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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들이 기고만장했군요.
미국발 금융 자본주의의 위기를 두고, 살 판이 난 듯하다는 것입니다.
자기들의 예언이 맞았지 않았느냐고 말이지요.
일찌기 맑스가 예언했었지요. 자본주의는 자연소멸하게 될 것이라고요. 일세기도 훨씬 더 된, 전의 얘기입니다.
일세기도 훨씬 더 된, 전의 예측이요 예언이라면 이미 예언으로써의 소멸시효는 지난 게 아니던가요.
'당신은 내일 죽는다'라고 하였는데, '당신'은 백년도 더 지나서 죽었다면 이건 예측도 예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기고만장할 일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지요.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요.
게다가 미국형 금융 자본주의를 이미 파산한 것으로 간주하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형 금융 자본주의는 파산한 게 아닙니다. 1929년의 대공황과 비견되어지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대공황은 오히려 금융 자본주의의 심화와 성숙을 나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보다 높은 단계로의 진화를 위한 한걸음 후퇴였었다고 하는 것이지요. 더우기 이번 미국발 금융 자본주의의 위기는 그 상황이 대공황 때와는 비교해서 훨씬 양호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이 거 봐라 금융 자본주의가 위기에 봉착하지 않았느냐 하면서 마치 자기들의 예언이 맞았다고 하는 것처럼 떠들어대며, 미국형 금융 자본주의를 모델로 하는 금융계의 개혁은 불가하다고 하는데, 이는 정말이지 뻔뻔스럽고도 뭘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본주의는 항상 상승과 하강이라는 순환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 온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공산주의자들은 그때마다 거 봐라 '우리의 예언'이 맞지 않았느냐 하면서 기고만장을 떨었었지요. 그게 수십 차례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의 예언이 일세기가 넘어서도록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욕망인 것을 예언인 것으로 혼동한 까닭입니다. 욕망을 예언으로 포장했다고 하는 것이지요. 예언이란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의 의지나 자연의 섭리에 따라 미래에 실현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반면에 욕망인 것은 욕망의 주체인 인간이 의지적으로 실현시키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 철저하게 인간주체의 행태에 달린 문제라고 하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의 예언이 욕망의 혼동인 한, 공산주의자들의 예언은 지구 끝날까지도 실현될 수가 없는 일인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21세기 들어 또 한차례 진화하려한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미국발 금융 자본주의의 위기의 의미라고 보는 게 아무래도 타당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지 않은 것은, 인수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인수하지 않은 거라면, 커다란 실수를 한 거라는 판단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그와같다는 건데, 단기적으로는 잘했다고도 잘못했다고도 말하기 곤란한 지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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