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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국책사업 무슨 돈으로?

10~20년간 국책사업 500兆이상 필요
국가빚 크게 늘어 국민부담만 눈덩이

▲ 노무현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국정과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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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수 조에서 수 십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계획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과연 우리 재정이 이들 사업들을 버틸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17일 발표한‘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대형 사업이다.
중앙정부가 추정한 소요 예산만 올해부터 2008년까지 총 66조5700억원(국비 44조5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계획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 비용을 마련할 것인지 재원 조달 방안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경제전문가들은 “고령화(高齡化)에 따른 사회복지 지출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경제성장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행정수도 이전, 국방비 증액 지출 등 국책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다 보면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갈 것”이라며 우선순위를 가려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약 500조원대 국책사업 진행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대규모 국책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합산하면 향후 10~20년간 총 500조원 이상이 투입되고 그중 재정에서 부담할 금액은 3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가 17일 내놓은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들어가는 비용 중 국민들이 내는 세금 등 국비(國費)로 부담할 금액이 44조5000억원. 지방과 수도권이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고른 산업기반을 조성한다는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수도권과 기타지역의 불만을 상쇄하기 위한 성격도 들어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사업에 올해 7조4155억원이 투입되고 ▲2005년 8조1773억 ▲2006년 8조9111억원 ▲2007년 9조6314억 ▲2008년 10조3996억원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밖에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국방비 증액에 향후 20년간 209조원, 농촌투융자 계획에 119조원, 장기임대주택 건설에 63조원, 행정수도 이전에 63조원, 신도시 추가건설에 약 40조~60조원이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정
그러나 경제성장 잠재력이 훼손돼 국가세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재정지출만 늘리면 결국 국가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정부가 재정통제에 힘쓰지 않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2008년 중앙정부 채무는 2003년 말 채무 수준보다 무려 81조원이 증가한 약 2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국민연금 등 사회복지 지출이 늘어나 국가재정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2047년이면 국민들이 내는 소득세 외에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으로 부담할 금액이 근로소득의 최대 40%까지 이를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실정이다.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정부가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경기부양의 효과도 일부 있지만, 마땅한 재원(財源)대책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다 보면 국가부채가 늘고 결국 국민의 세금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용근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 2004.06.17 18:32 30' / 수정 : 2004.06.17 18:55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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