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원희룡의원(마지막편)
"지나친 이념 공세나 정치적 싸움은 보통의 민심이 원하는 방향과는
달리 가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지지율의 상승은 정치인 스스로 정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다요기: 독자들 관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요기 사상 처음으로 일주일 이상
진행되는 인터뷰다. 꼼꼼한 답변 넘 고맙다.^^ 정치인이면 반드시 갖춰야할
자질이 무엇이며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원희룡: 큰 사랑이다. 큰 사랑은 세상의 그늘진 곳에 마음과 몸을 둘 줄 아는 참된
사랑의 실천을 의미하며, 이기나 눈 앞의 이익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깊은 심지를
의미한다. 살을 도여 내는 듯한 고통도 기꺼이 세상의 빛을 위해 맡길 수 있는
희생을 의미한다.
옳은 것을 옳다고 얘기하고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의 본질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내 주변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을 사랑하고 공동체 전체를 사랑한다는 점에서 정치는
사랑중에 사랑이다.
세상의 많은 지도자들을 보면 그 깊은 이면에는 큰 사랑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흔히 민심을 읽는다고 말하는데, 그 민심을 읽는 눈을 밝게 트이게 해주는 것이
그런 큰 마음이다. 정도를 걷고자 하는 냉철한 판단력과 추진력은 큰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 큰 사랑을 위한 작은 도구가 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요기: 홈피를 보니 어떤 분이 의원실에 코알라가 나타났다는 글을 써 놓은 걸
봤는데 원의원도 혹시 봤는가?
원희룡: 물론 봤다. ^^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나...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다요기: 부인과는 연애결혼인가? 박머시땡이가 때려 맞출 때는 원의원이 먼저
청혼했을 것 같은데...ㅋㅋ 나는 개인적으로 요론 얘기에 귀가 대빵 커진다^^
원희룡: 꽤 오랜 기간동안 연애를 했다. 우리는 같은 대학 82학번 동기다.
제주도 출신의 신입생 모임때 만났다. 친구로 만나 서서히 서로를 깊이 신뢰하는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내가 기억하는 그녀의 첫 모습은 유난히 큰 눈이었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이해심이 많아 주변에 남녀 할 것 없이 친구들이 많았던
기억도 난다. 뚜렷한 자기 생각이 있었고, 활달했던 친구였다. 대학교 2학년이
되던 봄 내가 아내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집으로 초대를 해 삼겹살을 구워
먹자는 것이었다.
무드없고, 재미없는 데이트 신청일지 모르지만, 산동네에서 가난한 유학생활을
하던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만찬이었다. 그 후, 사법시험을 보고 바로 결
혼을 했다. 8년 정도 연애를 했다. 연애기간 동안 아내는 오래도록 나를 위해
기도했고, 이제는 늘 곁에 있는 존재가 되었다.
다요기: 오잉~ 재미따. 쪼매만 더 이야기 하자. 가족과 단란한 시간은 무엇으로
보내나? 자녀들에게 강조하는 가르침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_- 다음엔 박머시
땡이도 초대해 달라~~~ 마음은 가볍게 손은 더 가볍게 해서 가겠다-_-
원희룡: 라이프 이즈 원더풀...이라는 광고 문구가 아이를 키우면서 더욱 실감
난다. 이제 13살이 되어 어른 티가 나는 첫째를 보면서, 자고나면 달라져 있는
둘째를 보면서, 깜짝 깜짝 놀란다.
얘기도 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인라인을 타기도 한다. 큰 아이
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 얘기를 하기도 하고, 둘째는 그림을 좋아하는데,
그 그림의 모델이 가끔 되어주기는 한다. ^^
아이들은 아이처럼 자라야 한다. 그게 자식을 키우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내 부모님이 나에게 그러셨듯,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세상에 나는 길잡이일 뿐이
다.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크지 않다. 아주 작은 것, 아주 상식적인 것. 하지
만, 그렇지 못한 것은 어른 들의 욕심과 헛된 욕망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내가
뭘 줄 수 있을까보다,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박머시땡이는 기회가 있을 때 초대하겠다.^^
다요기: 음, 좋다. 로맨틱한 박머시땡이는 꽃을 든 남자를 매우 동경한다-_-
얼마전에 눈이 많이 왔었는데, 어땠나? 귀가 할 때 종종 꽃남자로 변신하
기도 하는가?
