 개나 소나 대통령을 우습게 알고 별 말도 안되는 것까지 물어
뜯는 형편에 노무현당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다.
2. 노무현은 배신자인가?
만약 이 주장이 민주당이라는 간판에 대한 의리를 말하는 것이라면 옳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배신자가 되려면 작년에 정몽준에게 날아갔던 김민석같은 배신자가 되려면
대선에서 뽑아준 국민들에 대한 배신의 의미가 담겨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국민을 배신하지 않
았다.
대선가도에 전환점이 되었던 광주경선에서의 민심은 무엇이었던가? 말할 것도 없이 국민통합의 정
치를 하라는 것이 아니었나 말이다. 거기에 노무현후보가 적격이었다는 판단으로 그를 밀어준 것이다.
지금까지 그런 민의를 거슬렀다는 증거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호남정서에 기대어 계속 의원해먹자는 호남의 기득권층이 볼 때는 배신자이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호
남정서는 이대로의 민주당은 아닐것이다. 웃기는 것은 한나라당도 이 배신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는 사실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간질 하는 것이고 민주당의원들의 그것은 반개혁의 본체를 숨겨보려
는 짓거리에 불과하다. 이들은 어제까지 그토록 비판했던 조중동의 논리를 그대로 베끼고 있고 그 내
용이 조중동과 똑같다는 점에서도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회창이 찍기 싫어서 나를 찍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나자신도 깜짝 놀랐지만 얼마후 광주일보에
서 참석한 사람을 통해 그것이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고 전후맥락을 무시한 지적이라는 증언이
있고서야 안심을 했다. 그것을 놓고 배신이니 뭐니 하며 반노무현 정서를 부추긴 김경재의원은 사과
해야 할 것이다.
3. 박상천,정균환을 포용하지 않는다는 비난
며칠전 토론에서 설훈의원의 주장이다. 이들을 포용하지 못해 이 지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럼 그들의 한 짓거리에 대해 제대로 비판한 적 있었던가? 아니면 그들 자신 자숙하며 자신의 행적
을 부끄러워 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작년에 노무현후보를 흔들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후안무치 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으로 날아간 김원길,정계은퇴한 김영배,정치적 판단의 결정적 오류를 저지른 김민석 등의 중
심에 이들 두 사람이 있지 않았나 말이다. 그들이 보여준 반민주당적인 행적에 대해 반성이나 정치적
정리를 한번이라도 했나말이다. 그런 마당에 민주당 정통파를 자처하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드디어 김민석도 반노무현대열에 합류했다. 어찌 인간의 뻔뻔스러움이 이 정도일 수 있을까?
4. 조순형,추미애의 선택
이들은 비교적 논리도 있고 점잖은 편이다. 그들의 민주당잔류는 그들 자신의 정치적 선택일 뿐이다.
다만 노무현이 배신자라는 주장을 이들마저 할 때는 서글플 뿐이다. 생각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이들
의 선택을 놓고 의아하게 여길 것이다. 아무리 궁리를 해보아도 이들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 당
해체를 주장하던 이들이 민주당을 고수하려는 상황에나 그들의 입장에나 어떤 변화도 없다. 그러니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특히 추미애의원의 경우 안타깝다. 젊은 여성지도자로서 촉망받을 수 있었는데
개혁을 거부하고 오히려 비난하다니. 아마 잔류가 다음 총선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거
아니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흔히 쓰는 정치적 코드가 신당파와 잔류파들
중에 누구와 더 잘맞는가를 보면 그녀의 선택이 의문시되는 것이다.
제발 조중동의 억지논리로 노무현을 비난하지 말기 바란다.
한나라당과 한목소리를 내며 무슨 개혁을 지껄이나.
호남민심을 들먹이지도 말고 부추기지도 말기를 바란다. 호남민심은 민주당의원이나 당직자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들이 국회의원 한두번 더 해먹는 것, 이것은 민심과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지를 받으려면 개혁으로, 개혁정책으로 승부하고 비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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