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결정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김 영진 (한나라당 대전 서구을 경선 등록자)
한나라당의 불법적이고 몰상식한 단수우세후보 결정에 대해 서울 남부법원에 공천결정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였다. 지난 2월 23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경선을 하겠다던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유일하게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경선등록을 했던 나를 배제하고 경선등록도 하지 않은 이재선씨를 단수우세후보로 결정하였다. 이는 절차를 무시한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한나라당이 공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마저 저버린 어처구니 없는 처사라고 본다. 이에 대해 2월 25일 한나라당에 공개질의를 하고 재심사를 촉구하는 단식항의 농성을 중앙당사에서 시작했다. 그 와중에 한나라당 직원들에 의해 강제로 내쫓김을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그렇지만 당의 고위인사로부터 “경선을 한다고 해놓고 아무 이유 없이 단수우세 후보로 결정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심사를 요구하겠다. 단식은 중단해 달라” 고 부탁을 받고 다시 5일이라는 시간을 기다렸지만 아무 소식도 없었다. 그래서 3월 2일 법무법인 ‘정일’의 설경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하여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을 피고로 하는 공천 결정 금지가처분 신청을 내게 되었다.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구청장에 출마했고 지난 대선때는 대전광역시 선거대책위원회 정책공약특별위원장으로서 활동했던 내가 당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소송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한나라당이 정말로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국민으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하는 애당심의 발로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우리 사회 양심의 보루인 사법부가 이 문제를 정당내부의 문제로 간주하여 판단을 회피하기 보다는 절차를 무시한 정치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정치권력이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개인의 권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 주어서 우리 정당문화, 나아가서 정치수준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 주기를 바란다.
공천 결정 금지 가처분신청
신 청 인 김 영 진 (620704-1xxxxxx)
대전 서구 둔산동 샘머리아파트 214동 1604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일 (담당변호사 설경수)
서울 양천구 신정4동 1010의 13 공평빌딩 3층(전화 2699-6573, 팩스 2605-0298)
피신청인 1. 최 병 렬
2. 김 문 수
피신청인들의 주소
[우 150-87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7의 7 (전화 3786-3000)
피보전권리
피신청인들의 신청인의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전 서구을 선거구 한나라당 후보자 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 참가권 침해에 대한 방해배제청구권 및 손해배상청구권
신 청 취 지
1. 피신청인들은 당내 경선 절차 없이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전 서구을 선거구 한나라당 후보자를 공천하는 결정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2. 소송비용은 피신청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신 청 원 인
1. 신청인과 피신청인들의 지위
신청인 김영진은 2004. 4. 15. 실시되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전 서구을 선거구의 한나라당 후보자로 공천되기 위하여 한나라당에 공천신청서 및 공천 심사료 금 80만원을 납부하고 공천 신청을 하여 2004. 2. 3.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신청외 이재선, 윤석대와 함께 대전 서구을 선거구의 당내 경선후보로 결정된 사람입니다(소갑 제1호증). 피신청인 최병렬은 한나라당의 당대표이며, 피신청인 김문수는 한나라당의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이하 공천심사위원회라 함) 위원장입니다.
2. 사건의 경과
가. 신청인이 2004. 2. 3.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신청외 이재선, 윤석대와 함께 대전 서구을 선거구의 당내 경선후보로 결정된 후, 한나라당은 같은 달 14. 14:00에 대전 서구을 선거구를 비롯하여 당내 경선 지역으로 결정한 전국 6개 경선지역의 후보자 대리인들을 중앙당사로 불러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명의로 된 ‘제17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선거 선거실무안내’라는 서류를 배포하며 같은 달 16. 17:00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같은 달 26.부터 29. 사이에 한나라당 시․도 지부 주관으로 당내 경선을 실시하도록 하였습니다(소갑 제2호증). 이 자리에서 피신청인 김문수는 “경선 방식에 불만이 있는 후보는 언제든지 사퇴하라, 받아 주겠다”고 말하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절차에 따라 당내 경선을 실시할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였습니! 다(소갑 제3호증).
나. 당내 경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같은 달 16. 11:00경 대전 서구을 선거구 한나라당 당내 경선 후보 중 한 사람인 신청외 윤석대는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였습니다(소갑 제4호증). 그리고 신청인은 같은 날 12:00경 한나라당 대전시지부에 경선 후보자 등록 신청서 및 경선결과 승복 서약서를 접수하고 기탁금 2,000만원을 ‘한나라당’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로 입금하여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소갑 제5호증).