원희룡: 꽃은 아내의 생일날 안겨주는 정도다. T.T 바쁜 것이 핑계이긴 하지만
늘 미안하고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눈이 내리고 85년 이후 12월 들어 최저 기온
이었다. 영하 14도라고 하니. 동파사고도 많고 화재도 많았다.(국회의장실 점거
팀장으로 있어서) 오늘은 하루종일 국회에서 있었다. 한 일주일 전 쯤이었던 것
같은데, 첫눈이 오는 날도 역시 추웠고, 국회에서 하루 종일 분주했었던 것
같다.
다요기: 그렇게 바쁜데도 연속으로 박머시땡이와 인터뷰를 해야 하니 무척
미안타^^ 추위 걱정, 동파 걱정, 화재 걱정 많이 하니 묻겠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가 적절한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나? 장애우들과 노약자들의
복지개선에 있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원희룡: 아무리 바빠도 다요기와 박머시땡이와의 약속은 지켜야 하지 않나?
작년, 11월쯤에 사회안전망 특집기획 프로그램에 초대되었던 적이 있다.
혼자서 모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다가 몸까지 불편하고 게다가 날씨까지
추웠다. 그보다 더 힘든 상황이 없을 것이다. 한 독거노인을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 사연이 하도 깊은 슬픔 그 자체여서, 어떤 말로
도 위로가 될 수 없었다.
요즘에도 한 달에 한번씩 자원봉사 모임에 간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다.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줄지 않고 그 간극이 커지고 있으며, 희망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보장제도 속에 조금이라도 기준이 맞지 않으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설령 보조금을 받거나 하더라도 그 수준이 실제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가자는 것이 그 분들 삶을 지배하는 지배적 인식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데, 밑빠진 독에 물 붓듯 한 것이다.
실제로 손길이 필요한곳에 손길을 주도록 개선해야 한다.
지자체도 노력해야 하고 정부도 노력해야한다.
정부의 예산확보, 공무원의 제도집행, 복지사와 봉사자들의 봉사의 손길,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바탕이 되는 우리 모두의 '아픔을 함께 하는 따뜻한 가슴'
이 절실하다.
다요기: 그렇다! 손 잡고 같이...훌쩍~ 우리나라의 정치가 민생복리를 외면하고
사상과 이념적인 면에 너무 소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원희룡: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주는 것이
정치 본연의 임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가치를 가지고 사고하고, 판단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우리들만의 것에 집착하고 있는 그 순간에
우리의 경쟁국가는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오싹 오싹하다.
더 이상 한쪽에 치우친 선동과 선전에 자신의 모든 운명을 내걸지 않는다. 과연
저들이 우리를 먹고 살게할 의지가 있는 정치집단인지, 미래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 집단일지를 보고 듣고 느끼며 판단한다. 지나친 이념 공세나 정치적 싸움은
보통의 민심이 원하는 방향과는 달리 가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지지율의 상승은
정치인 스스로 정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다요기: 끄덕끄덕~ 원의원은 정치인들 중에서 신세대 등 젊은 층의 호응을
많이 받고 있다고 평가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젊은 층의 의식은 어떻
다고 보는지...?
원희룡: 젊은이들과 학교 강연을 통해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 홈페
이지나 이메일을 통해 직접 내게 질문을 해오기도 한다. 젊음은 현실에 안주
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고 꿈을 키워갈 수 있는 무한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 미래를 위해 질주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려고 하는 투지가 불타는
시기다.
과연, 내가 말하는 진정한 보수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것으로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비전을 줄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난 그 해답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소신과 철학을 제시한다. 청년 실업을 당장 해소해서 내 일자리
만을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제발 눈앞의 현실에만 안주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젊은이들이다. 그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정치인의 기본 소임을 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요기: 원의원의 소신과 철학을 지지한다^^ 젊은이들에게...어라 나도 젊
은데-_-;; 희망을 주기 바란다. 원의원의 언행이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어떻게 보고 있나?
