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버트 박은 정치범수용소 폐지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넜지만, 이날 북한이 공개한 박씨 인터뷰는 '북한은 인권 국가' 라는 엉뚱한 내용이었다. 고문을 이기지 못하여 석방을 전제로 한 거짓 인터뷰임이 분명하다.
중앙통신은 박씨는 입북 동기를 "서방의 그릇된 선전 영향을 받아 조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된 데 있다"고 밝히고 박씨가 국경을 넘을 때는 총에 맞아 죽거나 감옥에 끌려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군인들만이 아니라 공화국(북)에서 만나는 사람 모두가 인권을 보호해줬다" 고 했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너그러운 사람들을 아직 보지 못했다", "나의 건강에 대해 부모 이상으로 생각해주고 있다"는 등 엉뚱한 말을 했다.
박씨는 또 평양 봉수교회 예배에 참가해보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창피를 느꼈고, (북한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사전에 꾸며진 인터뷰가 아닌가 싶다.
- ▲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요구하며 작년 말 입북했다가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씨가 석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억류 42일 만에 그를 석방키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통신이 5일 공개한 로버트 박씨의 모습. /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박씨 인터뷰를 "본인 제기에 따라 진행했다"고 했지만 박씨의 뜻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인터뷰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박씨가 회령에 도착해 '김정일을 회개시키러 왔다'고 말했다가 군인들로부터 심한 가혹 행위를 당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씨가 "(북이) 나의 건강을 몹시 걱정해줬다"고 말한 것은 역설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의미란 관측이다. 북한이 박씨에게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죽인다거나 평생토록 수용소에 가둔다고 협박하며 강제로 이루어진 인터뷰란 것이다.
이날 북한은 박씨를 언제, 어떻게 풀어줄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간을 끌며 또 인터뷰를 강요하려는 의도 같다. 정부 당국자는 "미북이 '뉴욕 채널' 등을 통해 석방 시기와 방법 등을 조율하고 있을 것"이라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석방 방법은 평양에서 미국 영사 업무를 대리하는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풀어주거나, 미국 관리가 방북해 데리고 나오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외교 당국자는 "여기자 억류 때처럼 미국이 전세기를 띄울 것 같지는 않고, 스웨덴 대사관 직원이나 미국 관리가 평양~베이징 비행편으로 데리고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판문점으로 추방할 수도 있지만 박씨에 대한 언론 인터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