다. 그런데, 당내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을 1시간 정도 남겨 둔 같은 날 16:00경 신청인의 대리인인 신청외 김종석에게 한나라당 대전시지부 조직부장인 신청외 김문영이 전화를 걸어 와 “대전 서구을이 경선 유보지역으로 결정되었다는 중앙당의 연락이 있었다”라는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소갑 제6호증).
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의해 당초 대전 서구을 당내 경선 후보 3명 중 한 사람으로 결정되었던 신청외 이재선은 현역 국회의원인 자신을 대전 서구을 선거구의 한나라당 후보자로 공천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한나라당 중앙당을 위협하며 당내 경선 후보 등록 마감시간인 같은 날 17:00까지 경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한나라당 중앙당의 ‘경선 유보 지역’ 결정은 신청외 이재선의 위협에 굴복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마. 갑작스런 사태 변화에 충격을 받은 신청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선 유보 지역’ 결정은 천만부당한 일이며 반드시 당내 경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국회의원 후보자가 공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당내 경선 후보가 경선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릴 용의가 있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한나라당 중앙당과 각 언론사에 보내 예정대로 당내 경선이 시행되도록 촉구하였습니다(소갑 제7호증).
바. 그런데 신청인의 위와 같은 의사 표명에 대하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같은 달 23. 신청외 이재선을 ‘단수우세후보’로 발표하였습니다(소갑 제8호증). 즉, 당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위 이재선을 대전 서구을 선거구의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를 공표하였던 것입니다.
사. 이에 분노한 신청인은 같은 달 25. 한나라당 중앙당사를 방문하여 단식농성을 시작하고(소갑 제9호증)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신청외 이상득과 한나라당 조직국장인 신청외 장다사로를 만나 ‘경선 유보 및 단수우세후보’ 결정의 부당함을 주장하였는바, 위 이상득도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미안하다”고 잘못을 시인하였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경선 유보 및 단수우세후보’ 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당내 경선 절차를 치르지 않고 조만간 신청외 이재선을 공천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3. 당내 경선 불실시의 위법성
가. 한나라당의 당헌(黨憲) 및 당규(黨規)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후보자의 상향식 공천을 국민에게 공약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상향식 공천을 뒷받침하는 당내 규정인 ‘공천규정’을 만들어 그 제20조(선거인단 구성)에서 “국민 참여 지역구 선거인단은 당원 10%와 일반국민 90%의 비율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다만 여론조사를 하여 경선 전 1위와 2위의 차가 10%이상 날 경우 선거인단에 의한 선거는 면제키로 하였습니다.
나. 당내 경선 불실시의 위법성
한나라당은 당헌 및 당규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전 서구을 선거구는 당내 경선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경선 후보 등록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아무런 정당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경선 유보’를 결정하고 나아가 경선 후보로 등록조차 하지 않은 자를 ‘단수우세후보’로 결정하여 발표하였는바, 이는 당헌 및 당규 위반일 뿐만 아니라, 명백히 위헌 및 위법의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한나라당의 위와 같은 행위는 헌법 제8조 제2항(“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한 헌법 제11조, 공무담임권에 관한 헌법 제25조 및 적법절차를 규정한 헌법 제12조를 위반하여 명백히 위헌이라 할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위와 같은 행위는 신청인이 한나라당이 정한 신청서와 공천 심사비(80만원) 및 기탁금(2,000만원)을 납부하고 한나라당의 당내 경선 후보자로 결정되어 당내 경선 후보 등록한 자로서 가지는 당내 경선 참가권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민법상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4. 결론
당내 경선 제도는 국민의 열화와 같은 정치개혁의 요구에 각 정당이 떠밀려 발표한 ‘상향식 공천’의 구체적 방법입니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상향식 공천을 공약하고 당내 경선 제도를 을 당헌, 당규로 정하였으며, 이 사건 신청인을 당내 경선 후보자로 결정하여 신청인이 당내 경선 후보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아무런 정당한 이유도 없이 당내 경선 불실시를 결정하고 당내 경선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은 사람을 ‘단수후세후보’로 결정하였는바, 이는 명백히 위헌, 위법의 행위라 할 것입니다.
신청인은 곧 피신청인들을 상대로 ‘단수 우세 후보(혹은 후보자 공천)’ 결정의 무효확인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할 것이나, 2004. 3. 10.로 예정된 피신청인들의 후보자 공천 결정 및 발표 행위를 긴급히 막을 필요가 있어 본안소송 이전에 이 신청을 하는바, 신청인의 청구를 인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피신청인들의 후보자 공천 결정이 불과 1주일 앞으로 임박하였고, 피신청인들의 행위의 위법성이 중대할 뿐만 아니라, 소명자료도 충분하다고 할 것이므로 별도의 심리절차를 열지 않고 이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84642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