원희룡: 현실이 늘 바른 상태인 것만은 아니다. 과거를 돌아봐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옳지 않은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지 않을 뿐이다. 그것을 깨는
노력이 없다면 늘상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게 될 것이고, 그
논리 속에 발전은 더디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가 과거가 될 우리의 미래
또한 불투명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서는 이상에 집착하지 않으며, 현실의 부
조리를 바로잡으려고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세상의 발전을 가져오
는 동력이라고 믿는다.
다요기: 자,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 제주도의 어린 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바구를 들려다오~~~~
원희룡: 동네 친구들과 개구지게 지냈다. 가난했지만, 그때는 누구나 다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가난이 우리의 삶에 그늘을 드리우지는 않았다. 종
횡무진 산과 바다를 누비며 뛰놀았던 시절이다. 유채밭, 억새밭에서 놀기도
하고 콩밭에서 콩서리를 하기도 하고, 개울에서 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폭포수 아래에서 공놀이를 하기도 했다. 드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는 무한한
놀이와 신나는 놀이가 있었다.
고등학교때는 매년 백호기 청소년 축구대회의 응원전을 멋지게 했었던 기억이
난다. 제주일고의 상징이었던 청룡을 만들어 학생들이 옹기종기 청룡안으로
들어갔다. 청룡의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에프
킬라를 이용했다. 에프킬라를 분무하며 불을 붙이자 관중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전교생이 하나가 되어 치러낸 최고의 경기와 응원전이었다.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 그 때의 감격속에 빠지곤 한다.^_^
다요기: 정말, 짝짝 달라붙는 재미있는 얘기다. 봐라~ 박머시땡이의 입이
귀에 걸렸다^^
정치에 입문해서 가장 어려웠을 때와 보람을 느낄 때를 꼽는다면?
원희룡: 얘기가 재미있다니 고맙다. 박머시땡이는 표정이 재밌다^^
한나라당 내의 뿌리 깊은 여러 세력에 의해 왕따도 당했고, 어려움도 많이
당했다. 나의 고민은 한나라당을 변화시켜서 건전한 보수세력을 만들자는
것이다. 산업화 세력의 부정적인 권위주의는 털어내고 민주화와 결합시켜
우리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탈바꿈시키자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그런 입장
에서 현재까지 오고 있는 거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치생활을 시작한 후로 작년 탄핵 사건 때 소신
을 지키지 못했던 걸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보람은 매 순간 순간에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나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질책과 지지를 아낌없이
보내주는 이들을 만날 때 마다. 갈 길이 아직 많이 남은 나의 정치 인생에
있어 힘이 되어준다. 내가 16대, 17대 총선에서 당선 되었던 것도 바로
그런 지지와 질책 덕분이었을 것이다.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해줄 때
그 때가 가장 큰 보람이다.
다요기: 이제, 아쉬운 작별의 순간이다. 연말연시 건강하고 뜻 깊게
보내기 바란다. 헤어지자니 왜이리 발길이 안 떨어지누? ㅠㅠ 자,
마지막으로 다요기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한다.
원희룡: 난 정치인으로서 정치 본령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아낌없이
비판해주길 바란다. 한 나라의 정치는 국민의 수준이라는 말이 있다.
다요기 독자들이 나는 이 땅의 정치 문화를 바꾸는 밑거름이 되어줄
거라고 본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견개진과 건강한 비판의식으로
앞서가는 정치를 만드는데 일조해주길 당부한다.
그리고, 날씨가 몹시 춥다. 건강하시고 다가 오는 새해엔 우리 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마주 서자.^_^
다요기: 반가웠고, 오랜 시간 고생했다. 자 악수^^
원희룡: 악수로 되겠는가? 포옹을 해야지^^
다요기: 앗~ 꽃을 든 남자다!! ^^ 건승을 바란다^^
(원희룡의원 인터뷰 끝.)
그동안 최강인터뷰 '원희룡의원' 편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준 독자
님들께 감사드린다. 다요기 인터뷰 사상 일주일을 넘겼을 만큼 성의있고
알찬 답변을 해준 원의원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박머시땡이가 만난 원의원은 그 전, 내가 알고 있는 원의원과는 다소 거리
가 있어 보였다. 그에게서 맡을 수 있는 것 역시 한나라당 의원으로서, 걱
정어린 비판과 애정어린 질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발언과 행
보로 이슈가 되는 인물이지만 그러한 것이 한편으로는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다요기 최강인터뷰팀.(www.dayog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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