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도 때문에 온 대한민국이 난리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이 보조를 맞추지 않으니 일본 극우세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 미국은 수를 잘못 둔 거 같다.
조선일보 등이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일본 등 외국에게 한국정부의 우습게 보임(?)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그런 주장의 위력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번 일은 여당에게 반가운 일이 되겠다.
행정수도 후폭풍 문제가 쏙 들어갔으며, 각종 경제노동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이 국면이 별로 국민적 쟁점 없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전자는 정부여당에서 다시 수도권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트는 것에 대해 쟁점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고, 후자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문제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역시 논의할 필요가 있었는데, 좀 아쉬운 부분은 있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우리가 짜증낼 필요는 없다.
독도 문제는 과거사 청산 문제와 맞물려, 더 크게는 미국의 한반도 패권 야욕을 분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냥 독도 땅 하나 지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연일 대한민국 편에 서서 일본을 비난하고 나섰다.
과거엔 잘 보도하지 않던 우리 언론들도 이 문제에 있어선 북한의 행동을 그런대로 보도해주고 있다.
북한은 일본의 독도 침탈이 미국의 독도 군사기지화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자신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남한의 어려운 입장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므로 매우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더 놀라운 뉴스는 이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독도 문제에 대한 대처를 위해 남북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사안별 남북 공조가 그의 원래 입장인지, 작금의 독도 이슈를 계기로 한나라당이 뭔가 하고 있다 함을 보여주기 위한 깜짝 쇼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북한이 과거사 청산에 대해서는 남한보다 훨씬 잘했다는 걸 아는 국민들이 예전보단 많아졌지만, 아직도 평범한 우리 국민들 중 장년층과 보수층에서는 그걸 인식하지 못하거나, 아님 그보다 북한 정권의 폭압성(?)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여 그런 사실을 외면하려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의 그런 장점은 장점대로 인정할 때도 되었다.
정부 차원에서는 그게 부담스러워 아직은 힘들겠지만,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은 이제 정치권에 <독도 문제에 대한 남북공조>를 정식으로 주장할 단계가 되었다.
이미 한 정치인이 그런 제안을 한 마당에 정치권과 떨어져 있다는 시민단체들이 그걸 주장 못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에서도 그런 시민단체들의 지원을 받아서 같은 주장을 해야할 것이다. 맹형규 의원이 자신의 제안이 한나라당 안에서 먹힐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우리 네티즌들도 모두 노력하자.
이번 건은 남북화해 기류를 더욱더 다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니 해결이라기보다 그 문제에 대해 북한의 입장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이라 해서 무조건 배제할 필요는 없다. 또한 무조건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여길 필요도 없다. 그들의 단점은 단점대로 지적해주고 장점은 장점대로 인정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은 이제 버리자.
낭만주의 올림
1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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