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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1 13:25:49, Hit : 41, Vote : 3)

선거참관인 증언 “열악한 개표소, 제대로 검표 못했다”

해킹 노출에 무방비, "전자개표 절대 안돼!!" 16대 대선 개표과정에서 참관인의 인원이 턱없이 모자라 정확한 검표를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더욱이 개표소에 참관한 민주당과 한나라당 참관인을 제외한 기타 당의 참관인들은 개표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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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개표 도입 신중론 대두

실제로 이번 대선에서 개표과정에 참관할 수 있었던 참관인은 각당별로 4명. 하지만 이들이 둘러봐야 할 곳은 투표함 앞에 위치한 테이블 7개, 개표기계 7대, 재검표를 위한 테이블 7개 등 총 21곳이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표들을 정확하게 검열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인원이다.

전자개표기에 의해 육안으로 사실상 확인하기 힘든,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 기표용지 분류과정만 해도 한 사람이 기계 한 대를 지켜보기에도 벅찰 정도였다. 이러한 전자개표기만 해도 7개로 각 당별 참관인 1인당 기계 2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되면 다른 14곳의 테이블들을 정확히 챙기기란 사실상 힘들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은 "한 나라의 대사를 치르는 대통령 선거 개표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면 심히 유감"이라고 전하며 "의혹 없는 개표를 위해서라도 다음부터는 충분한 인원을 동원해 꼼꼼히 검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 참관인의 자격으로 개표소를 찾았던 한 참관인은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개표과정에서 샘플링 한 투표지를 몇 개만 세어보는 등 정확한 검열을 할 수가 없었다"고 그때 상황을 설명했다.

더욱이 개표하는 중간에 참관인들이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어서 문제는 더욱 열악해 졌으며, 그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개표과정이 일어나는 21곳 중 한 곳씩을 둘러보며, 대충 메모를 하는 식으로 검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개표소 안에 들어갔을 때, 그가 만난 것은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와 연결된 개표기였다. 그는 "인터넷이 연결된 개표기는 해커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외에도 조작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생각에 선관위 관계자에게 이의를 제기했으나 '한나라당과 이야기가 된 것'이라는 대답밖에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개표기가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여당에서 설치했기 때문에 더욱이 의심쩍은 부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고 고백하며, "오히려 개표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발언을 한 자신에게 주위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기도 했다"며 난처했던 그 때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표과정에 참여한 사람으로 "전자 개표는 앞으로도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자개표를 주장하는 이들 가운데 인력의 감축을 예로 드는 사람이 많은데, 수개표를 할 때에도 개표에 참관했으나 전자개표를 했다고 해서 인력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하며 인력이 줄어든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자 개표는 해커들에 의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집권 여당에서 '불장난'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며 "전자개표는 절대 안 된다"는 자신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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